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폭락, 그래픽카드 값은 언제 떨어지나?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난달 8000만원대에 달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근에는 4000만원대로 폭락했다. 이러한 흐름은 이더리움, 리플, 도지코인 등 이른바 ‘알트코인’으로 불리는 다른 암호화폐(가상화폐)도 마찬가지다. 이는 암호화폐 붐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비트코인 매각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점, 그리고 21일에는 중국 류허 부총리가 암호화폐의 채굴과 거래를 단속할 것이라고 발표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의 폭락과 더불어 PC 부품 시장의 안정화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생성)을 위해서는 높은 연산능력을 갖춘 부품이 필요하다. 특히 암호화폐 채굴능력이 좋다는 그래픽카드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엔비디아 지포스, AMD 라데온 시리즈를 비롯한 그래픽카드의 거래가는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현지 출고가 499달러(약 57만원)인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그래픽카드가 국내 시장에서 150~200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이와 더불어 저장장치 기반의 암호화폐(Chia)도 등장하면서 고용량 SSD 및 HDD까지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이러한 암호화폐 붐 때문에 가장 곤혹을 겪은 건 PC를 구매하려면 소비자들, 특히 게이머들이다. 최신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고사양 부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내고 PC 부품을 구매하거나 완성품 상태로 판매되는 게이밍 PC를 선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몇몇 게이머의 경우는 아예 PC 게이밍을 포기하고 플레이스테이션5나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와 같은 콘솔 게임기 사용자로 ‘전향’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최신 게임기들 역시 물량이 넉넉하지는 않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용 부담은 크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암호화폐의 폭락장은 PC 게이머들에게는 오히려 희소식일 수도 있다. 암호화폐 붐이 사그라지면 채굴용 PC 부품의 ‘싹쓸이’ 움직임도 한풀 꺾여 정상적인 시장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5월 22일 현재,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PC 부품 소매점들의 분위기는 잠잠하다. 한껏 올라간 그래픽카드의 값도 아직은 요지부동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PC 부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폭락했다는 뉴스를 보긴 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사태를 관망하는 소비자가 많은 지, 그래픽카드 거래량이 좀 줄긴 했다”라며 “암호화폐 값은 워낙 오르내림이 잦기 때문에 몇 주 정도는 지나 봐야 PC 부품 시장의 움직임이 표면화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