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조화로 멋 부린 노트북, 소니 바이오 E시리즈 15
최근 노트북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제품군이라면 역시 ‘울트라북’을 들 수 있다. 울트라북은 기존의 일반 노트북에 비해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그리고 높은 배터리 효율을 강조한 이른바 이동성 강화 노트북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일반 노트북의 구매 가치는 여전하다. 울트라북은 이동성이 높은 대신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등의 성능이 낮은 편이라 게임을 하거나 그래픽 편집 작업 등을 하는데 불리한 반면, 일반 노트북은 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울트라북은 가격도 생각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 단순히 가격대비 성능만을 고려하면 여전히 일반 노트북도 매력적이다.
이번에 출시된 소니(Sony)의 신형 바이오(Vaio) E시리즈 15는 어설프게 울트라북을 흉내내기 보다는 일반 노트북의 장점을 극대화 하는 한편, 바이오 시리즈 특유의 개성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다. 데스크탑 대용의 노트북을 찾는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15인치 화면의 제품, 신형 바이오 E시리즈 15(SVE15118FKW)를 자세히 살펴보자.
화이트와 블랙의 조화로 멋 부려
소니 바이오 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세련된 디자인이다. 이 점에 있어선 E시리즈 15 역시 빠지지 않는다. 특히 리뷰에 사용한 SVE15118FKW 모델의 경우, 전반적으로 화이트 컬러를 메인으로 하면서 곳곳에 고광택 블랙 컬러를 넣어 포인트를 준 점이 눈에 띈다.
그 외에 요즘 바이오 시리즈에 거의 공통으로 적용되는 아이솔레이트(분리형) 키보드 및 버튼 일체형 터치패드 역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주는 부분이다. 특히 키보드는 오른쪽에 숫자 패드까지 있어서 데스크탑용 키보드 못잖게 활용성이 높으며, 내부에 백라이트(후방 조명)이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 쓸 때 유용하다.
예전 노트북에 쓰던 버튼 일체형 터치패드는 버튼을 클릭하면서 커서를 함께 옮기면 오작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버튼 부분 표면을 만져도 커서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E시리즈 15에 쓰인 터치패드는 표면에 커서 이동 기능이 있긴 하지만, 버튼 부분부터 터치할 때는 커서 이동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대신 터치패드 위쪽부터 스윽 쓸어 내리는 느낌으로 버튼 부분을 만졌을 때만 이 부분에 커서 이동 기능이 살아난다. 덕분에 오작동은 줄이고 커서 동작 영역은 넓힐 수 있었다.
충전 기능 내장한 USB 3.0 포트 갖춰
측면 장치의 구성은 데스크탑 대용으로 많이 쓰이는 15인치 급 노트북답게 부족함이 없다. 총 4개의 USB 포트에 구형 모니터나 프로젝터에 연결할 때 주로 쓰는 D-sub 포트, HDTV에 연결할 때 요긴한 HDMI 포트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DVD 멀티 드라이브가 내장되어 있어 CD나 DVD를 읽거나 구울 수 도 있다.
특히 4개의 USB 포트 중에 1개는 요즘 보급이 한창인 USB 3.0 규격이다. USB 3.0은 기존의 USB 2.0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다만, 10배는 이론수치 상의 성능이며, 실제로 USB 3.0 지원 외장하드를 꽂아 테스트 해보니 USB 2.0에 비해 2.5 배 정도 빠르게 파일의 복사가 가능했다.
이론적인 수치만큼은 아니지만 이 역시 상당히 빠른 속도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E시리즈 15에 달린 USB 3.0 포트는 노트북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외부 장치로 충전이 가능하다. 이 기능을 쓰면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를 충전할 때 편리하다. 다만, 배터리 소모량은 다소 높아질 수 있으니 이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면 자체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컨트롤 센터에서 USB 충전설정 기능을 꺼주도록 하자.
전반적으로 높은 성능, 메모리 부족과 SSD 부재는 다소 아쉬워
바이오 E시리즈 15같은 15인치 급 노트북은 대개 데스크탑 대용으로 많이 쓰기 때문에 성능 역시 데스크탑 못잖은 수준이 기대되기 마련이다. 리뷰에 사용한 SVE15118FKW 모델의 경우 인텔의 최신 CPU인 3세대 코어 i7-3612QM을 갖췄으며, 노트북 GPU 중에서 중상급에 해당하는 AMD의 라데온 HD 7650M도 함께 탑재해 게임 성능도 기대가 된다. 이 정도면 일반 노트북 중에서도 상위급이며, 울트라북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다만, 메모리가 4GB로 좀 적은 편이며,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고속 저장장치인 SSD(반도체 기반 저장장치)가 아닌 일반 하드디스크(750GB)를 탑재하고 있어서 덩치가 큰 프로그램을 구동하거나 부팅 할 때 조금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SSD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대신 용량 면에서라도 이점이 있는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메모리가 적은 것은 조금 아쉽다. 요즘 메모리의 가격이 싼 편이니 별매의 4GB 정도의 메모리를 추가 장착해 총 8GB 메모리 환경을 만들 것을 권한다. 참고로 E시리즈 15는 노트북용 DDR3 규격의 메모리가 호환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블리자드사의 게임인 ‘디아블로3’를 플레이하며 성능을 가늠해봤다. 화면의 해상도는 E시리즈 15의 최대 해상도인 1,366 x 768에 맞추고 그래픽 옵션은 모두 ‘높음’으로 설정했다. 게임의 중반에 해당하는 제 3장을 20여분 정도 플레이 해보니 초당 평균 30 ~ 40프레임 정도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대개 30 프레임 정도면 원활한 수준, 60 프레임 이상이면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바이오 E시리즈 15 정도의 성능이면 디아블로3를 플레이 하는데 거의 지장이 없을 듯 하다.
무난함을 추구하는 소니의 바이오 E시리즈
바이오 E시리즈는 소니의 노트북 중에서도 ‘무난함’을 강조하는 제품군이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바이오 E시리즈 15 역시 기본적인 특성 자체는 이전의 E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등, 성능 자체는 한층 향상된 것이 사실이고 바이오 시리즈 특유의 매끈한 디자인은 변함이 없다.
울트라북으로 대표되는 경량 슬림형 노트북, 혹은 개성파 노트북이 주목 받고 있는 와중에서도 이렇게 기본기를 강조하는 제품은 심심찮게 출시된다. 그만큼 고정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 살펴본 SVE15118FKW 모델의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120만원 남짓이다. 전반적인 제품 사양을 생각해 보면 적당한 편이다.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데스크탑 대체용의 노트북이 필요하다는 소비자라면 신형 바이오 E시리즈 15를 한 번 정도 고려해 보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