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헷갈리는 미니LED, 마이크로LED…차이점은?
[IT동아 권택경 기자] 최근 TV 업계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먼저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네오 QLED’ 제품을 선보였고, LG전자는 오는 6월 ‘QNED’ 제품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말에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을 접하고 있자면 어쩐지 머리가 아파진다. 네오 QLED, QNED, 마이크로LED… 생소한 단어들 때문에 무슨 특징이 있는지 더 알기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들은 기존 LCD나 OLED와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네오 QLED? QNED? 미니LED 적용한 LCD
삼성전자의 네오 QLED와 LG전자의 QNED는 미니LED 기술을 적용한 LCD라는 점에서 같다. 제조사별로 이름이 다른 건 마케팅적으로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
LCD 패널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어서 조명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형광등과 유사한 CCFL이란 걸 사용했지만 2010년대 이후 대부분 LED 조명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미니LED는 이 백라이트를 구성하는 LED를 기존보다 훨씬 작게 만든 걸 말한다. 기존 LCD는 LED 개수가 수백 개에서 수천 개였지만 미니LED를 적용하면 수천 개에서 수만 개로 늘릴 수 있다.
더 작은 LED 광원을 더 촘촘하게, 더 많이 넣었기 때문에 밝기를 표현하는 능력도 더 뛰어나다. 화면을 구역별로 나눠서 밝기를 조절하는 ‘로컬 디밍’ 성능도 더 높아지기 때문에 명암비도 개선할 수 있다.
마이크로LED, 기존 OLED 단점 보완한 디스플레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어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와 달리 마이크로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그런 점에서 OLED와 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LED와 OLED에는 아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기물을 이용하는 반면, 마이크로LED는 무기물 기반이다.
OLED는 유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구성 문제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변질하거나 부패하는 유기물처럼 OLED도 빛과 열에 약해 갈수록 성능이 떨어졌다. 특히 빛 삼원색을 구성하는 소자 중 청색을 담당하는 소자가 수명이 짧아서 번인(열화) 현상 주범으로 꼽혔다.
반면 마이크로LED는 무기물 기반이기 때문에 이런 내구성 문제가 대폭 개선됐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OLED보다 휘도, 즉 밝기도 더 뛰어나다. 그러면서도 OLED처럼 사용하지 않는 소자는 끌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기존 OLED 장점을 대부분 지닌 채,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주로 대형 전광판에서 사용됐지만 삼성전자가 이번에 처음으로 소비자용 TV에 적용해 출시했다. 삼성전자 측은 “기존 디스플레이 한계 극복한 궁극의 디스플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이크로LED라는 이름처럼 LED를 아주 작게 만들어서 촘촘히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제품 소형화가 어렵고, 해상도를 높이는 것도 쉽지 않다. OLED나 LCD는 8K 해상도를 지닌 제품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마이크로LED TV가 110인치라는 덩치에 맞지 않게 4K 해상도에 그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OLED와 달리 접는 게 불가능해 커브드나 롤러블 등의 제품을 만들 수 없어 평판 디스플레이에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생산 난이도가 높아, 비용이 많이 드니 가격도 매우 비싸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이 나왔다고는 하나, 가격을 보면 일반 소비자용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삼성전자의 110인치 제품 기준으로 출고가가 무려 1억 7,000만 원에 달한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