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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데스크의 출사표 "언리얼과 유니티만 게임엔진이 아니다"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언리얼'과 '유니티'가 양분하고 있던 범용 게임 엔진 시장에 오토데스크가 도전장을 던졌다. 게임 개발용 미들웨어(Middleware)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게임 엔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

이름은 '스팅레이(Stingray)'다. 지난해 인수한 게임 엔진 빗스퀴드(Bitsquid)를 바탕으로 개발한 게임 엔진이다. 스팅레이는 어떤 게임 엔진일까? 스팅레이로 제작된 대표적인 게임으로 '워해머:엔드타임 - 버민 타이드(Warhammer: End Times-Vermintide, 이하 버민타이드)'와 '헬다이버즈(Helldivers)'를 들 수 있다.

버민타이드를 개발한 팻샤크(Fatshark) 리카드 블롬버그(Rikard Blomberg) 공동창립자 겸 CTO를 만나 스팅레이 엔진과 버민타이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블롬버그 CTO는 외주전문 개발사 그린에서 다이스 배틀필드와 유비소프트의 고스트리콘의 PC용 이식 작업을 담당한 베테랑 PC게임 개발자다.

리카드 블롬버그 팻샤크 CTO<리카드 블롬버그 팻샤크 CTO>

Q. 버민타이드는 어떤 게임인가?

A. 세계 최고의 미니어처 게임(자그마한 인형을 활용해 즐기는 보드게임) 브랜드 '워해머'를 활용해 개발된 PC/콘솔용 게임이다. FPS(1인칭 슈팅게임) 형식으로 제작되었으며, 협력(Co-op)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워해머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워해머를 즐기는 게이머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워해머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고, 그 결실이 버민타이드다. 물론 워해머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적인 이유도 있다.

현재 캠페인이 조금 짧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캠페인을 길게 늘려 지루한 것보다 짧더라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개발했다. 향후 다양한 유뮤료 다운로드 콘텐츠(DLC)를 제공해 버민타이드의 세계를 확장해 나갈 것이다. 14~40일 주기로 새로운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버민타이드는 처음부터 스팅레이 엔진을 활용해 개발됐다. 5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2년 동안 개발했다.

워해머 버민타이드<워해머:엔드타임-버민타이드>

Q. 스팅레이는 어떤 엔진인가?

A. 현대적이고, 개발속도가 빠른 엔진이다. 무엇보다 엔진 자체가 가벼워, 다양한 확장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PC뿐만 아니라 콘솔과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데에도 적합하다.

스팅레이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은 프로세서 자원을 많이 요구한다. 하지만 최근 사용자들의 PC는 프로세서 자원이 넉넉해 큰 문제는 아니다.

오토데스크 스팅레이<스팅레이로 오브젝트를 배치/관리하는 모습>

Q. 스팅레이가 유니티, 언리얼 엔진보다 뛰어난 점은 무엇인가?

A. 유니티 엔진은 콘솔 지원이 너무 부실하다. 언리얼 엔진은 너무 무겁고 기능이 많아서 개발자들이 다루기 어렵다.

스팅레이는 스케일폼, 내비게이션, 휴먼IK, 비스트 등 오토데스크의 검증된 미들웨어를 함께 제공한다. 해당 미들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그만큼 아낄 수 있다.

미들웨어와 연동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3D 모델링을 진행할 때, 먼저 오토데스크 3D맥스(95%)와 마야(5%)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 결과물을 바로 스팅레이에 적용할 수 있었다. 다른 엔진을 사용할 때에는 변환작업이 필요하지만, 스팅레이는 완벽히 호환되기 때문에 따로 변환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Q. 스팅레이의 라이선스 비용은 어떻게 되는가?

A. 크게 3가지다. 연간 라이선스 모델은 스팅레이를 사용하는 개발자 1사람 당 35만 원(380달러, 현지화를 통해 약간 저렴해졌다)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게임을 개발하고자 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계약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단순히 스팅레이 사용권만 제공하는 라이선스이며,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제공하지 않는다.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는 방식도 있다. 프로젝트 1개(게임 1개) 당 6만 9,000 달러다. 이 방식으로 계약하면 게임 개발자들이 스팅레이의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 있다. 스팅레이를 자사 개발환경에 맞는 최적의 엔진으로 변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형 게임 개발사는 의외로 이러한 계약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언리얼 엔진을 변환해서 사용 중인 유비소프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초기 비용이 부족한 스타트업을 위해 로열티 계약방식도 제공한다. 스팅레이를 사용하기 위해 먼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게임 발매 후 해당 게임 매출의 5%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도 스팅레이의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순이익의 5%가 아니라 매출의 5%라는 점이다. 개발한 게임이 본전도 못건져도, 오토데스크에게 해당 게임 매출의 5%는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오토데스크 관계자는 "보통 개발한 게임이 본전도 못건지면 게임 개발사가 망하기 때문에, 오토데스크가 실제로 해당 개발사에게 돈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다"고 슬픈 진실을 밝혔다.)

Q. 스팅레이가 한국의 게임 개발사들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A. 일단 레거시 코드가 많지 않은 현대적인 엔진이라는점이 매력적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개발 도구가 무엇이든 스팅레이에 쉽고 편하게 적응할 수 있다.

PC,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오토데스크 미들웨어와 통합이 잘되어 있어, 미들웨어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면 스팅레이를 채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Q. 스팅레이가 모바일 게임 개발에도 적합하다는 뜻인가?

A. 난 오토데스크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겠다. 스팅레이는 모든 플랫폼을 지원하지만, 유니티 같은 로우퍼포먼스 엔진이 아니라 하이퍼포먼스 엔진에 더 가깝다. 저사양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마트폰의 성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이제 모바일로도 화려한 그래픽의 3D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이머들도 그러한 고사양 3D 모바일 게임을 원하고 있다.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예정이라면 스팅레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개발도구가 될 것이다.

오토<스팅레이로 3D 모델링을 진행하는 모습>

오토데스크 스팅레이

스팅레이는 3ds 맥스, 마야와 데이터 호환성이 뛰어난 게임 개발 엔진이다. 스팅레이 속에는오디오툴인 오디오키네틱 W와이즈(Audiokinetic Wwise)와 물리엔진인 피직스(NVIDIA PhysX)가 포함되어 있다. 스팅레이 사용 계약을 맺으면 오토데스크의 게임 개발 미들웨어비스트(Beast), 휴먼IK(HumanIK), 네비게이션(Navigation), 스케일폼 (Scaleform) 등을 별도의 비용없이 이용할 수 있다.

오토데스크는 스팅레이 인지도 향상을 위해 내년 상반기 이내로 국내 5개 대학교에 교육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며, 우선 영산대학교와는 지난 10월 MOU를 통해 교육센터 설립과 기술교류에 대한 협약식을 마쳤다. 교육부 산하의 정규 교육기관에는 스팅레이 무료 라이선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3D 그래픽을 활용한 가상현실 게임 개발이 내년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하려는 국내 게임개발사에게 스팅레이의 기능과 성능을 자세히 알려나갈 예정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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