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160명의 사진작가에게 배우는 < DCM 프로 사진가들의 테크닉 모음집> 시리즈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무언가를 배울 때 가장 확실하고 좋은 학습법은 그 분야 전문가의 행동이나 작업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어학 실력을 갖추는 데는 원어민의 발음과 억양을 흉내내 연습하면 되고, 글쓰기 실력을 키우려면 작가들의 글을 많이 읽고 그 필체를 비슷하게 따라 하면 된다. 사진 촬영도 마찬가지다. 기본 촬영법을 익힌 후 프로 사진작가의 사진작품을 보며 그들의 촬영법과 노하우를 참고하며 줄기차게 셔터를 누르면 된다. 이지스퍼블리싱이 출간한 시리즈 2권이면, 다른 수 많은 카메라 관련 서적에는 더 이상 관심 가질 필요가 없을 듯하다.

프로/전문 사진가들의 테크닉 모음
프로/전문 사진가들의 테크닉 모음

2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에는 일본 현역 프로 사진작가 160명의 거의 모든 촬영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일본 카메라 전문 잡지인 'DCM(Digital Camera Magazine, 1997년 창간)'에 수록된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 만을 발췌해 엮었다. 사진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묵묵히 작업하며 자신 만의 작품 촬영법을 터득한 프로 작가들의 촬영법을 엿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매월 잡지로 발행된 본문 중 알짜 촬영 정보만 모아 둔 책이니. 참고로 월간 DCM 2007년 5월호부터 2015년 최근호까지 무려 90권 이상의 내용을 골라 담았다.

참고정보: 네이버 매거진캐스트 'DCM' -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list.nhn?cid=1108&category_id=1108

1권인 <전문 사진가 68명의 실전 촬영법>에서는 34개의 촬영 상황(상황별 2명의 작가 할당)에 따른 프로들의 카메라 조작법, 노출법, 구도법, 상황별 프로 작가들의 촬영 방식, 고유의 시각, 촬영 작품 등이 정말 상세하게 실려 있다. 즉 프로 작가는 어떤 카메라에 어떤 렌즈 조합으로 상황을 촬영하는지, 셔터와 조리개 등 주요 촬영 설정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삼각대나 메모리 등 액세서리는 무엇을 사용하고 있는지, 후보정 작업을 처리하는 PC는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 심지어 자신의 사진 촬영에 있어 영감을 준 책이나 영화는 무엇인지까지도 아낌 없이, 숨김 없이 들어 있다. '카메라 좀 만질 줄 안다'는 카메라 동호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정보가 아닐까 싶다.

음식사진 전문작가 야마모토 히로유키
음식사진 전문작가 야마모토 히로유키

야마모토 작가가 사용하는 촬영 장비
야마모토 작가가 사용하는 촬영 장비

또한 본문 첨부 사진 외에 인터뷰 형식의 문장에도 유용한 정보가 들어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마치 그 작가가 곁에서 조곤조곤 귀띔해 주는 듯한 기분이다.

한편 2권 <프로 사진가 92명의 사진 구도와 풍경 사진>에서는 그들의 사진구도 설정 노하우, 황금구도와 황금분할, 창의적 구도 선택 등을 첫째 마당에, 프로 사진가들이 전수하는 다양한 풍경 사진 촬영 테크닉을 둘째 마당에 충실하게 실었다. 특히 2권은 1권보다 좀더 풍성한 정보가 각 쪽 구석구석에 배치되어 읽고 보는 재미가 더 있다. 책 마지막에는 사진구도 잡기 연습을 위한 간이 '구도 가이드'가 붙어 있다. 이를 오려 코팅해 카메라 가방에 넣어 다니면 풍경 구도를 잡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본다(본문에도 이 구도 가이드를 활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풍경 구도 잡는 방법
풍경 구도 잡는 방법

이 책에는 촬영 기법 외에도 원본 사진을 크게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포토샵으로) 후보정하는 방법도 중간중간 들어 있다. 인터넷에 게시되는 디지털 사진의 99%는 후보정된 것이라 할 정도로, 적절한 후보정은 촬영 만큼 중요한 작업이니 함께 배워 두는 게 좋다.

적절한 후보정으로 마무리
적절한 후보정으로 마무리

이 두 권의 책은 DCM 잡지의 쪽 구성을 그대로 적용해 일반 사진 서적보다 훨씬 자세한 정보와 지식을 담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판형이 비교적 크고 각 권 당 400쪽이 넘는 분량 때문에 무게가 제법 나간다. 한 쪽에 많은 정보를 넣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체격이다. 때문에 두 권을 가방에 넣으면 상당히 무겁다.

자세한 정보를 모두 담기 위해 책이
크다
자세한 정보를 모두 담기 위해 책이 크다

카메라를 사용하며 이 두 권에서 다룬 범위를 벗어나는 촬영법과 촬영 환경/상황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하며, 사진 초보자는 물론이고, 사진을 업으로 하고 있는 이들도 얼마든지 참고해 볼 만한 카메라 백과사전이다. 한두 명의 저자가 집필한 평범한 사진책이 아니라, 현직 프로 사진작가 160명의 노하우, 견해와 지침이 고스란히 담겨, 첫 쪽부터 마지막 쪽까지 버릴 정보가 하나도 없는 책이기에 각 권 2만 7,000원의 가격은 외려 축복이다.

저자: 1권/미즈노 카츠히코 외 67인, 2권/하기하라 시로 외 91인
출판사: 이지스퍼블리싱 (도서정보 1권 / 2권)
분량: 각 권 424쪽
가격: 각 권 27,000원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