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비전’, 2010년형으로 진화하다

김영우 pengo@itdonga.com

내가 원하는 PC, 어떻게 찾지?

PC를 구성하는 여러 부품 중에서도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와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는 PC의 성능을 결정짓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PC를 구입하기 전에 어떤 CPU와 GPU를 택할 것인지 신중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PC관련 지식이 많은 매니아가 아니고서야, 어떤 CPU가 좋은지, 혹은 어떤 GPU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사야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값이 비싼 부품일수록 성능이 더 좋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인터넷이나 문서작업 정도만 하는 일반 소비자가 고가의 전문가용 PC를 구입한다면 낭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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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MD가 벌이고 있는 ‘비전(Vision)’ 캠페인은 이러한 일반 소비자들의 고민을 분석한 끝에 나온 판매전략이다. 쉽게 말해 소비자들의 PC 이용 패턴을 분석하여 몇 가지 경우의 수로 나눈 후, 각각의 상황에 적합한 AMD의 CPU와 GPU가 조합된 가이드라인을 4가지 등급으로 구분한 ‘비전’이라는 이름의 플랫폼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AMD의 비전 캠페인은 2009년에 처음 실시되었지만, 2010년을 맞아 AMD의 새로운 CPU와 GPU가 다수 출시됨에 따라 그 영역을 재설정할 필요성을 띄게 되었다. 이에 지난 7월 8일, AMD코리아는 ‘AMD 비전 2010 파트너 서밋(AMD VISION 2010 PARTNER SUMMIT)’이라는 행사를 열어 협력사 및 취재진들에게 자사의 새로운 ‘비전’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4가지 용도, 그리고 4가지 ‘비전’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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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비전 캠페인은 어떠한 CPU와 GPU가 조합되었느냐에 따라 ‘비전’, ‘비전 프리미엄’, ‘비전 얼티밋’, ‘비전 블랙’ 등 4가지로 등급으로 분류하여, PC본체에 각 비전에 해당하는 로고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AMD측에서 강조한 각 비전 별 특성은 다음과 같다.

①비전(VISION): 고성능보다는 간소함을 강조한 기본적인 컴퓨팅

가장 기본적인 비전 등급으로, ‘비전 베이직(Basic)’이라고도 한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멀티미디어 감상이나 전문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제품 가격이 싸고, 인터넷이나 문서작업 등의 기본적인 컴퓨터 작업은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작고 가벼운 본체 및 낮은 전력 소모를 추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휴대성과 배터리 지속 시간이 중요한 ‘울트라씬’ 규격의 노트북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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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CPU인 애슬론 네오, 혹은 애슬론II와 메인보드 내장형 GPU인 라데온 HD 4200 시리즈를 조합한 것이 대표적인 비전 베이직의 형태이며, 이날 행사장에 전시된 ‘MSI U250’제품이 이와 같은 구성을 갖추고 있었다.

②비전 프리미엄(VISION Premium): 가정용 멀티미디어 감상에 적합한 구성

비전 프리미엄은 블루레이 영화나 HD오디오 감상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가정용 멀티미디어 PC를 위한 등급이다. 튜리온II나 페넘II X3와 같은 중급형 CPU에 라데온 HD 4500 시리즈나, HD 5430과 같은 보급형 그래픽카드를 조합한 형태가 대표적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튜리온 II M520 CPU에 라데온 HD 4570 GPU를 갖춘 비전 프리미엄 등급의 노트북인 ‘아수스 K50AD’가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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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비전 얼티밋(VISION Ultimate): 콘텐츠 제작 및 3D 게임 플레이에 적합한 구성

풀HD급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제작할 수 있으며, 어지간한 3D 게임 플레이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PC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비전 등급이다. 페넘II X4 쿼드 코어 CPU에 중급형 GPU인 라데온 HD 5400, 5600 시리즈를 조합한 구성이 대표적이며, 이 정도면 어디 가서도 ‘좋은 PC 샀다’하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페넘II N830에 라데온 HD 5470이 조합된 ‘아수스 K42DR’이 대표적인 비전 얼티밋 등급의 제품으로서, 이날 행사장에선 이 제품의 3D게임과 동영상 편집 능력이 시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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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비전 블랙(VISION Balck): 고사양 게임 매니아, 대용량 데이터를 관리하는 전문가용

비전 블랙은 높은 성능이 필요한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게임 매니아나 전문가를 위한 PC를 위한 비전 등급으로서, AMD에서 판매중인 최상위급의 CPU와 GPU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6개의 코어를 가진 페넘II X6와 고급형 GPU인 라데온 HD 5700 시리즈가 이에 어울리는 대표적인 구성으로, 행사장 내부에서는 페넘II X6 1055T CPU와 라데온 HD 5770 GPU를 탑재한 ‘TG삼보 드림시스 Ex-H4VR’이 비전 블랙 로고를 달고 고사양 게임 시연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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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은 필요 없으니 로고 스티커만 봐라!

컴퓨터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를 활용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이를 따라가기가 벅차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용어들을 일일이 파악하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찾는다는 것이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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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의 비전 캠페인은 이러한 곤란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떤 PC를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우리들이 붙여놓은 로고 스티커만 보고 선택하라’ 라고 말이다.

이는 어찌 보면 인텔이 코어 i3 / i5 / i7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실시한 이른바 3-5-7 캠페인과 유사한 면이 있지만, 이는 단지 CPU 성능에 의한 등급 구분일 뿐이지, PC의 전반적인 용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아니었다. 비전 캠페인은 CPU 뿐만 아니라 GPU까지 함께 제조하고 있는 AMD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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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AMD는 2011년에 CPU와 GPU를 하나로 통합한 ‘퓨전(Fusion)’ 칩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AMD의 비전 캠페인은 퓨전의 발매를 앞두고, CPU와 GPU의 조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우고자 하는 목적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AMD의 ‘비전 캠페인’이 과연 어떠한 ‘비전’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PC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듯, 이번 AMD 비전 캠페인 소개는 데스크탑 보다는 노트북용 플랫폼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으며, 행사장 내부의 시연대에도 데스크탑보다는 노트북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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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이상으로 전시 제품의 수는 많았고, HP, TG삼보, 도시바, 레노버, 아수스, MSI 등 출시 메이커도 다양했다. ‘우리나라에 이 정도로 AMD PC가 많이 나와있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날 행사에서 AMD코리아는 ‘2010년에는 역대 최다의 AMD 기반 노트북이 시장에 출시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것이 과장이나 농담만은 아닌 듯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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