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에어에 화면보호필름 다음으로 필요한 '벨킨 QODE 얼티메이트 키보드'

이문규 munch@itdonga.com

얼마 전 아이패드 에어용 키보드 케이스인 벨킨 '슬림스타일 키보드 케이스(http://it.donga.com/17073/)' 리뷰를 통해, 아이패드에 키보드가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 지를 살펴본 바 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1차원적인 액세서리가 아니라,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액정보호필름 다음으로 챙겨 둘 만한 제품임을 체험했다. 아이패드에 키보드를 단 한번이라도 연결해 사용해 본 독자라면 대부분 격하게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더구나 최신 사양으로 한층 개선된 '아이패드 에어'에 키보드 케이스를 부착한다면 이는 흡사,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프리메라리가'의 세계적인 축구선구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드리블 돌파력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의 무회전 프리킥 기술을 접목한 셈이라 할 수 있다(비유하고 보니 너무 거창한 듯싶다. 두 선수팬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앞서 사용해 본 벨킨 슬림스타일 키보드 케이스도 아이패드 에어를 나름대로 쓸만한 '생산적 도구'로 바꿔주긴 하지만(아이패드는 훌륭한 '소비적 도구'다), 그것보다 조금 비싼 'QODE 얼티메이트' 키보드(16만 원대, 이하 얼티메이트 키보드)는 비싼 만큼 편의성이 좀더 강화됐다. 얼마 전까지는 슬림스타일 키보드가 마냥 좋은 듯했는데, 이제 얼티메이트 키보드를 사용해 보니 마음이 또 바뀐다. 역시 사람은 참 간사하고 얄팍하다. 이처럼 본 리뷰어를 단박에 소인배로 전락시킨 벨킨 QODE 얼티메이트 키보드 케이스를 소개한다.

얼티메이트 키보드
얼티메이트 키보드

마치 애플 순정 케이스 같은...
제품에 새겨 있는 'belkin' 로고와 엠블럼이 없었다면, 애플 공식 순정 키보드 케이스라 우겨도 그대로 믿을 만하다. 그만큼 얼티메이트 키보드는 아이패드 에어와 혼연일체가 된다. 슬림스타일 키보드와 달리 플라스틱 재질의 케이스에 아이패드 본체를 끼우는 방식이며, 그로 인한 부착 안정감은 더욱 좋다(단 그러기에 끼우고 떼는데 힘이 좀 들어간다).

얼티메이트 키보드2
얼티메이트 키보드2

아이패드가 끼워지는 부분은 플라스틱 재질로, 키보드 부분은 알루미늄 재질로 덮어 슬림스타일 키보드보다 내구성을 높였다. 소재의 특성상 슬림스타일 키보드보다 때는 덜 탈 듯하지만, 생활흠집에는 약할 수 있으니 취급에 주의해야 하겠다. 디자인이 깔끔하니 잔 흠집이라도 생기면 그야말로 '옥에 티'다.

시쳇말로 아이패드 에어에 '깔맞춤'된 디자인이라 구석구석 빈틈 없는 맞춤도를 보이며, 키보드를 닫았을 때(커버를 닫았을 때) 조금의 유격(헐거움)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각 버튼, 스위치, 단자 등을 위한 구멍도 제 위치에 정확히 뚫려 있고, 아이패드 충전 케이블이나 이어폰을 꽂는 데도 전혀 문제 없다. 비싼 만큼 제대로 만들겠다는 벨킨의 의지가 보이는 듯하다.

얼티메이트 키보드3
얼티메이트 키보드3

마치 애플 순정 케이스처럼 아이패드 에어와 정확하게 들어맞으면서 크기와 두께, 무게를 비교해도 그리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크기는 에어 본체와 거의 비슷하며, 두께는 에어를 두 대 포개 놓은 수준이다. 무게는 에어가 약 480g인데 얼티메이트 키보드를 장착하면 약 890g이 된다. 아이패드 에어를 생산적으로 활용하는데 400g 정도의 부담은 감당할 만하리라 본다. 케이스를 포함한다 해도 일반 노트북에 비해서는 월등히 가벼움을 몸으로 체감한다.

아울러 아이패드를 세웠을 경우 평평한 곳이 아니면 다소 불안정했던 슬림스타일 키보드와는 달리, 얼티메이트 키보드는 키보드 쪽으로 세워 바닥 자석을 통해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다. 때문에 무릎 위에 올려 놓아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타이핑할 수 있다. 화면 각도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는데, 사실상 각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적어도 본 리뷰어에게는) 별 효과가 없는 듯했다. 다른 사용자 또는 환경에서는 나름대로 유용할 수 있으니 작은 배려라 인정한다.

얼티메이트 키보드4
얼티메이트 키보드4

이 밖에 화면을 세워 바닥 자석에 붙이면 키보드 전원이 자동으로 켜지고, 반대로 바닥에서 떼면 키보드 전원이 꺼진다. 비싼 만큼 제 값을 하는 기능이다(참고로 이보다 저렴한 슬림스타일 키보드는 키보드 전원 스위치가 따로 있다). 키보드 전원을 아끼는데 결정적인 기능임이 분명하다. 충전은 슬림스타일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마이크로USB 단자를 사용한다.

얼티메이트 키보드5
얼티메이트 키보드5

얼티메이트 키보드 역시 키보드를 뒤집어 포개어 '한 손 휴대(핸드헬드-handheld)' 형태로 사용할 수도 있다. 아이패드만 사용할 때보다는 약간 부자연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불편하지는 않다. 참고로 한 손 휴대 형태로 사용할 경우 키보드는 사용할 수 없다(바닥 자석에서 떨어지면 키보드 전원이 꺼지니 당연하다).

얼티메이트 키보드6
얼티메이트 키보드6

디자인과 관련해 종합하자면, 벨킨 얼티메이트 키보드는 아이패드 에어 액세서리 중(더구나 애플이 아닌 액세서리 제조사의 제품 중)에는 가장 '애플 스타일'에 가까운 액세서리라 할 만큼 우수한 완성도와 일체감을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벨킨 로고가 없었다면 영락없는 아이패드 에어 순정 키보드 케이스다.

마치 노트북 키보드 같은...
제 아무리 '애플 순정' 키보드라 해도(혹은 그와 비슷하다 해도) 자판을 두드리는 느낌, 즉 키감이 형편 없으면 키보드로서 존재할 의미가 사라진다.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그동안 본 리뷰어가 접했던 (태블릿PC용) 블루투스 키보드 중에서 키감 하나는 단연 으뜸이라 평가한다.

일반 노트북 키보드(판타그라프 형식)에 견줄 만큼 키 모양과 키 간격이 그와 유사해서 노트북을 사용하듯 타이핑이 적잖이 편안하다. 아이패드의 화상 키보드는 애초에 비할 바가 못 되고, 이전 리뷰의 슬림스타일 키보드보다도 정확하고 빠른 타이핑이 가능하다. 키감 역시 노트북의 그것과 거의 비슷해 별다른 이질감이 없다. 이 정도면 사실상 노트북(키보드)이 그리 부럽지 않다(그렇다고 노트북 키보드를 넘어설 수준은 아니다).

얼티메이트 키보드7
얼티메이트 키보드7

역시 키보드가 있으니 글 쓰기에는 한결 수월하다. 동영상 재생기기, 좀더 양보해 인터넷 서퍼 정도에 머물던 아이패드 에어를 일약 작업도구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왼쪽 하단의 기능 키(Fn)와 조합해 볼륨 조절도 가능하고 영상 제어 등도 가능하다. 한/영 전환은 'Command' 키와 스페이스 바를 동시에 누르면 된다. 혹은 기능 키와 언어 키(지구본 아이콘)를 동시에 눌러도 된다.

이전 슬림스타일 리뷰 때도 언급했지만, 만약 아이패드 에어가 마우스 입력까지 인식했다면 노트북 시장을 다 잡아먹을 뻔했겠다. 아니 그보다 맥북이 가장 위험했겠다. 그만큼 아이패드에 키보드는 기대 이상의 조합을 보여준다. 이 조합이, (욕 먹을 각오로) 서두에 감히 비유한 두 축구선수를 적절히 배합한 '크리스티오넬 메날두(크리스티아누 호날두+리오넬 메시)'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면 거북하게 여길까?

16만 원의 가치는 충분한 키보드 케이스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는 체감하겠지만 애플 제품 액세서리(정품)는 원체 비싸다. 충전케이블 하나도 2~3만 원이며, AV변환 케이블은 그보다 더 비싸다. '비싼 액세서리'는 애플 사용자들의 숙명이다. 그에 비한다면 16만 원대 벨킨 얼티메이트 키보드는 그나마 인정할 만한 가격이다. 아이패드 에어 케이스가 대개 5~7만 원 선이고, (태블릿PC 호환)블루투스 키보드는 7~9만 원 선이다. 그러니 두 제품을 조화롭게 하나로 만든 얼티메이트 키보드의 가격이 16만 원 선인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얼티메이트 키보드8
얼티메이트 키보드8

설령 케이스와 키보드 각각의 가격이 저렴해진다 해도 얼티메이트 키보드는 16만 원 이상의 값어치를 톡톡히 발휘한다. 소비 중심의 아이패드에 생산 중심의 생명을 불어넣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16만 원 이상이다. 3만 원짜리 충전케이블은 정말 돈 아까워도 16만 원짜리 얼티메이트 키보드는 부담은 약간 될지언정 결코 아깝진 않으리라 생각한다(결국 누군가로부터 선물로 받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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