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전기요금 바로 알기] 4부: 에어컨 사용 전력 '직접 측정했습니다'

강형석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냉방 기기 사용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연일 폭염이다. 태풍조차 피해가는 2018년의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남을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기상관측소 95곳 중 57곳(60%)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7일, 열대야는 14.8일로 집계될 정도다. 최근들어, 조금 꺾인 듯한 분위기지만 언제 다시 치솟을지 모를 온도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지속되는 더위에 전기요금 부담도 늘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더위에 에어컨 전원을 누르며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오려나'라는 걱정이 뒤따른다. 대다수 일반인은 에어컨을 많이 켜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전기요금 폭탄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 우리집 가전 제품을 바로 알고, 한달 사용하는 전력량을 파악하면, 전기요금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에어컨', 무조건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것은 아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가정 내 에어컨 작동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전력소모'에 있다. 전력을 사용하면 그만큼 비용을 내야하는데, 누진제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체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냉장고, TV, 세탁기 등 반드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일부 생활형 전자기기에 에어컨까지 더해지면 대부분 누진제의 영향권에 접어들고 상황에 따라서는 최고치인 3단계 누진제 요금을 적용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력 사용량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면 누구나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에어컨 사용이 꺼려지는 이유는 과도한 전력 사용이 이뤄질 것 같은 '불안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전자기기의 특성을 이해하면 불안감은 어느 정도 상쇄된다. 모든 전자기기가 늘 최대 전력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자기기는 사용하면 전력을 사용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달라진다. 만약 1,800W을 쓰는 에어컨을 구매했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제품은 전원을 켜는 순간부터 계속 표시된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인지할 수 있다. 실제 최근에 나온 전기사용량을 걱정하는 대다수의 정보들이 소비전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기기의 특성상 항상 100%로 작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예로 자동차의 속도를 높이면 우렁찬 소리와 함께 엔진 회전수를 높여 연료를 태운다. 그러다 목표한 속도에 도달하면 엔진 회전수가 줄면서 소음도 줄고 연료 효율이 개선된다. 항속 주행 상태가 되는 것이다.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목표한 온도를 설정하면 그에 도달하기 위해 최대한의 전력을 소모하며 작동하다 이후 실내 온도가 설정치에 도달하면 이를 유지하는데 집중한다. 전력 소모량도 이 때 줄어들게 된다. ( 2011년 이후 출시된 인버터형 에어콘은 그 이전 출시한 정속형 에어콘 대비 전력의 효율성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했다 )

희망온도 28도(외부 32~33도)로 설정해 5시간 가동했을 때의 전력 소모량. (환경에 따라 소모량은 달라질 수 있다.)

위 이미지는 오전 10시부터 5시간 동안 에어컨을 실제 가동했을 때의 전력 사용량을 측정한 것이다. 측정 당시 외부 온도는 오전 10시 기준 32도, 가장 높을 때의 온도가 33도 가량이다. 이 때 실내 희망 온도를 27도로 설정한 다음 5시간 가동시켰다. 에어컨이 측정한 실내 온도는 28~29도 가량을 오르내리는 수준이었다. 테스트는 본지 사무실 2층에서 이뤄졌다. 사무실은 가정집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1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으로 인해 공간이 개방되어 있어, 냉각 효율이 떨어지는 곳이다.

가장 처음 에어컨을 가동하고 1시간이 지났을 때의 전력 사용량은 1.91킬로와트시(kWh)다. 기기가 1시간에 1,910W를 썼다는 의미다. 이 수치를 단순히 계산해 약 10시간 가량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19.1kWh가 되고, 이를 다시 30일 사용했다고 보면 573kWh라는 계산이 나온다. 자체만으로 400kWh를 넘었을 때 해당되는 3단계 누진제가 적용된다.

에어컨 테스트 환경. 1층과 2층을 오고 가는 계단으로 냉각효율이 떨어진다는 점 참고하자.

그러나 에어컨을 실제 가동하니 전력 사용량은 꾸준히 줄었고,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이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측정 2시간 째에는 1.176kWh로 1시간 사용량보다 0.734kWh가 줄었다. 그 다음 1시간은 1.073kWh, 그 다음에도 0.947kWh로 조금씩이지만 조금씩 줄어들다 마지막에는 1.048kWh로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처음 가동할 때에는 목표 온도에 도달하기 위해 기기를 최대한 가동했다가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했다면 이를 유지하며 전력 소모를 줄이게 된다. 이 수치로 10시간 가량을 가동했다고 가정하면 약 11kWh 수준의 전력을 쓸 것으로 예상되며, 30일 사용 전력량은 약 330kWh가 된다. 처음 사용량으로 계산했던 573kWh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희망온도와 냉방 기능에 따른 시간당 전력 소비량 측정 결과. (환경에 따라 소모량은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사용 시간에 따른 전력량에도 차이가 있지만 사용자가 에어컨의 희망 온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전력 사용량도 크게 달라진다. 외부 온도와 그 격차가 적을수록 전력 소모는 줄어들고, 그 반대라면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냉방, 제습, 풍량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쓰이는 전력 소모량이 달라진다. 물론, 같은 제품이라도 설치한 장소의 상황과 여러 변수들에 의해 전력 사용량이 달라진다.

위 측정치들로 보았듯이, 에어콘의 전기 사용량은 여러가지 요인으로 달라진다. 단순히 소비전력을 바탕으로 사용량을 계산하는 것과 실제 사용량은 큰 차이를 보인다. 과도한 걱정으로 인해 에어콘 사용량을 무조건 줄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 전력 사용량을 알면 누진제 걱정 끝

전기 요금을 아끼는 방법은 간단하다. 덜 쓰면 된다. 하지만 무조건 아끼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에 같은 요금을 내더라도 누구는 쾌적하고, 누구는 불쾌하게 보내는지 여부는 내가 쓰는 전력량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결정한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남녀노소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계량기를 확인하면 가정 내 전체 전력 사용량 변화를 쉽게 확인 가능하다.

전력 사용량을 가정에서 측정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3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가정에 배치되어 있는 전기 계량기를 확인하는 것이다. 계량기에 표시되어 있는 수치의 변화를 기록해 대응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가정 내 사용되는 전력 총량이기 때문에 기기별 사용량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일부 에어컨은 전력 사용량을 자체 표시해 보여주기도 한다. 대신 구형 에어컨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방법은 에어컨 자체에서 제공하는 전력 측정 기능을 쓰는 것이다. 최근에 나온 제품들은 전력 사용에 대한 부담이 커서인지 사용 전력량을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간편한 방법이긴 하지만,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기기를 가지고 있다면 사용할 수 없다.

전력 측정기는 콘센트에 연결해 해당 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측정한다. 비용이 들지만 기기당 전력 사용량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추가 비용이 드는 방법은 콘센트에 연결해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는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종류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지만 대부분 2~3만 원 사이에 구매가 가능하다. 비용이 추가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간단한 사용법과 기기 자체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가로, 기기마다의 실제 전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상황 예측이 가능해도 실제 소비 전력량은 변수가 매우 많다. 산술적인 계산만으로 지레 겁먹고 엄청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림에도 에어컨을 쓰지 못해 고통 받는 이들이 상당하다. 이제 겁먹지 말자. 조금만 신경을 쓰면, 효율적으로 전기도 쓰고 무더운 여름도 쾌적하게 보낼 수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