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권장사양 넘는 노트북인데, 게임 성능이 불만족스러워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새로 구매한 노트북에서 최신 게임을 즐기고자 했으나 생각처럼 원활하게 구동되지 않아 기분이 상한 rensikXX 님의 문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런 걸 물어봐도 좋을지 모르겠는데, 여러 질문에 답변을 해주시는 것 같아 질문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삼성전자 아티브북2 NT270E5R-XD9S라는 노트북을 샀습니다. 가격은 거의 80만원 정도 했고요. i5 CPU에 지포스 710M 그래픽카드가 달려있으니 제법 고 사양 아닌가요?

그래서 좀 고사양 게임을 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랙이 너무 심합니다. 제가 주로 하려고 하는 게임은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인데, 홈피에 있는 권장 사양이 제 노트북보다 낮은데도 왜 이렇게 랙이 심한지 모르겠네요. 검은사막 홈페이지에 있는 권장사양은 캡처했습니다. 혹시 노트북이 불량품인가요?

검은 사막 권장 사양
검은 사막 권장 사양

노트북과 데스크탑, 사양 유사해 보여도 실제 성능은 차이 있어

안녕하세요. IT 동아입니다. 제가 아티브북NT270E5R-XD9S을 직접 써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제조사에서 밝힌 그 제품의 내략적인 내부 사양은 다음과 같군요

CPU: 4세대 인텔 코어 i5-4210U(하스웰) 1.7GHz
RAM: 4GB
GPU: 지포스 710M
HDD: 500GB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노트북의 사양은 검은 사막이라는 게임의 권장사양에 미치지 못합니다. 게다가 일부 사양은 최소사양보다도 못하군요. 당연히 게임 구동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왜 그런지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삼성 아티브북2
삼성 아티브북2

일단 노트북용 부품과 데스크탑용 부품의 특성 차이를 아셔야 합니다. 쉽게 말해, 노트북용 CPU나 그래픽카드는 비슷한 이름의 데스크탑용에 비해 성능이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노트북용 부품은 성능뿐 아니라 소비전력까지 생각을 해서 설계되기 때문이죠.

성능은 데스크탑 CPU > M계열 노트북 CPU > U계열 노트북 CPU

우선 인텔 CPU의 성능이 아톰<셀러론<펜티엄<코어i3<코어i5<코어i7 순서라는 정도는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노트북용 CPU인 코어 i5- 4210M의 경우, 실제 연산 능력은 데스크탑용 코어 i3-4150과 비슷하거나 약간 못 미치는 성능을 냅니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모델명이 M으로 끝나는 일반 노트북 CPU는 한 등급 아래의 데스크탑 CPU 수준의 성능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그런데, 질문자님이 현재 사용중인 노트북에 탑재된 코어 i5-4210U와 같이 모델명이 U로 끝나는 CPU는 초저전력 모델이기 때문에 M계열 CPU보다도 성능이 더 떨어집니다. U 계열 코어 i5라면 M계열 코어 i3, 혹은 데스크탑용 펜티엄과 성능이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게임 회사에서 밝히는 권장사양은 데스크탑PC 기준이죠. 말씀하신 게임의 권장사양이 데스크탑용 코어 i5이라면 당연히 질문자님의 노트북에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숫자만 크다고 무조건 고성능 그래픽카드 아니야

그리고 그 노트북은 CPU 뿐 아니라 그래픽카드(GPU)의 성능도 부족합니다. 지포스 710M이 검은 사막의 권장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650/ GTX 550Ti 보다 성능이 우수할 거라고 착각하신 것 같은데, 지포스 710M의 성능은 지포스 GTX 650/ GTX 550Ti 보다 훨씬 떨어집니다. 단순히 숫자만 크다고 성능이 좋은 게 아니거든요.

일단 그래픽카드 역시 모델명이 M으로 끝나는 노트북용은 데스크탑용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데다, 그래픽카드의 모델명에서 주목해야 할건 맨 앞자리 숫자가 아니라 두 번째 자리 숫자입니다. 맨 앞자리는 그래픽카드의 '세대', 두 번째 자리 숫자가 '성능등급' 이거든요. 따라서 지포스 710은 지포스 650에 비해 신형 제품이긴 하지만 성능 등급은 훨씬 낮은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게임 구동능력이 떨어지죠.

5세대 코어 프로세서
브로드웰
5세대 코어 프로세서 브로드웰

그나마 다행이라면 초저전력 CPU나 그래픽카드도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성능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긴 합니다. 특히 얼마 전에 나온 인텔의 5세대 코어(브로드웰) 같은 모델은 소비 전력대비 성능이 더 향상되고 그래픽 능력이 한 단계 높아진 게 눈에 띕니다. 다만, 같은 시기에 나온 데스크탑용 부품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게임용'으로 노트북을 사는 건 효율이 그다지…

아무튼, 질문자님이 보유한 노트북이 게임 구동능력이 생각보다 떨어지는 것은 제품 이상 때문이 아니라 사양 자체의 문제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 노트북이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는 마세요. 소비 전력 대비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배터리 지속 시간 면에서 이점이 있으며, 두께도 상당히 얇습니다.

성능 역시 인터넷 서핑이나 영화 감상, 문서 작업 등의 일상적인 PC 사용에는 더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단지 '게임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죠. 게임을 아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조금 아쉽겠지만, 그 노트북으로 무리하게 게임을 구동하기 보다는 나중에 차라리 게임용 데스크탑을 하나 장만해 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게이밍 노트북도 나오고는 있습니다만,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까요.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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