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달라지고 있다 - 스마트TV, IPTV, 케이블TV 차이

강일용 zero@itdonga.com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몰고 온 '스마트 혁명'은 이제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TV 미디어 산업군이 이에 해당된다. 이전의 TV는 수십 년간 독립된 영상 기기로 (방송사에서 송출하는 단방향) 방송 시청 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스마트 시대의 TV는 이용 방식이나 송출 형태에 따라 다양한 목적으로 구분, 활용된다. 특히 방송과 통신(인터넷)이 절묘하게 접목됨으로써 새로운 산업 영역이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스마트TV
스마트TV

스마트 시대에는 TV의 명칭부터 여러 가지로 갈라진다. 최근 들어 TV 제조사가 적극 홍보하고 있는 '스마트TV'와 초고속 인터넷과 쌍을 이루는 'IPTV', 그리고 공중파를 위협하는 '케이블TV' 등이 대표적이다. '방송 시청'이라는 TV 본연의 역할은 동일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방식이나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1) 케이블TV

현재 가정 내 보편적으로 도입된 TV 시청 방식으로, 지상파 무선 신호를 통해 공중파 방송(KBS, MBC, SBS, EBS 등)만 시청하는 일반 TV와는 달리, 유선 신호(케이블)로 방송 신호를 수신함으로써 공중파 이외의 다양한 케이블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유선이다 보니 공중파 방송에 비해 난시청 문제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채널 수도 공중파 방송보다 훨씬 많다. 케이블TV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사업자(씨앤엠,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 IPTV

가정마다 공급되는 초고속 인터넷 망을 통해 다양한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다. IPTV용 셋탑박스(중계기)를 설치하면 서비스 업체(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언제든 시청할 수 있다. 인터넷 망으로는 양방향 통신(서비스사↔시청자)이 가능하므로 VOD 외 인터넷 서핑, T-커머스(물건 구매 등) 활동,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게임, 메신저 등) 이용 등도 가능하다. 현재 KT의 '올레TV', SK브로드밴드의 'BTV',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TV'가 제공된다.

3) 스마트TV

스마트TV는 케이블TV와 IPTV의 특징을 잘 버무린 통합 미디어 서비스다. 케이블TV처럼 방송 신호를 수신, 출력하면서 IPTV처럼 인터넷에 연결되어 양방향 콘텐츠 전송이 가능하다. 때문에 '커넥티드TV(Connected TV)라고도 한다. 여기에 스마트폰처럼 특정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 활용함으로써 TV의 활용 한계를 극복한다. 스마트TV에도 셋탑박스가 필요한데,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TV에는 이를 내장하고 있거나, 별도의 제품(다음TV, 애플TV, 구글TV 등)으로도 공급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이 스마트TV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TV, IPTV, 케이블TV 차이비교
스마트TV, IPTV, 케이블TV 차이비교

이 세 가지 TV 서비스는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저마다 기능을 개선, 확장하면서 유사한 모습으로 닮아가고 있다. 올해 말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종료되면 케이블TV 서비스 역시 IPTV 수준의 VOD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IPTV 역시 초기에는 VOD 서비스에 집중했지만, 최근 공중파 실시간 방송을 실시했으며, 케이블TV 못지 않은 채널 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육, 학습, 생활 정보 서비스까지 포함시켜 표면적으로는 스마트TV의 모습을 띠고 있다.

스마트TV도 스마트폰처럼 앱을 설치할 수 있어 케이블TV나 IPTV가 제공하는 VOD 서비스, 방송 시청 서비스 등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관련 앱이나 콘텐츠가 충분치 않지만, 시장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는 가장 미래지향적인 서비스다.

정확한 서비스 기준 및 콘텐츠 정립이 최우선

이처럼 서비스 구분이 불명확해짐에 따라 각 사업자 간의 이권 대립도 잦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돌아온다. 최근 IPTV 사업자, 케이블TV 사업자, 공중파 방송사 간의 수익적 대립으로 한때 공중파 방송 송출이 중단되기도 했다. 스마트TV 역시 인터넷 부하 발생을 빌미로 특정 제조사의 스마트TV 접속이 차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IPTV 사업자(통신사) 입장에서는 스마트TV 제조사의 TV 미디어 시장 진출이 탐탁지 않게 보였으리라.

사용자 환경(인터페이스)도 개선돼야 한다. 리모컨 만을 사용하던 기존 TV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의 TV 서비스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현재 리모컨 입력의 제한을 완벽하게 뛰어 넘는 새로운 입력 체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각 TV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IPTV의 VOD 서비스야 그래도 볼 게 많지만, 스마트TV의 앱 중에는 쓸 만한 앱이 그리 많지 않다. 콘텐츠 확보가 곧 수익 창출과 직결하는 IT 생태계에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의 주도권 싸움이 지속되는 한 IPTV와 스마트TV의 미래는 마냥 밝지만은 않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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