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침체기 구원투수 되려면 가격 낮춰야

[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 경기 침체의 여파가 스마트폰 시장에 불어닥쳤다. 꾸준히 늘어났던 세계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세로 줄어든 가운데, 새로운 유형인 폴더블 스마트폰이 구원 투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속속 폴더블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기술 완성도와 편의도 함께 좋아질 것이라며 이 전망에 힘을 싣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화면 주름과 큰 부피 등 폴더블 스마트폰의 단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최고급 기기로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이 차가워질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상징,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시리즈. 출처 =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의 상징,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시리즈. 출처 =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만들고 일군 주역은 삼성전자다. 화면을 양 옆으로 접는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시리즈에 이어,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 시리즈를 선보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2022년 8월,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 최신작인 갤럭시Z 폴드4와 플립4를 발표하면서 2022년 판매량 1,000만 대 고지를 밟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의 점유율을 약 80% 이상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가 많은 인기를 끌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경쟁 제품을 선보였다. 화웨이(Huawei) 메이트 X 시리즈, 샤오미(Xiaomi) 미 믹스 폴드(Mi Mix Fold) 시리즈가 사례다. 이어 중국 오포(OPPO)가 파인드 N(Find N)을, 비보가 아너 매직 V(Honor Magic V) 등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시리즈와 같은, 화면을 양 옆으로 접는 ‘패블릿’형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중국 오포의 클램 쉘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파인드 N2 플립. 출처 = 오포
중국 오포의 클램 쉘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파인드 N2 플립. 출처 = 오포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 시리즈처럼 화면을 위아래로 여닫는 ‘클램 쉘’형 폴더블 스마트폰들의 인기도 크게 늘었다. 모토롤라 레이저(Motorola RAZR), 화웨이 P50 포켓(P50 Pocket) 역시 클램 쉘형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파인드 N을 내세워 세계 소비자에게 호평 받은 오포도 최근 파인드 N의 후속 모델 파인드 N2에 이어, 신제품 클램 쉘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 N2 플립(Find N2 Flip)을 공개했다.

2023년에도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와 플립의 후계 모델을 포함해서 다양한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새로운 기업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중국 TCL이 이미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며 일본 샤프도 이 부문의 특허를 차근차근 출원 중이다. 구글도 픽셀 시리즈 스마트폰의 유형을 폴더블 스마트폰으로까지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점, 세계 곳곳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이 시장에 참가해 신제품을 공개하고 제품군도 늘리는 점, 폴더블 화면과 커버 유리 등 기술이 고도화되는 점을 근거로 이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4 시리즈.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4 시리즈. 출처 = 삼성전자

시장조사기업의 전망도 주장에 힘을 싣는다.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3년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2022년 1,280만 대보다 44% 급증해 1,800만 대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근거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 때 꼭 필요한 부품인 힌지(경첩)의 판매량 분석이다. 이들은 세계 곳곳의 스마트폰 부품 제조 기업들이 앞다퉈 폴더블 스마트폰의 힌지 연구 개발에 나선 결과, 이 부문 시장 규모가 14.6% 성장해 5억 달러(약 6,175억 원) 수준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했다.

비관론도 나온다. 스마트폰 업계는 2022년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하량을 1,300만 대~1,600만 대로 점쳤다.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판매량은 2분기를 지나 3분기까지 아주 좋았지만, 4분기에는 업계의 기대보다 낮았다. 화면 전문 시장조사기업 DSCC는 2022년 4분기 폴더블 스마트폰의 화면 출하량이 예상보다 46% 줄었고, 2021년 4분기 대비 출하량도 26% 줄었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최고급 스마트폰보다 20%쯤 비싼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 화면의 주름과 힌지의 낮은 완성도, 큰 부피와 무거운 무게 등이 꼽힌다. 소비자들이 큰 돈을 들여 폴더블 스마트폰을 사기에는 매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반대로, 이들 폴더블 스마트폰의 단점이 해결되면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도 된다.

시장조사기업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는 제조사들이 늘어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비싼 가격은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의 큰 걸림돌이다. 앞으로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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