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Xe 기반 GPU 제대로 다듬었다” 인텔, 아크 G3로 휴대용 게이밍 PC 시장 경쟁 나서

[IT동아 강형석 기자]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PC 게임을 즐기는 휴대용 게이밍 PC(게이밍 UMPC)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팀 덱(Steam Deck)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이후, 엑스박스가 게임패스(Game Pass)를 앞세워 휴대용 게이밍 PC 시장을 키웠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도 그 성장세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기업 글로벌 그로스 인사이트(Global Growth Insights)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휴대용 게이밍 PC 및 게임 콘솔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139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9조 원) 규모로 집계됐으며, 2026년에는 155억 달러, 2027년에는 173억 달러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대용 게이밍 PC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기업은 AMD다. 과거 노트북용 라이젠 가속처리장치(APU, Accelerated Processing Unit)가 소형 게이밍 PC에 주로 쓰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휴대용 게이밍 PC에 맞춘 라이젠 Z 시리즈를 선보이며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인텔은 상대적으로 휴대용 게이밍 PC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성능, 전력 소모 측면에서 뒤처지며 직접적인 경쟁이 어려웠다. 하지만 인텔이 3세대 그래픽 처리장치를 개발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내장형 그래픽 처리장치 성능이 경쟁사 수준까지 향상됐기 때문이다. GPU 성능에 자신감을 얻은 인텔은 2026년, 아크 G3 시리즈를 앞세워 휴대용 게이밍 PC 시장에 진출한다.
2026년 6월 1일, 인텔은 대만 타이페이 험블하우스 호텔 브리핑룸에서 휴대용 게이밍 PC용 시스템반도체(SoC, System on Chip) '아크 G3 시리즈'를 공개했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코드명 팬서 레이크)를 토대로 휴대용 게이밍 환경에 맞춘 최적화 설계가 적용됐다.
개선된 GPU 성능 자신감 앞세운 ‘아크 G3 시리즈’
과거 휴대용 PC 처리장치는 강력한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에 두고, 남는 공간에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내장하는 구조였다. 톰 피터슨(Tom Peterson) 인텔 펠로우는 이런 전통적인 접근법이 제한적인 열관리 환경을 지닌 휴대용 게이밍 PC(UMPC) 구조와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핸드헬드 게이밍 기기의 승부처는 결국 그래픽 역량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아크 G3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사고의 틀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강조한다. CPU에 GPU를 내장하는 형태가 아니라, 고성능 그래픽 시스템온칩(SoC) 내부에 최적화된 프로세서 코어를 통합하는 역발상 구조를 채택한 것이다.

이어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는 인텔 아크 GPU 아키텍처의 변천사를 짚었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1(코드명 메테오 레이크)에 처음 적용된 1세대 Xe 그래픽 아키텍처는 기존 인텔 그래픽스 대비 성능 향상이 뚜렷했지만, 게이밍에 충분한 수준은 아니었다.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도 "초기 아크 GPU 개발 전후로 웃음도 많았고, 눈물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2세대 Xe 그래픽 아키텍처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코드명 루나 레이크)에 적용됐다. 이전 세대 대비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했다. 이때부터 인텔은 파트너 간 협업을 확대하고 전력 관리 기술인 IBC(Intelligent Bias Control)를 개발해 적용했다. 성능과 효율 모두 전 세대 대비 의미 있는 도약이라는 게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의 설명이다.
3세대 Xe 아키텍처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코드명 팬서 레이크)에 적용됐다. 이전 세대 대비 그래픽 처리 능력을 50% 가량 끌어올렸고, 전력 효율도 40% 향상됐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에 탑재된 아크 B390 GPU는 12개 실행 유닛으로 풀HD(1920×1080)급 게이밍 경험을 제공한다.
인텔 아크 G3 시리즈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와 칩 크기·설계 기반은 동일하지만, 휴대용 게이밍 PC에 맞춰 설계 일부를 변경했다. 기존 노트북용 칩에서 전력 소모가 큰 P-코어(고성능 코어) 두 개를 과감히 뺀 것이 대표적이다. 이로써 인텔 아크 G3는 2개의 P-코어와 8개의 E-코어(효율 코어), 4개의 LP E-코어(저전력 효율 코어) 조합으로 구조를 간소화했다.
휴대용 장비 환경에서는 디스플레이 연결성이나 썬더볼트 포트 활용도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영상 출력 엔진과 고속 인터페이스 스펙도 실용적인 수준으로 줄였다.
이러한 최적화 설계 덕분에 그래픽 연산 성능과 냉각 효율이 모두 향상됐다. 인텔 아크 G3 시리즈는 열설계전력(TDP) 기준 8W에서 최대 35W까지 가변으로 작동한다. 저전력으로 구동하는 만큼 칩셋이 과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동된다. 불필요한 연산 구조를 걷어내고 게이밍에 꼭 필요한 처리 구조를 완성하는 게 아크 G3 시리즈의 개발 목적인 셈이다.
게이밍 성능ㆍ배터리 효율 챙긴 차세대 제어 기술 적용
인텔 아크 G3는 기본형과 익스트림(Extreme) 두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CPU 코어 수는 동일하지만 그래픽 처리장치의 코어 수가 10개(기본형), 12개(익스트림)로 차이를 뒀다.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는 ▲XeSS 3 인공지능 스케일링 기술 ▲지능형 성능 제어(IBC) ▲인듀어런스 게이밍(Endurance Gaming) ▲클라우드 셰이더 캐시(Precompiled Shader Distribution) 등이 아크 G3에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먼저 인텔 아크 G3 시리즈의 강점은 인공지능(AI) 게이밍 성능 개선 기술 XeSS 3이다. 게임 화면 수를 최대 6배 많이 그려주는 다중프레임 생성(MFG), AI 업스케일링, 입력 지연(레이턴시) 감소 기능을 제공한다. 지원 게임에서만 활성화되지만, 인텔과의 협업으로 지원 게임이 수백 개에 이른다. 최신 출시되는 AAA급 게임은 XeSS 기술을 지원한다.
다중프레임 생성 기술은 게이밍 GPU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더 많은 게임 화면을 그릴수록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다만 상황에 따라 화질이 떨어지거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나오기도 한다.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는 이 기술적 난제를 '광학 흐름(optical flow)' 개념으로 풀어냈다고 강조했다. 렌더링된 저해상도 프레임 두 개를 분석하면서 신경망 코어가 각 픽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벡터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중간 프레임을 생성한다. 이렇게 합성된 프레임은 원본 프레임 에너지의 4분의 1만 소비한다. 이미지 1개를 렌더링하는 전력으로 이미지 3개를 추가 생성한다는 의미다.
이 처리 구조를 채택하면서 인텔 아크 G3 시리즈는 같은 전력으로 훨씬 더 많은 화면을 출력한다. 결과적으로 배터리 수명과 게임 경험 품질 모두를 확보하게 된다.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는 "다중프레임 생성 기술은 성능이 아니라 부드러움의 지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성된 프레임이 많을수록 게임플레이가 부드러워지지만, 핵심 성능은 GPU 본연의 3D 가속 능력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프레임 생성 기술을 성능으로 다뤄 가격 인상 근거로 삼았던 방식과 달리, 인텔은 '경험의 부드러움' 영역으로 소통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정적인 게이밍 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지능형 성능 제어(IBC, Intelligent Bias Control)도 적용했다. 인텔이 코어 울트라 시리즈 2에서 처음 도입한 IBC는 GPU 작동 속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CPU-GPU 간 성능 배분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에서는 3세대 기술이 적용되며 속도 기반 알고리듬과 'E코어 우선 스케줄링'이 추가됐다. 윈도 운영체제는 기본적으로 고성능 코어에 먼저 작업을 배분하는데, 게이밍 환경에서는 오히려 효율 코어를 먼저 쓰는 편이 낫다. P코어가 전력을 소비하면 GPU 몫의 전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고려해 아크 G3 시리즈는 3.5세대 기술인 '성능 코어 주차(P-Core Parking)'를 도입했다. 특정 전력 구간(12W 이하)에서는 성능 코어를 비활성화해 모든 연산을 효율 코어에서만 수행하게 한다. 전력이 CPU와 GPU 사이에서 급격히 오가는 현상이 사라지면서 GPU로 흘러가는 전력이 안정화되고, 화면 출력도 고르게 유지된다. 인텔 자료에 따르면 12W 구간에서 IBC를 적용하면 화면 처리 능력이 약 13% 향상됐다.

화면 출력 수를 제한하는 프레임 캡(Frame Cap)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는 '인듀어런스 게이밍' 기술도 눈에 띈다. 예컨대 화면 주사율이 60Hz(초당 60회 깜박임)라면 굳이 그 이상을 처리할 필요가 없다. 목표 프레임으로 상한을 설정하면, 인텔 아크 G3 칩은 그에 맞춰 전력을 적극적으로 제어한다. 사용자는 30, 40, 60fps 중 원하는 수치를 직접 고를 수 있다.
인듀어런스 게이밍 기술을 적용하면 게이밍 경험이 나아지고 배터리 지속 시간도 늘어난다. 인텔 자료에 따르면 포르자 호라이즌 6, 팀 포트리스 2 등의 게임에서 화면 출력 제한 없이 약 22W를 소비하던 것이 프레임 캡 적용 후 4W까지 낮아진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게임에 따라 2배~4배 가량 늘어난다.
클라우드 기반 셰이더 사전 컴파일 캐시 기술도 차별점이다. 게임을 처음 실행하거나 새 레벨에 진입할 때 진행되는 셰이더 컴파일(그래픽 데이터 변환) 과정은 PC 게이머라면 누구나 익숙한 불편함이다. 인텔은 직접 게임을 실행하며 필요한 셰이더를 사전 변환한 뒤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사용자가 게임을 설치하는 순간 백그라운드에서 자동으로 내려받는 방식을 구축했다. 게임을 실행하는 즉시 플레이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게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의 설명이다. 이 기술은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레고 배트맨 : 레거시 오브 더 다크 나이트(LEGO Batman: Legacy of the Dark Knight)에도 적용됐다.

인텔은 아크 G3 시리즈가 휴대용 게이밍 PC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제품인 만큼, 다양한 가격대와 전력 요구 조건에 대응하는 선택지를 제공할 방침이다. 톰 피터슨 인텔 펠로우는 시장의 반응과 수용 능력을 면밀히 살피며 공급 균형을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미래 지향적인 제품 로드맵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메모리 가격이 높게 형성된 탓에, 칩셋 등급 간 가격 차이가 상대적으로 미미해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