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경쟁 돌입한 '네이버웍스와 카카오워크', 차별화된 특징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미국의 경제지 포춘(Fortune)이 발표한 '팀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 점유율 및 코로나 19 영향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협업툴 시장 규모는 2019년에 134억 4천만 달러였지만, 매년 13.2%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해 2027년에는 약 357억 천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성장 배경을 중국과 인도,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로 손꼽았다. 해당 국가들은 지금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비중이 높은데, 코로나 19를 계기로 팀 회의와 업무의 효율화 방안으로 협업 툴을 도입하고 있다. 지금의 성장세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 위주지만, 매년 자연스럽게 스타트업과 중소기업까지 그 범위가 확산하면서 협업 툴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협업툴 시장 규모를 약 3,000~5,0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작년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NHN, KT 등 국내 대형 IT 기업들이 글로벌 협업툴 시장 흐름에 편승하면서 우리나라 협업툴 시장의 성장세도 탄력을 받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안드로이드 OS의 협업 툴 업종 앱 사용자 현황은 481만 명으로 나타났고,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31%나 성장한 결과다. 협업 툴 시장 자체는 2010년 스마트폰 보급을 전후로 시작되었지만, 코로나 19가 폭발적인 성장을 촉진한 것이다.
어떤 기능을 앞세워 일반 메신저 사용자들이 협업 툴로 옮겨오게 되었는지, 국내 협업툴 시장의 대형 플레이어인 네이버의 네이버웍스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워크를 통해 국내 협업툴 시장의 분위기를 짚어본다.
생산성과 효율성의 네이버웍스, 활용도는?
네이버웍스는 2013년 출범한 ‘라인웍스’의 브랜드 명칭을 잇고 있는 협업 툴로, 현재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운영하고 있다. 후지 키메라 종합 연구소 집계 기준으로 일본 유료 업무용 메신저 점유율 4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메신저 기능인 ‘네이버웍스’와 기업 정보 및 관리 시스템인 ‘워크플레이스’, 파일 공유 특화 서비스 ‘워크박스’를 하나로 통합한 네이버 클라우드 포 스마트 워크(NAVER Cloud for SMARTWORK’ 버티컬 솔루션을 구성해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웍스는 일반 메신저와 마찬가지로 1:1 혹은 그룹 대화 방식으로 진행되며, 유료 사용자 기준 구성원 수가 무제한이다. 네이버웍스와 라인 간의 외부 메신저 대화를 지원하므로 외부 기관과 협업하더라도 대화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국민 대다수에게 친숙한 네이버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협업 툴이라 네이버 메일과 캘린더, 드라이브, 주소(외부연락처), 설문, 광학문자인식(OCR) 기반 명함 인식, 파파고 통번역 등을 함께 지원하고, 그룹 대화방 생성이나 게시판, 할일 지정 등을 활용해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돕는다. 네이버웍스를 통해 주고받은 메일과 메시지는 최대 10년 간 보관 가능한 아카이빙 지원으로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네이버웍스와 워크플레이스에 바로 대입되어있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도 눈에 띈다. 네이버웍스에 포함된 광학문자인식 기능은 명함과 영수증을 카메라로 스캔하면 곧바로 주소록의 연락처 정보가 기입되거나, 비용 정산을 입력할 필요 없이 곧바로 워크플레이스의 영수증 정산이 자동 추가된다. 네이버의 ‘파파고’를 기반으로 하는 AI 통번역 서비스도 상대방이 외국어로 대화를 걸었을 때 실시간으로 통역해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인공지능 봇 API 기술은 한발 더 나아가 메신저 기능 자체에서 대화 형식으로 인사, 마케팅, 영업 등 사내/외부 솔루션과 연동할 수 있다. 봇 기능은 사전에 제공되는 기본 샘플을 통해 바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으며, 네이버 디벨로퍼(NAVER Developers)를 통해 보다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화상회의 기능에 중요한 영상 통화와 화면 공유, 음성 메시지 기능은 라이트 요금제부터 프리미엄까지 모두 200명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FHD(1,920x1,080) 해상도를 기본 지원한다. 보낸 메시지도 설정에 따라 최대 24시간 이내면 회수할 수 있고, PC나 모바일앱은 물론, PC웹 버전을 활용해 어떤 장치에서든 메신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저장 공간은 월 3,000원인 라이트 요금제가 공용 용량 100GB, 월 6,000원인 베이직 요금제가 공용 용량 1TB, 10,000원인 프리미엄이 공용 용량 10TB로 넉넉하게 제공된다. 베이직부터는 1인당 30GB의 메일 및 드라이브 공간이 제공되고, 프리미엄부터 무제한 메일 용량과 1인당 TB의 공간이 제공된다. 특히 메신저에서 건당 최대 2GB의 전송을 지원해 영상 편집이나 대규모 용량을 활용하는 경우라도 충분히 대응한다.
도구는 준비되었다. 활용 가치는 당신의 몫
네이버웍스의 워크플레이스는 다른 협업 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네이버웍스만의 장점이다. 워크플레이스는 네이버가 만든 기업 정보 시스템으로, 기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있다. 주요 기능은 부재 관리나 경비 지급 등을 위한 업무 공유와 인사 및 조직 개편, 증명서 발급 등을 위한 조직도 기반의 인사 관리, 개인별 스케줄에 맞는 근태 관리는 물론, 업무 공유와 연동돼 자동 처리되는 실시간 자금 흐름 및 회계 관리, 법인카드 거래 내역 자동 스크래핑이 포함된다. 여기에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번체) 등 다국어를 지원하고, 그룹사간 기업 정보를 연동할 수 있어서 중소기업은 물론, 더 큰 규모의 기업도 워크플레이스로 사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향후에는 자원 예약과 채용, 급여, 고정 자산, 영업 등 더 많은 기능으로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워크박스는 모바일, PC, 웹 브라우저로 접속해 파일을 저장 및 공유하는 클라우드 저장 공간 서비스다. 네이버의 기본 보안은 물론, 업로드할 수 있는 파일의 확장자를 미리 제한해 안전한 파일만 공유할 수 있다던가, 접근 차단 국가를 설정해 해외 침입을 방지할 수 있다. 아울러 접근 가능한 IP 대역을 설정해 허용된 장소에서만 쓸 수 있게 하는 기능, 네이버웍스가 연결된 장치가 분실되었을 때 디바이스 정보를 통제해 기업 정보를 보호하는 기능 등 실질적으로 보안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도 포함돼있다.
'편리함' 앞세운 카카오워크의 주요 특징
카카오워크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2020년 9월 출시한 협업 툴이다. 카카오워크는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 익숙한 사용성 & 기업용 메신저의 전문성 △ 메신저 기반 종합 업무 플랫폼 실현 △ AI와 검색 기능과의 조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메신저 서비스로 시작한 ‘카카오톡’의 업무용 버전이라 할 수 있어서 진입 장벽이 낮고 사용 방법이 간편한 게 특징이다. 실제 인터페이스도 카카오톡과 비슷하게 1:1 대화 형식을 활용하며, 카카오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지금의 카카오톡과의 차이점, 그리고 업무용 협업 툴로서의 기능은 어떨까. 카카오워크에는 메신저 기반으로 앱 개발 환경으로 확장이 가능한 구조다. 앱으로 활용하는 영업 고객 관리, 제조 공정·설비 관리, 온라인 매출 관리, 주문/배송 관리 등을 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메신저 앱 내부에서 쓸 수 있는 커스텀 앱 제작 환경, 무한대로 형성 가능한 메시지 포맷 등을 응용해 기업 맞춤형 카카오워크 메신저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기업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근태관리 기능과 전자결재, 사내 주소록 기능은 기본 제공되고, SAP의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플랫폼(BTP)’을 카카오워크와 연동돼 모바일로도 전자결재 시스템을 쓸 수 있다. 구글 드라이브와 캘린더도 기본 연동된다. 개발 역량이 있다는 전제로 놓고 보면 기존의 카카오톡 메신저와 비슷하게 쓰면서 업무용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게 카카오톡과의 큰 차이다.
구체적인 활용 면에서는 1:1 혹은 그룹 대화에서 업무를 목표로 대화를 진행한다. 대화방에서는 할 일 추가와 공지 사항 안내, 안 읽은 멤버 확인 등을 통해 업무 지시부터 업무 공유 등을 진행할 수 있다. 특정 사용자나 전체를 지정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새로운 사용자를 초대했을 때 이전에 대화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간단하게 인수인계할 수 있다. 대화 내용은 메시지, 파일, 채팅방이 한 번에 검색되고, 멤버나 채팅방, 기간 등의 검색 옵션을 적용해 특정 대화 내용을 검색할 수 있다.
편의성은 좋고 진입 장벽은 낮아, 고도화된 작업은 글쎄
아울러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인만큼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PC로도 활용할 수 있고, 모든 내용은 카카오의 기업용 종단 간 암호화 데이터 보안 시스템인 카카오워크 E3로 보안 처리된다. 하지만 서비스가 확장하는 추세인데다가, 카카오톡과 비슷한 활용도를 추구하고 있어서 업무용으로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일단 무료 이용 시 공용 5GB의 저장 공간이 제공되고, 1인당 월 6,500원인 스탠더드부터 1인당 10GB의 용량이 제공된다. 9,900원인 프리미엄은 20GB, 15,900원인 엔터프라이즈는 1TB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메신저 대화로 주고받을 수 있는 용량에 300MB 제한이 있어 영상 편집이나 데이터 등을 다루는 환경에서는 제약이 크다. 보낸 메시지 회수도 5분 이내에만 가능하고, 카카오톡같은 외부 메신저와도 연동되지 않는다. 외부 기능과 협업할 경우에는 별도로 워크스페이스를 개설해서 소통한다. 인공지능 기술 ‘캐스퍼’도 아직 인식할 수 있는 대화의 폭이 좁아서 업무에 적용하기엔 미흡하다. 최근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대답하고, 복잡한 키워드가 나오면 대답을 회피한다. 어떤 문장으로 명령해야할지에 대한 설명도 미흡하다.
사무나 업무 공유 용도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협업 툴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역으로 데이터 이용량이 많고 복잡한 업무 환경에서는 카카오워크 특유의 손쉬운 활용이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익숙함의 '카카오워크' VS 효율성의 '네이버웍스'
협업 툴은 디지털 시대의 협업 도구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상황에서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지만 기업과 부서, 작업 종류나 환경, 구성원에 따라 업무 분위기가 다르므로 정답은 없다. 협업툴 제조사의 규모나 브랜드 가치가 아니라 어떤 협업 툴이 업무와 잘 맞을지를 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카카오워크는 간편한 사용과 손쉬운 활용이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구성원이 폭넓은 환경과 업무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에 좋다. 다만 저장 공간이 부족하고, 외부 메신저와 바로 연동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네이버웍스는 다재다능한 연장 가방같다는 느낌이다. 기본 제공되는 기능이 많은데다가, 네이버 이메일 및 라인 메신저와 비슷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되어있어 많은 기능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기업 정보 시스템인 네이버 워크플레이스와 넉넉한 저장공간의 워크박스는 네이버웍스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앞으로의 디지털 업무 환경은 협업 툴을 활용한 작업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협업 툴을 선택하기 위한 과정에 있다면 하나의 협업 툴을 우선 사항으로 놓기 보다는 여러 협업 툴을 모두 활용해보면서 실무에 대입해볼 필요가 있음을 잊지 말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