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노 IPS로 구현한 165Hz 주사율, 라익미 플레이 GL27QHD 나노 165
[IT동아 남시현 기자] 통상적으로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의 프레임은 24프레임(Frame)이다. 프레임은 한 장의 정지된 이미지를 뜻하며, 24프레임의 경우 1초에 24회의 정지된 이미지가 빠르게 재생된다는 의미다. 프레임이 낮다면 이미지는 끊기거나 버벅거리는 것처럼 보이고, 프레임이 높으면 그만큼 움직임이 부드럽게 보인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프레임일 때 영상이 부드럽다고 느낄까? 통상적으로 24프레임 미만의 화면은 화면 끊김이 심하다고 느끼며, 30프레임부터 끊어짐이 덜 느껴진다. 60프레임부터는 화면이 아주 매끄럽다고 느끼며, 그 이상으로 갈수록 실사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게임에서도 프레임의 개념은 동일하다. 그래픽 카드가 생성하는 화면이 1초에 24프레임이면 다소 끊김을 느끼고, 30프레임부터 부드럽다고 느낀다. 하지만 게임 화면은 영화나 동영상보다 시점 변환이 격하고 빠르게 움직이므로 보통 60프레임은 돼야 안정적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반응 속도를 갖춘 게이머라면 60프레임이 아닌 144프레임 혹은 그 이상의 재생률은 돼야 기량을 뽑아낸다. ‘라익미 플레이 GL27QHD 나노 165(이하 라익미 GL27QHD)’같이 1초에 165프레임까지 재생되는 모니터가 출시되는 이유다.
1초에 165회 화면 갱신, 어떤 점에서 다른가?
라익미 GL27QHD는 16:9 비율의 QHD(2560x1440) 해상도가 적용된 27인치 게이밍 디스플레이며, 기존의 평면내 전환(In Plane Switching, IPS) 패널에 나노 기술을 접목한 나노 IPS 패널을 채택했다. 나노 IPS란, 기존 IPS 패널에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분자를 적용해 부정확한 색상을 제거한다. 이를테면 빨간색을 표현할 때 발생하는 노란색, 주황색 등을 비슷한 색을 흡수해 색감을 더욱 정확하게 표현한다. 게임이나 영상 작업, 영상 감상 등에 활용하면 원작자가 의도한 색상을 더욱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
화면 밝기는 350니트(Nit)로 노트북 화면 정도고,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밝기를 비교한 수치인 명암비는 1000:1로 보편적이다. 대신, 모니터가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범위인 색재현력은 sRGB 대비 100%, DCI-P3 98%를 충족한다. 화면 밝기와 명암비는 일반적인 사무용 모니터 수준이지만, 색재현력은 사진·영상 전문가용에 가깝다. 물론 게이밍 모니터의 색재현력은 전문가용 모니터 수준의 색상 교정이 반영된 것은 아니므로, 편집 용도로 활용하기보다는 색상 표현력이 상대적으로 좋다 정도로만 여기자.
디자인은 모난 곳 없이 보편적으로 돼있어서 사무실에서부터 게이밍 룸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전면 오른쪽 아래에 버튼이 배치돼 OSD(On Screen Display)를 조작할 수 있고, OSD는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조합돼 시인성이 좋다. 스탠드 주변으로는 RGB LED 링이 부착돼있어서 어두운 환경에서도 화려한 조명 효과를 반영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거치하는 스탠드는 아쉽다. 라익미 GL27QHD에 부착된 스탠드는 금속 재질이어서 튼튼하긴 하지만, 위아래로 각도를 꺾는 틸트 기능만 쓸 수 있다. 화면 높낮이나 좌우 각도 조절을 원한다면 베사(VESA) 100x100mm 규격의 모니터 스탠드를 별도로 구매해 장착해야 한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좌측부터 전원, 디스플레이 포트 1.2, HDMI 2.0 2개, 디스플레이 포트 1.2, 헤드셋 단자까지 총 4개의 외부 입력을 지원한다. 이중 디스플레이 포트 1.2로 연결 시 최대 165헤르츠(Hz) 주사율을 제공하며, HDMI 2.0으로 연결 시 144Hz 주사율까지만 활성화된다. 프레임이 높은 게임을 즐길수록 디스플레이 1.2 포트를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최대 165Hz 주사율··· 지싱크, 프리싱크도 지원
서두에서 프레임을 언급한 이유는 게임에서의 프레임과 모니터의 주사율(Refresh Rate)가 밀접한 관계라서다. 컴퓨터로 게임을 켜면 그래픽 카드가 그래픽을 처리해 화상을 생성한다. 성능이 높은 그래픽 카드는 1초에 수백 회의 화상을 만들지만, 실제로 모니터에 표기되는 화상은 모니터가 1초에 화상을 갱신할 수 있는 수치인 주사율 만큼만 표현된다. 즉, 그래픽 카드가 생성하는 프레임이 많다면 그만큼 모니터의 주사율도 높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주사율이 적정 수준일까? 통상적인 사무용 모니터는 1초에 60회 화면을 갱신하는 60Hz 주사율이다. 게이밍 모니터는 이보다 약 2배 높은 144Hz 주사율을 지원하는 제품이 많은데, 라익미 GL27QHD는 FHD보다 높은 해상도인 QHD 해상도를 165Hz 주사율로 제공한다. 해당 제품이 소화할 수 있는 해상도와 주사율을 고려하면 엔비디아 RTX 3000, AMD 라데온 6000 시리즈같은 고성능 그래픽 카드와 조합하기에 좋다.
그러면서도 상황에 맞춰 주사율이 변하는 가변 주사율 기능,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과 ‘AMD 프리싱크’도 동시에 지원한다. 그래픽 카드가 생성한 화상은 모니터의 화면 갱신 주기를 고려하지 않고 일관된 속도로 전송한다. 이 과정에서 타이밍이 맞지 않을 경우 화상이 끊어져 보이는 현상이 티어링(Tearing) 현상이 발생한다.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이나 AMD 프리싱크를 활성화하면 그래픽 카드가 모니터 화면 갱신 주기에 맞춰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주사율이 조금 낮아지는 대신 티어링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게임에서는 165Hz 주사율에 맞춰 빠른 속도로 화면을 갱신하거나, 갱신 주기에 맞춰 화면을 갱신하는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서 설정하자.
라익미 GL27QHD의 성능은 100프레임 이상으로 플레이되는 1인칭 슈팅 게임이나 화면 전환 속도가 빠른 레이싱 게임, 혹은 영상 품질과 해상도가 중요한 AAA 게임과 조합하기 좋다. 일단 해상도가 QHD이므로 동일한 27형 FHD 모니터보다 화상이 선명하게 보이고, 나노 IPS 패널 특성에 따라 색감이 더욱 또렷하게 표현된다. 이 부분은 어떤 게임과 조합해도 이상적이다. 물론 QHD 해상도에서 165Hz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은 라익미 GL27QHD만의 장점이다. RTX 3060을 활용해 레인보우 식스: 시즈를 플레이한 조건에서는 약 300~350프레임의 화상이 생성됐고, 모니터가 초당 165프레임을 화상화했다. 그만큼 더 많은 그래픽이 화상으로 표현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QHD+165Hz와 나노 IPS, 가격대 성능비도 이상적
간단히 살펴본 라익미 GL27QHD는 합리적인 가격대 성능비를 갖춘 제품이다. 성능 면에서는 QHD 해상도와 165Hz 주사율을 지원해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과 조합하기 좋고, 고성능 디스플레이 패널인 나노 IPS 패널을 채용한 점도 장점이다. 엔비디아 RTX 3000 시리즈와 AMD 라데온 6000 시리즈 그래픽 카드에 조합할 고주사율 게이밍 디스플레이를 선택할 때 이상적이다.
물론 가격대 성능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OSD 및 조작법이 빈약하다거나, RGB LED 기능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 점 등은 아쉽다. 또한 고명암 대비(High Dynamic Range, HDR) 기능도 인증된 품질로 지원하는 게 아니므로 HDR 기능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 게 좋다. 라익미 플레이 GL27QHD 나노 165의 가격은 37만 원대로 27인치 QHD+165Hz만 고려한다면 조금 비싸지만, 27인치 QHD+165Hz+나노IPS 기준으로는 제일 저렴한 편이다. 다양한 게임이 기능보다는 합리적인 가격 대 성능비를 우선시하는 게이머라면 솔깃할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