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를 추구하는 올인원PC, LG전자 V720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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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V720 시리즈는 27인치의 큰 화면과 PC 부팅 없이 쓸 수 있는 TV기능이 특징인 올인원PC로, 제한된 설치공간에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이전 리뷰 기사 참고 http://it.donga.com/13123/).

PC 부팅 없이 사용하는 TV기능에 ‘만족’

그럼 이제부터 V720 시리즈를 직접 체험해 보며 제품의 유용성과 활용방안에 대해 검증해보자. V720 시리즈의 전원을 켜는 방법은 두 가지다. 본체 스탠드 부분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PC가 부팅되며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PC 부팅 없이 TV만 켜진다. TV 시청 시 나타나는 각종 메뉴의 인터페이스(형태와 조작법)은 LG전자 TV의 그것과 거의 같기 때문에 이전에 LG전자의 TV를 써 본 사용자라면 쉽게 적응이 가능할 것이다. 디지털 방송 수신 감도는 우수한 편이며 화질 역시 나무랄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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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PC 모드는 리모컨의 TV/PC 버튼을 눌러 전환이 가능하며 만약 PC를 사용하면서 TV를 함께 시청하고 싶다면 리모컨의 PIP(Picture In Picture) 버튼을 눌러보자. 이렇게 하면 PC 화면 일부에 TV 화면이 PIP 창으로 표시된다. PIP 창은 사용자가 원하는 4군데 중 한 곳에 배치할 수 있다. 다만, 창 위치를 변경하려면 설정메뉴로 들어가기 위해 리모컨의 버튼을 5~6번 정도 눌러줘야 하는 것이 다소 번거로운 편이다.

PS3용 3D 게임과의 호환성도 문제 없어

TV 모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또 한가지 유용한 기능이라면 역시 HDMI 입력 포트를 이용한 외부 기기 연결이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3(이하 PS3)와 같은 콘솔 게임기를 즐기는 사용자라면 아주 유용하다. HDMI 포트에 외부기기를 연결하고 TV를 다루듯 리모컨의 외부입력 버튼을 눌러 HDMI 입력 모드로 전환하기만 하면 된다. PS3를 연결해보니 1080p의 풀HD 해상도의 화면이 정상적으로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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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PS3용 게임 중에는 3D영상을 지원하는 게임도 제법 있는데, 3D TV 기능을 가진 V720 시리즈(일부 하위 모델은 3D 기능 지원 하지 않음)를 이용하면 이 역시 원활히 즐길 수 있다. 3D 기능을 지원하는 PS3용 게임타이틀인 ‘킬존3’를 구동해 게임 내의 설정모드로 들어가보니 3D TV를 감지했다는 메시지가 나오며 3D 모드로 전환이 가능했다. 시중에 팔고 있는 일부 저가형 3D TV 중에는 PS3의 3D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것들이 제법 있는데 V720 시리즈라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고급형 노트북과 유사한 성능 갖춰

TV 기능은 제법 만족스러운데 PC쪽은 어떨까? IT동아에서 살펴본 제품은 V720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V720-RH50K다. 3세대 인텔 코어 i5-3210M CPU와 8GB DDR3 메모리, 그리고 엔비디아 지포스 GT640M 그래픽카드와 1TB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하고 있다. 그리고 자주 쓰는 데이터 파일을 임시 저장해 시스템의 전반적인 동작 속도를 높이는 캐시(cache) 전용의 16GB SSD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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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전반적인 사양은 최근 출시되는 고급형 노트북과 유사하다. 데스크탑용 부품을 쓰면 좀 더 성능을 높일 수 있었겠지만 내부 공간의 제약이 많은 올인원PC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이런 구성은 이해가 된다. V720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올인원PC가 노트북용 부품을 많이 쓰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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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좀 더 나은 성능을 원한다면 메모리(RAM) 용량을 업그레이드 해서 응용프로그램 구동 속도나 부팅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V720 시리즈는 제품 바닥의 전용 커버를 열면 메모리 슬롯이 나온다. 노트북용 DDR3 메모리를 사용하며 최대 8GB의 용량을 지원한다. 이번에 리뷰한 V720-RH50K 모델은 8GB의 메모리를 기본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할 일이 없겠지만 하위 모델이라면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생각해 볼만 하다. 업그레이드 과정도 대단히 간편하다. 다만 메모리 외의 부품은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다소 아쉽다.

참고로 V720-RH50K 외에도 V720 시리즈에는 V720-D.AE50K, V720-TH31K, V720-EH20K 등의 하위 모델이 있다. 모델에 따라 CPU와 메모리, 저장장치 등의 사양이 다르며 3D 기능도 없는 모델도 있으므로 구매 전에 참고하자. 특히 최하위 모델인 V720-EH20K는 지포스가 아닌 인텔 내장 그래픽을 탑재하고 있으므로 게임 구동 능력을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상위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터치스크린 없지만 사용에 큰 불편은 없어

PC모드로 V720 시리즈의 전원을 켜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8이 기동되며 특유의 '윈도스타일 UI(사용자인터페이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만 윈도스타일 UI는 터치스크린 환경에 최적화된 것이라 터치스크린이 없는 V720 시리즈에서는 그다지 효용성이 높지 않다. 아마도 키보드의 윈도키를 눌러 윈도7을 연상시키는 기존의 UI로 전환한 뒤 쓰는 사용자가 많을 것이다. 아직은 터치스크린 기능을 응용한 윈도용 앱의 수가 많지 않으니 터치스크린의 부재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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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뷰에 사용한 V720-RH50K 모델의 경우, 전반적인 사양이 높은 편이고 16GB의 캐시 전용 SSD까지 갖춘 덕분인지 부팅 속도나 각종 응용프로그램의 기동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었으며 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동영상도 끊김 없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내장된 스피커의 출력이나 음질도 우수한 편이라 영화나 음악을 만족스럽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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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720 시리즈에 탑재된 27인치 화면은 PC용 모니터 화면으로선 상당히 큰 편이다. 만약 이걸로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스탠드 후면의 HDMI 출력 포트를 이용하자. 여기에 별도의 모니터나 TV를 연결해 듀얼 디스플레이 모드로 쓸 수 있다.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띄우고 해야하는 작업을 할때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게임 구동 능력도 평균 이상

그렇다면 게임은 원활히 즐길 수 있을까? 특히 본 제품은 신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640M를 탑재하고 있어서 게임 성능 면에서도 기대가 된다. 여기에 3D 기능까지 가지고 있으니 이를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한층 실감나는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테스트 해 본 게임은 출시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아블로3', 그리고 최신작인 '아키에이지'다. 화면 해상도는 1,280 x 720, 그래픽 옵션은 중간 정도에 맞추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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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의 플레이 결과, 평상시에는 초당 70~90프레임 정도, 적들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50~60프레임 정도가 유지되어 상당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반면, 아키에이지의 경우 필드에서는 30프레임 내외, 마을에서는 20프레임 내외의 성능을 나타냈다. 이 정도면 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지만 아주 원활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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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키에이지 정도의 PC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의 수가 많지는 않으며, 기존의 올인원PC나 노트북에선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 정도의 성능도 제법 높게 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디아블로3가 70~90프레임 정도로 구동되는 PC라면 현재 서비스 중인 태반의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거의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3D 영상 콘텐츠 구동능력 우수한 편

특히 V720 시리즈로 게임을 테스트 하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은 3D 영상을 지원하는 게임을 플레이 할 때였다. V720에 기본 설치된 3D 영상구현 소프트웨어인 '3D Ignition'을 이용해 디아블로3와 같은 3D 영상 지원 콘텐츠를 구동하면 입체감 넘치는 3D 영상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3D 화면의 깊이도 수준급이라 만족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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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외에 동영상 파일 형식의 3D 콘텐츠도 감상할 수 있다. 3D 영상은 수록된 방식에 따라 '사이드 바이 사이드', '탑 엔 보톰', '프레임 패킷' 등의 규격이 있는데, V720 시리즈는 이들을 모두 지원하므로 인터넷 상에서 내려 받을 수 있는 대부분의 3D 동영상을 정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 외에 V720 시리즈는 3D를 지원하지 않은 일반 콘텐츠를 3D로 볼 수 있는 2D-3D 변환 기능을 지원하는 점도 특징이다. 다만, 이 경우엔 아무래도 3D 정식 지원 콘텐츠를 즐길 때에 비해 화면의 입체감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재미 삼아 가끔씩 구동해 보는 정도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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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V720 시리즈의 3D 화면은 다른 LG전자 제품과 마찬가지로 ‘편광방식’으로 구현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셔터안경’ 방식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3D 안경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화면에 가로줄이 생기는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는데, V720 시리즈 역시 자세히 보면 화면 전체에 미세한 가로줄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하게 튀어 보이는 정도는 아니고 화면에서 30cm 정도의 아주 가까운 거리부터 조금씩 눈에 띄는 수준이니 사용에 불편을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런 점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구매 전에 매장에서 미리 한 번 화면을 체험해보거나 3D 기능이 없는 V720 시리즈의 하위 모델을 구매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1+1 = 2가 아닌 2.5가 될 수 있다는 사례?

최근 IT시장의 대세는 ‘융합’이다. 노트북과 태블릿PC의 융합, 게임기와 PMP의 융합, MP3 플레이어와 헤드폰의 융합 등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다. LG전자의 V720 시리즈는 3D TV와 PC의 융합을 시도한 사례라 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제법 성공적인 것 같다. 3D TV 기능은 물론, PC 기능 면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준을 발휘하며, 양쪽 기능 간의 전환도 비교적 자연스러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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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금전적인 대가는 적지 않다. V720 시리즈의 모든 기능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는 최상위급 제품인 V720-RH50K의 가격은 200만원 남짓인데, 이 정도 가격이면 차라리 일반 PC와 보급형 3D TV를 한대씩 따로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등장하는 융합 제품들은 단순한 기능의 결합에 그치지 않고, 각기 다른 요소가 융합하면서 창출될 수 있는 제 3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1+1을 해서 2.5나 3의 가치를 생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V720 시리즈 역시 PC와 3D TV가 가지는 본래의 기능 외에도 높은 공간 활용성이나 인테리어 효과, 그리고 올인원PC만이 가질 수 있는 희소가치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것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소비자 각자의 생활 환경이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찌되었건 중요한 건 이런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소비자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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