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인치로 문턱 낮춘 소니 3D TV, KDL-32HX750

김영우 pengo@itdonga.com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소니(Sony)는 그야말로 ‘외계인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다. 제품의 기본적인 사양이나 디자인이 경쟁사와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우수한데다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컨셉의 아이디어 제품도 종종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각 업체들의 기술이 상향평준화 되다 보니 최소한 사양표의 수치만 봐서는 소니 제품과 타사 제품간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소니 제품을 꾸준히 구매해주는 고정팬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소니의 TV 브랜드인 브라비아(BRAVIA)는 우수한 화질을 앞세우며 아직도 AV(영상음향) 매니아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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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렇다고 해서 소니 TV가 경쟁사 제품에 비해 화질을 나타내는 수치적인 사양(해상도 등)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아니다. 때문에 사양표만 봐서는 그다지 매력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허나 실제 화질이라는 것은 직접 눈으로 봐야 평가할 수 있는 법이다. 동일한 사양에서 보다 나은 화질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제조사의 튜닝과정이 중요하며, 여기서 노하우의 차이가 드러난다. 대형 TV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던 소니코리아에서 오랜만에 내놓은 32인치 급 3D LED TV, 브라비아 KDL-32HX750(이라 32HX750)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디테일’을 살린 외형

평판 TV에서 디자인의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특히 요즘은 화면 주변의 프레임을 되도록 얇게 만드는 것이 유행이고 32HX750 역시 이 흐름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언뜻 봐서는 다른 TV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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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고광택 처리된 스탠드를 갖추고 프레임 주변에 금속 재질의 테두리를 둘러 디자인의 포인트를 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나름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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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포함된 리모컨은 요즘 소니 TV에서 널리 쓰이는 형태다. TV 외에 DVD 플레이어 등의 다른 기기를 함께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은 없지만, 감도가 좋고 버튼을 누르는 느낌도 양호해서 무난하게 쓸 수 있다.

최근의 트렌드에 걸 맞는 후면 단자 구성, 무선랜 기능도 갖춰

32HX750는 브라비아 시리즈 중에 소형에 속하지만 제법 풍부한 외부입력 단자를 갖췄다. 특히 요즘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는 HDMI가 4개 있어서 블루레이 플레이어, 비디오 게임기, 셋톱박스 등 여러 가지 AV 기기를 연결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유용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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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부분의 단자가 본체의 바닥 쪽과 옆쪽을 향하고 있어서 벽걸이 형태로 TV를 설치하고자 할 때 불편 없이 외부기기를 입력할 수 있다. 컴포지트와 컴포넌트 입력이 후면을 향하고 있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이들은 요즘 쓰임새가 줄어들고 있으니 이해 못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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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2HX750는 제조사에서 크게 강조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넷 서핑, SNS, 유튜브 등, 스마트TV에 준하는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지상파/케이블용 안테나 포트 외에 유선랜 포트를 함게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무선랜(Wi-fi)기능도 가지고 있어 유선랜을 연결할만한 환경이 아니라면 유용하게 쓸 만하다.

우수한 선명도와 색상 표현 능력에 ‘만족’

다음은 제조사에서 강조하는 화질을 체험해볼 차례다. 일단은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시청해보았다. 32HX750는 풀HD급(1080p) TV기 때문에 HD급(1080i) 해상도의 지상파 디지털 방송으로는 온전한 화질을 감상할 수 없지만, TV 자체의 화질 보정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보기에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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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HX750에는 엑스리얼리티(X-Reality)라고 하는 소니 고유의 화질 보정 엔진이 포함되어있다. 이 덕분인지 32HX750의 선명도나 색상 표현 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디지털 방송을 볼 때 종종 발생하는 MPEG 노이즈를 감소시키는 기능, 흰색을 보다 깔끔하게 표현하는 클리어 화이트 기능, 해상도가 낮은 저화질 영상을 감상할 때 발생하는 계단 현상을 감소시키는 도트 노이즈 감소 기능 등, AV매니아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화질 최적화 옵션도 다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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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주목할만한 화질 보정 기능은 모션플로우(Motionglow) XR 480Hz 기능이다. 일반적인 보급형TV는 60Hz(초당 60장)로 구동하지만 32HX750는 240Hz로 구동하는 화면 패널을 갖췄다. 이를 이용하면 4배 부드럽게 움직이는 화면을 얻을 수 있으며, 타사의 TV에서도 유사한 기능을 지원한다. 하지만 32HX750는 이를 내부적으로 증폭시켜 이를 8배(480Hz)에 상당하는 움직임 보정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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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패널이 가진 기본적인 사양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이 기능 덕분에 굉장히 부드럽게 움직이는 화면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자연 다큐멘터리나 스포츠 중계를 감상할 때 유용하다. 다만, 움직임이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영화를 감상할 때는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모션플로우 XR 480Hz 기능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하자.

PS3와의 궁합, 3D 입체 영상 출력 기능도 합격점

소니 TV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비디오 게임기, 특히 같은 회사의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시리즈와의 궁합이 좋다는 점이다. PS3와 32HX750를 HDMI로 연결하고 전원을 켜니 PS3에서 3D TV를 발견했다며 TV의 화면 크기를 설정하라는 메시지가 출력된다. 그리고 화면 해상도 역시 풀HD(1080p)로 자동 설정되며 곧장 완전한 영상과 음향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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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PS3는 3D 출력 기능을 지원하긴 하지만 일부 타사 3D TV에서는 호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PS3를 가지고 있다면 3D TV 구매 전에 해당 제품이 호환이 되는지 제조사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물론 32HX750와 같은 소니 TV라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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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입체영상과 1080p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레이싱 게임인 ‘그란투리스모 5’를 구동해 화질을 감상해보니 선명도나 색상 표현 능력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었으며, 3D 모드 역시 정상적으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32HX750와 PS3 사이의 궁합은 예상했던 대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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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3D를 지원하지 않는 콘텐츠라면 32HX750에서 지원하는 2D -> 3D 변환 모드(리모컨 조작)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물론, 이 경우에는 원래부터 3D로 수록된 영상에 비하면 입체감이 훨씬 떨어지지만 아직 3D 영상 콘텐츠가 흔치 않으니 아쉬운 대로 쓸만하다.

부가 기능면에서는 아쉬움 있어

32HX750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스마트TV에 준하는 인터넷 콘텐츠 구동 기능을 가졌다는 점이다. 앱(응용프로그램)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설치할 수는 없지만, 트위터 / 페이스북과 같은 SNS나 유튜브 인터넷 동영상 구동, 그리고 일반적인 웹 브라우징(인터넷 서핑) 기능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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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중에서 유튜브를 제외한 나머지 기능은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SNS나 웹 브라우징 기능은 전반적인 구동 속도가 느린 편이라 상당한 인내심을 요한다. 특히 문자라도 입력하려면 리모컨 방향키를 몇 번이고 눌러서 해당 메뉴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것이 상당히 번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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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2HX750는 측면의 USB 포트에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를 꽂아 해당 매체 안에 저장된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사진이나 음악 감상 기능은 나름 유용하지만 동영상 감상 기능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일단 SMI와 같은 자막 파일을 지원하지 않는데다 MKV와 같은 일부 동영상 규격이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턱 낮춘 소니 3D TV, 구매가치는?

소니 브라비아 KDL-32HX750는 소니의 제품답게 화질이나 음질 같은 TV 자체의 기본기 면에서는 그다지 흠 잡을 곳이 없다. 특히 기존에 우리나라에 출시되던 소니 TV들이 대부분 40인치 이상의 대화면 제품이라 금액적인 부담이 컸는데, 오랜만에 32인치 급으로 선보여 9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소니 TV 특유의 고화질을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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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서 언급한대로 부가 기능면에서 국내 사정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으며, 3D 입체영상을 감상하는데 필수인 3D 안경을 기본 제공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할 만하다. 특히 소니의 3D TV는 충전식 3D 안경을 사용해야 하는 ‘셔터 글래스’ 방식이다. 이 방식은 화질이 우수하지만 전용 안경의 가격(약 10만원)이 제법 만만치 않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소니 브라비아 KDL-32HX750는 기존의 소니 TV에 비해 상당히 진입 장벽을 낮췄음에도 여전히 높은 AV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흥미로운 제품이다. 그래도 부가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 혹은 AV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적은 소비자에게는 그다지 추천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만 기억해두자. TV의 성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화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이전에 소니의 TV를 만족스럽게 쓴 기억이 있다면 이 제품을 구매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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