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아한글’, 국산토종 워드 프로세서의 명성 되찾을까
컴퓨터에서 ‘워드 프로세서’는 일반적으로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말한다. 또한 문서 종류(일반 문서, 프리젠테이션 문서, 수치계산 문서 등)에 따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각각 다르다. 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게 ‘오피스’ 제품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의 ‘오피스’ 제품군이 대표적인데, 현재 시장 점유율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이 월등히 앞서 있다.
[보도기사] 한글과컴퓨터(대표 김영익, 이하 한컴)는 자사 오피스 제품의 새 버전인 ‘한컴오피스 2010’을 3월 3일 정식 출시한다.
이찬진 사장(현 드림위즈 대표)이 1990년 설립한 ‘한글과컴퓨터’는 ‘아래아한글’이라는 워드 프로그램 하나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벤처의 첫 번째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워드, 엑셀, 파워포인트)가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점유할 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유도 이 ‘아래아한글’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불법복제와 폐쇄적인 개발방식, 방만한 기업경영 등으로 인해 몇 차례 경영난을 겪은 후 지난 2009년 TG삼보컴퓨터의 모기업인 ㈜셀런에 인수됐다.
이번에 출시하는 한컴오피스 2010은 이전 2007 버전에 이은 통합형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표준문서 지원 호환성이 강화됐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대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기사] ‘한컴오피스 2010’은 ‘한컴오피스 한글’을 비롯, ‘한컴오피스 한셀’, ‘한컴오피스 한쇼’, 여기에 ‘한컴사전’ 및 ‘한컴타자’를 포함한 오피스 풀 패키지로 출시된다. 또한 가정용 버전인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도 함께 출시된다.
한컴오피스 2010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 해당하는 ‘한컴오피스 한글’, 엑셀에 해당하는 ‘한셀’, 파워포인트에 해당하는 ‘한쇼’ 등의 기본 프로그램과 기존의 ‘한컴사전’과 ‘한컴타자’ 등의 보조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 홈 에디션은 오피스 프로그램 풀 패키지면서 가격이 3만 원대로 책정돼 경쟁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기사] 한컴은 오픈베타(공식사이트: obt.haansoft.com)의 고객 의견들을 적극 반영시켜 최종 버전을 선보이게 됐다. 사용자 관점에서 편의성을 높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축 및 국제표준 문서지원의 호환성 강화라는 주요 특장점으로 ‘한컴오피스 2010’은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개인정보 암호화 기능 및 블로그 올리기 기능, 새로운 글꼴 지원 등 차별화된 기능 등이 장점이다.
사실 그동안 아래아한글이 외면받았던 주된 이유는 사용자 편의성도, 인터페이스도 아닌 ‘문서 호환성’ 때문이었다. 아래아한글로 작성한 문서(hwp 파일)를 다른 워드 프로그램으로는 정상적으로 열기 어려웠다(비공개 코드로 작성되어 다른 프로그램에서 hwp 파일을 열도록 조치할 수 없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래아한글 전용뷰어’를 배포했지만 수정/편집이 불가능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뿐만 아니라 본문 내용을 발췌하는 데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국내 관공서/학교 등지에서 (의무) 사용하는 지금의 수준으로 추락하게 됐다.
참고로 블로그 올리기 기능이나 새로운 글꼴 지원 등은 사실 한컴오피스만의 특징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서는 이전부터 활용할 수 있었고, 특히 블로그 올리기 기능만을 위한 ‘라이브 라이터’도 이미 무료 배포되고 있다.
[보도기사] 한컴 김영익 대표는 “두 차례의 클로즈베타와 한컴오피스 최초의 오픈베타를 진행하면서, 사용자들의 평가와 의견을 ‘한컴오피스 2010’에 적극 반영시켰다”라며, “한컴이 오피스 전문기업의 경쟁력을 갖춰나가기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합리적인 오피스 제안이니만큼,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진작에 개선했다면, 지금처럼 국내 오피스 시장을 외산 소프트웨어가 잠식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다만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가격이다. 기업용 에디션도 335,500원(부가세 포함)으로 경쟁 제품에 비해 저렴하며(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2007 스탠다드 다운로드 방식: 479,000원. 2010년 3월 현재), 가정용 에디션도 다운로드 방식으로 구매하면 34,650원(부가세 포함)으로 경쟁 제품 80,000원(다운로드 방식)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다.
이 밖에 개인은 2개월간, 기업은 최장 6개월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체험판을 제공하고 있다. 모쪼록 새 버전을 토대로 국산 토종 소프트웨어의 약진을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