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면서도 질 좋은 음악이 베스트죠", 원트리즈뮤직

커피숍, 대형 마트, 백화점 등 어디서든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각 기업들이 상품이나 서비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취향과 분위기에 맞춘 음악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성공적인 영업의 일환이다. 그래서인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음악 서비스 전문 기업들이 늘어 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저마다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이끌어내기 위해 애를 쓴다. 특히, 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감각이 필요하다. 진부한 방법으로는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문득 이들이 가진 감각과 가치관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필자가 인터뷰 대상으로 뽑은 곳은 ‘원트리즈 뮤직’이다. 솔직히, 즉물적인 상품이 아닌 ‘음악’이라는 서비스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원트리즈뮤직에 대한 호기심은 더 커졌다.

한적한 아침, 강남역에 위치한 원트리즈뮤직을 방문했다. 노종찬(공동대표이사 도희성) 대표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다음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싸면서도 질 좋은 음악이 베스트죠', 원트리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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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면서도 질 좋은 음악이 베스트죠', 원트리즈뮤직 (1)

IT동아 - 언제 누구와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까?

노종찬 대표- 2010년 10월부터 준비를 시작했고, 고려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동기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후배들과 창업을 했으니 내부 의사소통의 문제는 대체적으로 원활한 편이었고요.

IT동아 - 그래도 창업 당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노종찬 대표 - 물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우선 거래 업체와의 신뢰 구축에 어려운 점이 많았죠. 우리의 첫 클라이언트는 사무용품 전문점 ‘링코’인데, 링코는 그 당시 다른 경쟁사와 계약 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우리의 거래 제의를 받아 준 첫 번째 업체입니다. 그러나 거래를 성사시키는 과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아마 우리 쪽뿐만이 아니라 그쪽도 그랬을 겁니다. 신생 업체를 믿고 따라 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우리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과정이 실로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IT동아 - 그렇다면 그 계약 과정의 어려움은 어떻게 해소했나요?

노종찬 대표 - 계약서상에도 보증을 따로 해 드렸고, 이행보증보험증권(각종 계약의 이행이 필요한 보증)도 발행해 드렸습니다. 클라이언트를 안심시키기 위한 방법들은 다 써 본 것 같습니다. 결국 그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구요.

IT동아 - 주요 서비스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 부탁 드립니다. 웹기반 서비스, 설치형 애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한 서비스 등이 있던데, 어떻게 사용하나요?

노종찬 대표 - 매장음악 서비스의 일환이라는 테두리 자체는 동일합니다.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방송을 할 경우도 생기고, 음소거 기능이나 마이크 기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셋톱박스(주문형 비디오, 영상판 홈 쇼핑, 네트워크 게임 등 쌍방향 멀티미디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가정용 통신 단말기)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IT동아 - 주로 거래하는 거래처는 어떤 분야에 종사하는 편인가요?

노종찬 대표 - 아이스빈 등 몇몇 커피숍과 거래를 하고 있고, 최근 테크노마트와도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아마 거기서 나오는 노래들은 전부 우리 콘텐츠일 겁니다. 이마트와도 논의 중이니 앞으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크겠죠.

IT동아 - 라임덕이 대형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노종찬 대표 - 우선, 비용 절감 폭이 큽니다. 기존에 지불하던 매장 음악 비용에서 약 70~90%까지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으니 기업들이 환영할 만 하죠. 예를 들어, 매장 음악을 관리하는 마케팅실에서 매장음악 지불비용을 연간 5억원에서 2억원 정도로 낮출 수 있다면, 여분의 비용을 타 마케팅에 쏟아 부을 수 있으니 기업의 실적은 올라가게 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5월 대법원에서 저작권 침해라고 판결 난 스타벅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저작권료를 내고 있는 업체들도 공연보상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원트리즈뮤직의 개방형 음원을 사용하면 저작권이 없으니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의 갈등을 피해갈 수 있죠.

'싸면서도 질 좋은 음악이 베스트죠', 원트리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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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면서도 질 좋은 음악이 베스트죠', 원트리즈뮤직 (2)

IT동아 - 기존 업체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노종찬 대표 - 원트리즈뮤직을 제외한 업체들은 저작권협회에 신탁된 음원들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현재 매장 음악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는 10여 곳 정도 되구요. 원트리즈뮤직만 개방형 음원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저희와 계약을 할 경우 저작권료, 이를테면 공연보상금 등을 지불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당연히 저작권 침해 문제를 겪을 일도 없게 되구요. 타 업체들이 개방형 음원으로 서비스를 하고 싶다 해도,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맹점입니다. 원활한 서비스가 어렵다는 얘깁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자멘도와 독점 계약이 되어 있어서 별 문제가 없습니다. 원트리즈뮤직이 보유한 음원이 많고 다양하다는 것은 자신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의 질적인 수준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국내에 선보이지 않은 더 수준 높은 음악들을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 거래 업체마다 원하는 음원이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음원이 각각의 업체에 효과적인가요?

노종찬 대표 - 아무래도 구매력 향상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보니 그쪽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가전제품의 경우 재즈가 구매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고가 제품은 느린 템포의 곡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발표된 논문을 참고했죠.

IT동아 - CCL (저작자가 명시한 조건에서 자유롭게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하는 장치) 사용조건 중에는 영리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라이선스도 있는데, 이 음원들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됩니까?

노종찬 대표 -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고, 음악가들이나 권리자들과 별도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야 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원트리즈뮤직은 '자멘도'와 대한민국 독점계약을 체결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원트리즈뮤직에서 사용하는 음원들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싸면서도 질 좋은 음악이 베스트죠', 원트리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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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면서도 질 좋은 음악이 베스트죠', 원트리즈뮤직 (3)

IT동아 -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무료 음원이 유료 음원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까요?

노종찬 대표 - 앞서 말했듯이, 저희는 자멘도와 독점 계약을 맺었습늬다. 자멘도에는 유럽과 북미의 최신곡들이 다양한 장르에 걸쳐 올라와 있습니다. 대중가요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긴 합니다. 그러나 음악의 수준은 높습니다. 팝, 일렉트로닉, 재즈 등 13개 장르에 걸친 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샤처럼 스타마케팅이 주요 전략이라 K-POP을 틀어야 하는 기업을 제외하고, 외국곡을 많이 트는 카페나 외식 매장 등에서는 원트리즈뮤직의 음원의 인기가 상당히 높습니다. 오히려 이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이 무엇인지, 역으로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매장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할까 하는 거구요. 결론적으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비용도 큰 폭으로 절감되고 콘텐츠의 수준도 높아서 경쟁력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IT동아 - 믹스터빅 (MixterBig) 서비스가 출시 예정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어떠한 서비스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노종찬 대표 - 8개월 정도 청취 형태 시장조사를 하고 나서 꾸준히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라 기대가 큽니다. 개인의 재생목록을 다른 사람에게 오픈하고 계정에 들어가서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친구 추가도 가능하구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같은 맥락에서 서비스가 진행되겠죠? 그러나 소비자들의 이용 형태를 급작스럽게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의 음원 서비스와 발맞춰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IT동아 -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후배(?) 사업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종찬 대표 - 초기 창업 기업이라면 경쟁업체와의 갈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CCL 콘텐츠의 예민한 점도 조심해야겠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닌가 합니다.

전체적으로, 노종찬 대표는 음원 스트리밍 산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노종찬 대표는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 업체, 나아가 앞으로 음원 스트리밍 산업에 뛰어들 신생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가치관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이 어떤 새로운 서비스로 기업들을 유혹하게 될 지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들 업체가 소비자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서비스의 상태를 정비하고 적당한 가격 선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음원 스트리밍 산업의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그것이 노종찬 대표가 추구하는 서비스 정신이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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