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 디지털 “키오스크 두려운 어르신들, ‘아키’와 함께 극복 가능"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각종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선사하고 있지만, 상당수 어르신들에게는 두려움과 소외감을 주기도 한다.

최근 각종 점포나 관공서 등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키오스크도 그러하다. 키오스크는 인건비 절감에 유용한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산된 비대면 환경에도 최적이다. 하지만 기기조작에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 입장에서 키오스크 이용은 큰 난관이다.

‘아키’가 탑재된 교육용 키오스크를 소개하는 LAP 디지털 김지훈 대표
‘아키’가 탑재된 교육용 키오스크를 소개하는 LAP 디지털 김지훈 대표

그래서 몇몇 지방자치단체나 복지시설에서 어르신을 위한 키오스크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다만, 실제 키오스크 이용 환경을 강의실에서 재현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교육 효과는 그다지 높지 않다.

이런 와중에 ‘LAP 디지털(LAP Digital)’에서 삼성전자의 실제 키오스크를 이용한 교육용 솔루션 ‘아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은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키오스크와 동일한 외형과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어르신들과 같이 디지털 기기의 조작에 익숙하지 못한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아키를 탑재한 교육용 키오스크는 주민센터나 복지시설과 같이 키오스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취재진은 아키를 개발한 LAP 디지털 김지훈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신제품의 특징 및 개발 경위를 살펴봤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소외계층이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두려워하지 않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그의 포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인터뷰는 아키 탑재 키오스크를 도입한 서울 중구 신당동의 ‘신당누리센터’에서 이루어졌다.

- 본인 및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까지 어떤 여정을 걸어왔는가?

: 2004년 삼성전자에 입사, 품질검증 및 해외법인 공급망 관리, 해외마케팅 등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2012년부터 6년간 디지털 사이니지 영업을 총괄하며 여러가지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그 후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LAP 디지털은 2020년에 설립했으며, 디지털 사이니지, 키오스크 등의 인프라를 취급한다. 그리고 건축 인테리어 설계 및 시공을 하는 ‘LAP 글로벌(LAP Global)’,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회사인 ‘아이락커뮤니케이션(ilark communication)’을 계열사로 갖추고 있어 종합적인 제안이 가능하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공간에 최적화된 IT인프라를 구축 및 유지 보수하는 것이 주 업무다.

- 삼성전자 시절에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업무를 하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별도의 회사를 차린 지금도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가?

: 삼성전자로부터 하드웨어를 납품 받고 있는 등, 지금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절의 경험과 노하우는 지금도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대량 생산을 기반으로 범용성에 집중되어 있다면, 우리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공간과 IT기술을 결합하는 IT컨설턴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 LAP 디지털에서 키오스크 교육 솔루션 ‘아키’를 선보였는데,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제품을 개발하게 된 경위는?

: 본인의 70대 어머니께서 카페에서 메뉴를 주문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사업적 관점과 더불어 공익적 관점을 동시에 느낀 셈이다. 어르신들은 기기를 직접 만지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용 솔루션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부분 반복 학습 기반의 단순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노인정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어르신 대상의 키오스크 교육을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간접적인 체험만 가능한 것들이라 실제 키오스크와는 이질감이 심했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 키오스크 기반의 교육용 솔루션을 이용한다면 위와 같은 이질감을 최소화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키 솔루션이 탑재된 실제 키오스크를 이용, 게임하듯 이용감각을 익힐 수 있다
아키 솔루션이 탑재된 실제 키오스크를 이용, 게임하듯 이용감각을 익힐 수 있다

- 아키의 특징에 대한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무엇을 중점을 두어 개발했는지?

: 키오스크 하드웨어 자체는 삼성전자의 것이며, 우리는 이를 기반으로 아키 소프트웨어를 추가해 교육용으로 최적화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논문도 참고했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변화하는 시력 및 인지능력의 추이를 고려했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극하기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의 특성을 제품 개발 과정에 적극 반영했다.

실제 영업장의 키오스크와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으며, 단순한 반복 교육에서 벗어나 게임하듯 각종 제스처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렇게 기기에 부담 없이 접근하는 훈련을 통해 어르신들은 키오스크 외에 다른 디지털 기기에 대한 두려움도 해소할 수 있다.

- 시중에는 정말로 다양한 업체에서 키오스크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있는데, LAP 디지털에서 삼성전자의 키오스크를 기반으로 아키를 개발한 이유가 있는가?

: 다른 키오스크는 대부분 윈도우 PC 기반의 제품이다. 이건 고장 나기 쉬운데다 콘텐츠의 유기적인 업데이트도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 역시 복잡한 윈도우 PC 환경에 맞춰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 키오스크의 경우, 타이젠 운영체제 기반의 균일하고 안정적인 시스템 구성을 갖춰 유지보수가 원활하다.

또한 무선 모듈을 통해 직접 콘텐츠 업데이트도 가능한데다 HTML5 기반이라 개발자들도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보안성이나 확장성 측면도 우수한 편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제품은 터치 스크린에 99.99% 이상의 항균 효과를 내는 특수 코팅을 적용해 면역력이 낮은 고령 인구가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아키는 어떤 시장을 겨냥하고 있나? 시장성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 공공기관, 복지시설이 아키의 주요 납품처다. 특히 어르신 복지에 관심이 많은 서울시 중구 신당동, 그리고 동화동이 LAP 디지털의 제안을 받아들여 제품을 도입했다. 참고로 중구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령화 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 외에 의정부 쪽에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당누리센터의 주민 대상 키오스크 교육 현장 (출처=LAP 디지털)
신당누리센터의 주민 대상 키오스크 교육 현장 (출처=LAP 디지털)

사실 시장성만 봤다면 이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수요 자체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키 자체로 당장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교육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점점 입소문이 퍼질 것이고 이를 이용해 우리는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기획할 수 있다. 이는 향후 더 큰 추진력으로 돌아올 것이다. ESG(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개선) 경영을 중시하는 최근의 시장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 향후 계획을 알려 달라. 그리고 그 외에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키오스크의 형태와 적용 사례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은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번 대기표 발급기도 키오스크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다만 이런 편리한 솔루션이 늘어날 수록 아이러니컬하게도 어르신들은 불편해진다. 음식점 키오스크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다며 스스로 자책을 하는 분들도 있다.

LAP 디지털은 공간과 IT 인프라의 조화를 추구하는 기업인만큼, 이런 분들도 기술의 혜택을 누릴 권리는 있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례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콘텐츠를 계속 업데이트한다면 사업적인 기회 역시 많아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신당동 주민센터의 민원실에 비치된 아키 탑재 교육용 키오스크
신당동 주민센터의 민원실에 비치된 아키 탑재 교육용 키오스크

한편, LAP 디지털의 교육용 솔루션이 탑재된 삼성 키오스크를 도입한 신당동 주민센터의 김혜경 신당동/동정부1팀장은 “신당동은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어르신 대상 키오스크 교육 프로그램을 매주 1회 2시간씩 진행하고 있다”며 “셀프 주유소나 무인 민원 발급기도 두려움 없이 이용하게 되어 어르신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해당 교육용 키오스크는 평상시 신당동 주민센터의 민원실에 비치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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