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라노 프로세서 국내 출시, 라노가 대체 뭐야?
드디어 AMD의 새로운 노트북용 프로세서 라노(Llano, 코드명)가 국내에 선보인다. 이번 AMD 라노 프로세서의 핵심적인 특징은 프로세서 안에 흔히 말하는 그래픽 카드(GPU) 기능이 담겨 있다는 것. 한마디로 과거 메인보드에 칩셋 형태로 탑재되었던 내장 그래픽이 프로세서 안에 코어 형태로 같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AMD는 이를 가리켜 퓨전(Fusion)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라고 부르고 있다(CPU+GPU=APU라고 이해하도록 하자).
특히, AMD 라노 APU의 그래픽 성능은 기존 내장 그래픽 칩셋 성능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기에 기대가 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내장 그래픽 성능은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외장 그래픽 성능보다 3D 성능이 많이 낮아 사용자들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이번 AMD 라노 APU의 내장 그래픽 성능은 정식 출시 발표 이전부터 국내외 매체를 통해 3D 온라인 게임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되었다고 밝혀져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AMD가 선보이는 라노 APU
AMD 라노 APU는 A 시리즈와 E 시리즈, C 시리즈로 제품으로 나뉘어 출시된다. 각 제품군은 일반 노트북, 울트라씬, 넷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세가지 시리즈 제품 중 라노의 핵심은 일반 노트북 제품으로 출시된 A 시리즈다. 지난해 선보였던 코드명 브라조스 APU를 통해 이미 E 시리즈와 C 시리즈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한가지 차이점이라면 기존 APU E, C 시리즈 제품은 45nm 제조 공정이지만, 라노 APU A, E, C 시리즈는 32nm 제조 공정으로 제작된다). 당시 E, C 시리즈 제품은 경쟁사의 넷북 제품과 비교해 높은 그래픽 성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A시리즈 APU는 크게 ‘A8’, ‘A6’, ‘A4’로 나뉘어 출시되는데,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엇이든 단순화하면 빠른 법
AMD 라노 APU의 특징은 쿼드 코어(4개의 코어) 또는 듀얼 코어(2개의 코어) CPU 탑재(코어당 1MB L2 캐시 메모리),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는 라데온 그래픽 코어 탑재, 3세대 UVD(Unified Video Decoder, 통합 비디오 디코더, AMD에 통합된 ATI에서 개발한 영상 디코딩 기술) 지원, 블루레이(Blu-ray) 3D 지원, DDR3 듀얼 채널 메모리 지원 등이다. 또한 AMD 퓨전 콘트롤러 허브(Controller Hub, I/O)를 통해 USB 3.0, SATA 6Gbit/s 등도 지원한다. 특히, AMD 라노 APU에는 CPU와 그래픽 코어, 메모리 콘트롤러 등이 하나의 칩 안에 모두 들어가 유기적으로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이전보다 성능이 더욱 향상되었다.
간단히 말해 기존에는 떨어져 있던 여러 부품(CPU, GPU, I/O 등)을 하나로 묶어 통합 프로세서로 제작해 복잡한 절차를 단순화한 것. 어떤 제품이든 복잡한 단계를 하나로 단순화시키면 보다 빠르게 절차를 처리할 수 있고, 관리/제어하기도 편리해지는 법이다.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
노트북을 조금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제어 기술도 탑재되었다. AMD 라노 APU 안에 탑재된 CPU, UVD, GPU의 전력을 상황에 따라(간단한 인터넷 검색, 고사양 3D 온라인 게임 실행 등) 제어해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즉, 해당 부품의 성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력을 제어해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래는 상황에 따라 라노 APU 안에 탑재된 CPU, UVD, GPU의 전력이 제어된 사진이다.
보다 향상된 터보 코어 기술
AMD 라노는 CPU의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터보 코어 2세대 기술도 탑재했다. 이는 인텔의 ‘터보 부스트’ 기술과 유사한 기능으로 CPU의 성능이 더 필요한 작업을 할 때 자동으로 동작 클럭을 올려주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오버 클럭을 하는 것과 개념은 같지만, AMD 터보 코어는 이를 적절한 수준까지 자동으로 제어해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터보 코어 기술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기존 AMD 터보 코어 기술은 각각의 코어를 하나씩 제어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데스크탑용 프로세서인 6코어 1090T의 경우, 3개의 코어를 한꺼번에 제어해야만 했다. 동영상 인코딩/디코딩, 파일 압축/해제와 같은 멀티 코어 작업 시에는 6개의 코어가 작동하지만, 멀티 코어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3개의 코어에서 전력을 차단, 나머지 3개의 코어에 전력을 높여 동작 클럭을 높였다. 이렇듯 개별적인 코어의 제어는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AMD 라노 APU에 탑재된 터보 코어 2세대 기술은 각각의 코어를 하나씩 제어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아래 그래프처럼 각 상황에 따라 1개~4개의 코어가 유기적으로 동작해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막는 것. 이로 인해 노트북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터보 코어 2세대 기술에는 한가지 더 추가된 기능이 있는데, GPU 제어 기술이다. 아래 그림처럼 CPU에 많은 성능이 필요할 때는 GPU가 Idle(유휴상태 또는 대기 상태) 상태로 들어가 CPU의 성능을 더 높이고, GPU의 성능이 필요할 때는 원래대로 복귀된다. 이 역시 사용하는 데 성능상 불편함 없이, 노트북 사용 시간을 늘리는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 AMD가 선보인 라노 프로세서의 가장 큰 특징은 외장 그래픽 카드가 없어도 3D 온라인 게임이 가능한 높은 내장 그래픽 성능과 최대 쿼드 코어를 탑재한 CPU 성능,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제어 관리 기술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저렴한 가격도 강점이다. 전통적으로 AMD 플랫폼 탑재 노트북은 가격이 낮아 구매 부담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오는 2011년 하반기부터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본격 경쟁에 나설 AMD의 올 한해 성적표가 궁금해지는 바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