[IT애정남] 게임도 할 만한 초저가 노트북을 골라주세요

[IT동아 김영우]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극도로 제한된 예산으로 게임까지 가능한 노트북의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네티즌인 '93egroxx'님의 질문입니다. 요즘은 계속 노트북 관련 질문만 받는 것 같네요.

안녕하세요. 노트북 관련 질문에도 정말 디테일하게 답을 해 주시길래 저도 이렇게 여쭈어 보고자 합니다.

제가 노트북을 하나 가지고 싶은데 자취를 하는 학생이다 보니 돈이 정말로 없습니다. 이것 저것 다 긁어 모아도 30 몇 만원? 수준이네요. 그런데 요즘은 저가형 노트북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이 정도 예산으로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그런데 게임을 너무 좋아합니다. 근데 저가형 노트북 치고 게임이 잘 돌아가는 경우가 거의 없는 모양이더라고요. 제 친구가 진짜로 30만원짜리 HP 스트림? 인가 하는 노트북을 샀는데, 게임 할 때 랙이 심하고, 게임 2개 정도만 깔아도 하드 공간이 부족해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네요;

좀 무리한 질문일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정도 게임도 할 수 있는 30만원대 노트북은 없나요? 브랜드나 디자인은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기자님의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게임 성능 원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GPU가 필수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노트북을 게임용으로 쓴다는 것에 약간 회의가 있긴 합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데스크탑이 훨씬 나은 성능을 내기 때문이죠. 물론 요즘에 게이밍 노트북이라고 해서 제법 괜찮은 게임 구동능력을 내는 제품이 좀 있긴 합니다만, 이런 물건들은 가격이 제법 비쌉니다. 최소 100만원 정도는 줘야 괜찮은 성능을 내는 물건을 살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질문자님은 예산이 30만원대에 불과한데 게임이 잘 되는 노트북을 원하신다고 하니, 사실 이건 모순된 질문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불가능한(?) 질문을 하실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라고 판단, 최대한 원하시는 바에 근접한 답변을 해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시중에 팔리는 30만원대 저가 노트북을 살펴보면 아톰이나 셀러론 CPU(베이트레일 기반)를 탑재한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 CPU가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만, 사실 게임을 하기엔 그다지 추천할 수 없죠. 게임을 제대로 하려면 별도의 외장 GPU(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을 탑재한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30만원대 노트북에 이런걸 기대한다는 것이 사실 무리한 요구입니다.

저장공간 확보도 중요, 너무 용량 적은 SSD는 게임 구동에 불리

그리고 게임을 제대로 하려면 저장공간도 일정 수준 이상의 용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요즘 게임들은 설치 용량만 10GB에 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아닌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탑재한 노트북이 늘어나고 있지요. SSD가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입니다만, 저장공간이 너무 적지요?

특히 질문자님의 친구분이 구매했다는 기종은 아마도 HP의 스트림 11 모델인 것 같은데, 이 모델은 셀러론 CPU에 32GB SSD를 탑재한 노트북 입니다. 이 모델의 '가성비'는 저도 인정합니다만, 게임을 하기엔 아주 좋지 않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서핑만 한다면 나름 괜찮지만요. 아무튼 이런 상황이니, 게임이 잘 되는 30만원 대 노트북을 살 생각은 포기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는 답변을 드릴 수도 있겠는데, 이렇게 하면 크게 실망하실 것 같아 나름의 해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렴한 값에 쓸만한 내장 그래픽 갖춘 AMD APU

일단 메인 프로세서의 경우는 아톰이나 셀러론 보다는 AMD의 A시리즈를 탑재한 모델을 선택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AMD의 A시리즈는 CPU와 GPU의 통합을 중시하는 'APU' 제품군을 대표하는 모델입니다. 이 제품의 특징이라면 제법 쓸만한 GPU를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죠. AMD는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라데온' 시리즈로 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고요. 아무튼 AMD의 APU는 AMD의 CPU와 이 라데온 GPU를 하나로 결합한 것이 특징입니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탑재된 내장 GPU가 제법 좋은 성능을 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장장치의 경우는 128GB 이상의 SSD, 혹은 500GB 이상의 HDD를 탑재한 모델을 고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차피 이 가격대에서 SSD를 탑재한 노트북을 찾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만, 간혹 32GB나 수준의 저용량 SSD를 탑재한 모델이 보입니다. 게임을 많이 설치하신다면 이런 제품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SSD는 부팅속도나 프로그램 실행속도를 높이는 데는 유리하지만, 게임 구동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적습니다. 물론 256GB~512GB 수준의 SSD를 단 노트북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질문자님의 예산으로는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가격에 비해 쓸만한 게임 구동 능력 갖춘 초저가 노트북 3종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어느 정도 게임 구동이 가능한 20~40만원 사이의 보급형 노트북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 쿼드코어 CPU와 라데온 GPU가 조합된 A4 APU를 탑재한 제품들이라는 공통점이 있군요. 물론 APU 제품 중에도 A6나 A8, A10 등 상위 모델들은 한층 높은 사양의 게임을 구동 가능합니다만, 질문자님이 원하는 가격대를 감안하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군요. 그리고 요즘 이런 저가 노트북은 운영체제(윈도)가 빠진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운영체제를 구해 설치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마시고요.

참고로 삼성전자의 노트북9 Lite(아티브북9 Lite) 시리즈 중에도 아래 제품들과 유사한 사양을 갖춘 모델이 있는데, 그건 가격이 70만원 근처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질문자님에게는 추천해 드리기 힘들 것 같네요.

레노버 S435 80JG002AKR - 인터넷 최저가 35만 5,000원

AMD A4-6210(비마) APU 기반의 노트북 입니다. 라데온 R3 그래픽을 탑재하고 있지요. 4GB의 메모리에 500GB의 HDD를 가지고 있어서 범용성도 높은 편입니다. 화면 크기 14인치에 무게는 1.8Kg인데, 휴대용과 거치용, 양쪽 방면으로 두루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P 15-G223AU - 인터넷 최저가 36만 9,000원

AMD A4-6210 APU에 라데온 R3 그래픽, 그리고 4GB 메모리 및 500GB HDD 등, 위에서 소개한 레노버 제품과 거의 같은 사양을 가진 제품입니다만, 화면이 15.6 인치로 큰 것이 차이점입니다. 화면이 크고 무게도 2.23Kg으로 제법 나가기 때문에 휴대하기에는 불편하지만, 넓은 키보드와 화면의 이점을 살려 거치용으로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죠. 요즘 노트북답지 않게 CD/DVD 드라이브까지 달려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MSI S12-A4 Black Pearl - 인터넷 최저가 27만 9,000원

이 제품은 AMD A4-5000(카비니) APU와 라데온 HD 8330 그래픽, 그리고 2GB의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두 제품에 비하면 사양이 약간 떨어지죠. 하지만 가격이 워낙 싼데다가 요즘 4GB 메모리로 무료 업그레이드 이벤트를 하는 매장도 제법 있고, 128GB의 비교적 쓸만한 용량의 SSD가 들어있기 때문에 제법 살만 합니다. 11.6인치의 화면과 1.3Kg의 무게를 갖추고 있어 휴대성은 아주 좋죠.

이 정도면 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그렇다고 해서 저런 노트북으로 '배틀필드4' 같은 고사양 게임을 원활히 구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LOL'이나 '피파온라인3' 수준의 캐주얼한 온라인 게임을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만족하시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30만원 근처의 예산으로 일정 수준의 게임 성능을 원하신다면 위에서 소개한 제품을 통해 생각 이상의 만족을 얻으시리라 생각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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