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어벤션 한경식 대표, “해외에 기댄 소재산업 시장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첨단 연구소재 국산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설립한 ㈜어벤션은 기초소재 전문 제작업체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지난 2년간의 노력 끝에 OLED 봉지재 주요 소재인 나노 물질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어벤션은 양산 테스트를 거쳐 최근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에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일본 소재기업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어벤션 한경식 대표 이야기를 전한다.
한경식 대표는 10여 년간 ‘TSP(터치스크린 패널)’와 반도체 관련 기술 영업을 담당한 전문가였다. 실제로 그는 “어벤션을 설립한 2015년만 해도 국내에는 다품종 소량으로 실험재료를 공급하는 회사가 전무했다”라고 말한다. 국내에 공급체계를 갖추지 못한 탓에 대기업 개발팀, 연구소 등에서 실험재료를 구매하기 위해 일본이나 유럽 등 해외 공급사에 의존해야 했다. 어벤션 한경식 대표(이하 한 대표)는 국내 소재 수급 환경을 개선하고 첨단 소재의 기술 자립을 키우기 위해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연구소재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어벤션
IT동아: 우리나라는 소재기업이 자생력을 갖추기 쉽지 않은 구조로 알고 있다. 기업을 유지하고 성장하는데 있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한 대표: 적은 매출로 기업을 운영해야 했던 초기 1년여의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 당시에는 대기업에서 영업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견기업과 대기업만 찾아다녔는데, 늘어나는 샘플 제작 비용과 기약 없는 기다림만 이어질 뿐, 별 소득이 없었다. 그만큼 어려움은 늘어났고(웃음). 그러던 차에 창업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도와주었던 아내 조언에 따라 대학교, 연구소, 중소기업 등을 새로운 타겟으로 삼고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반년 후부터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품질과 납기, 빠른 대응이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IT동아: 어벤션이 기초소재 공급업체로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한 대표: 국내 R&D 투자 및 집행 규모는 약 90조 원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인구 1,000명당 연구원 비율도 이스라엘 다음인 세계 2위다. 시장 규모로만 보면,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 모든 연구 활동의 근간이 되는 시약과 기초 실험 소재 대부분을 외국산 제품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적으로도 기초소재 분야의 자립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벤션을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벤션은 20만여 종 이상의 실험 재료를 보유하고 운용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최근 OLED 소재를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 분석, 화학, 생명, 재료 등 과학 전 분야에 걸친 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크게 금속사업부와 시약사업부 두 개 부문에서 이를 담당 중이다.
금속사업부는 나노분말과 탄소나노튜브, 고순도 금속, 합금재료 등을 개발하고 가공하며, 시약사업부는 분석시약, 합성시약, 식물추출물, 유무기 화합물 등을 개발하고 생산한다. 어벤션의 모든 제품은 높은 품질관리 수준 하에 제작, 관리해 생산 차수별로 성적서를 발행한다. 이러한 품질관리 노하우와 노력이 당사를 ‘기초소재 전문 공급기업’의로서 입지를 굳힌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자체 연구소와 생산 공장을 확보하고, 고객 제작의뢰부터 개발, 생산, 납품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원스탑으로 제공하고 있다. 실험소재를 사용하는 연구원들이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 ‘제품 품질’과 ‘납기 지연’이다. 이 부분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소재를 필요로 하는 국내 기업들이 일본, 유럽 제품에 대한 의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당사는 원스탑 솔루션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고, 고객별 전담 매니저 제도를 운영해 고객과 신뢰를 쌓고 있다.
해외에 기댄 소재 사업을 바꾸고 싶습니다
IT동아: 인천테크노파크 창업기업인데 어떠한 도움을 받았는지, 그리고 어벤션의 향후 사업 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한 대표: 인천테크노파크의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을 안정화시키고,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받았다. 특히, 스타트업은 기업 홍보에 어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부분에서 도움이 컸다. 앞서 언급했지만, 국내 소재사업의 현실은 대부분 외국산 제품에 의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에서도 연구원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소재 공급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어벤션’이 그 1호 기업이 되고자 한다. ‘최고의 실험 재료 공급 업체로서 국내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거창하지만, 이 목표를 향해 기업경쟁력과 기술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이노비즈(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메인비즈(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소재부품장비 전문 기업’ 등을 인증받았으며, 3건 이상의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또한, 바이오사업부를 올해초 창설해 항체와 단백질, 식물추출물 등도 취급하며, 가시적인 매출 성과도 서서히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과학 전 분야(금속, 시약, 바이오)에 걸친 관련 업계 요구에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과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연내 2,000평 규모의 물류창고를 국내에 추가로 확보해 늘어나는 수요에 빠른 납기로 대응할 예정이다.
IT동아: 기업경쟁력을 높이는데 ‘맨파워’도 중요하다. 어벤션의 인재상은 무엇인지.
한 대표: 어벤션은 창업 6년차를 맞이한 벤처기업이다. 그래서일까. 구성원 대부분이 20, 30대로 젊다. 젊은 기업이다(웃음). 이들의 열정과 능력은 여타 글로벌 기업과 견주어도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어벤션도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어벤션은 구성원 모두와 ‘기업의 목표와 방향’을 공유하고 성과와 가치를 나눌 계획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실험재료 공급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