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체 설계한 M1 칩셋 기반의 '아이패드 프로, 아이맥' 출시
[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이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맥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애플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앞서 애플은 ‘Spring Loaded’라는 문장과 펜을 굴려 만든 애플 로고를 포함한 미디어 초청장을 보냈는데, 이 문구의 ‘Spring’이 봄을 의미하기는 단어긴 하지만 용수철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어 새로운 형태의 애플 펜슬이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실제 행사에서는 애플 펜슬이 아닌 애플 실리콘 기반의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맥이 공개됐다.
팀쿡 애플 CEO는 “우리는 최근 발표에서 앞으로 2년간 진행할 애플 실리콘의 전환을 알린 바 있다”라면서 “M1칩은 모든 맥을 완전히 다른 수준의 제품으로 변신시켰으며, 단순히 업그레이드가 아닌 한계를 돌파했다. 우리의 맥 비즈니스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M1 제품이 그 엄청난 성장에 주력이 됐다. M1이 맥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또 다른 걸음을 디딜 준비를 한다”라며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됐다.
M1 기반으로 재설계된 24인치 아이맥
아이맥은 애플의 일체형 데스크톱 시리즈로, 오랫동안 매킨토시의 간판 모델로 활약해왔다. 그간 아이맥은 인텔 CPU와 AMD 그래픽 카드가 조합돼왔는데, 이번에 공개된 아이맥부터는 애플 M1 기반으로 전환됐다. 새롭게 설계된 아이맥은 블루, 그린, 핑크, 실버, 옐로, 오렌지, 퍼플까지 7개 색상으로 출시되며, 두께는 11.5mm에 불과하다. 기존 시스템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큰 방열 시스템이 들어갔지만, M1 칩은 이보다 메인보드(로직보드)가 작고, 발열도 적기 때문이다. M1 칩의 탑재로 Xcode나 라이트룸, 아이무비(iMovie) 등에서 기존 21.5인치 아이맥보다 85% 빠르게 동작하고, 그래픽 성능은 이전 모델보다 최대 2배 이상 빠르게 동작한다.
디스플레이는 24형 4.5K(4,480x2,520) 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최대 500니트 밝기와 P3 색영역을 지원한다. 그러면서도 테두리는 줄여 실제 크기는 이전 세대의 21.5인치 아이맥과 비슷할 정도다. 카메라는 M1 ISP를 갖춘 1080p 페이스타임 HD 카메라로 업데이트됐으며, 3개의 레이어를 사용한 빔포밍 마이크와 총 4개의 포스 캔슬링 우퍼와 2개의 트위터가 조합된 스피커로 사운드 기능도 크게 강화했다.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2개의 USB-C 3.1 gen2 단자와 2개의 썬더볼트/USB 4 포트가 적용된다. 썬더볼트 포트는 디스플레이 포트를 지원해 최대 6K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연결할 수 있으며, 최대 40Gbps 속도를 지원해 장치 연결성이 확장됐다. 또한 전원 단자가 자성으로 부착되는 형식으로 바뀌어 단선에도 안전해졌고, 랜 포트도 전원 단자의 어댑터로 이동해 기기 자체의 외관이 더욱 강조된다. 이외에도 최초로 터치 ID를 지원하는 매직 키보드와 알루미늄 동체가 적용된 신형 매직 마우스, 아이맥 색상에 맞춘 트랙패드가 함께 출시된다.
새로운 아이맥 중 8코어 CPU에 7코어 GPU가 적용된 256GB SSD 및 8GB 메모리가 적용된 4가지 색상 제품은 160만 원대 후반, 8코어 GPU 및 GPU에 256GB 이상 SSD 및 8GB가 적용된 7가지 색상 제품이 190만 원에서 220만 원대로 구성된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이패드에 M1 탑재
아이패드 프로는 지금까지 아이폰용 AP의 고성능 버전이 탑재돼왔지만, 이번에는 아예 애플 M1 칩이 그대로 적용됐다. 성능 측면에서 애플 맥북이나 아이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라서 태블릿보다는 노트북에 가까운 수준이 됐다. 아이패드 프로는 1세대 아이패드와 비교해 CPU 성능은 75배나 빠르고, 그래픽 성능은 1,500배나 진보할 정도다. 저장 공간은 128GB에서 2TB까지 나뉘며, 11형 및 12.9형 와이파이 모델과 와이파이 및 5G 셀룰러 모드가 각각 출시된다. 5G 셀룰러 모드는 밀리미터 파를 지원해 조건이 맞을 시 초당 4G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한다.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성능도 큰 폭으로 바뀌었다. 12.9형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의 고성능 디스플레이인 XDR과 동일한 수준의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12.9형의 디스플레이는 2,596개의 풀 어레이 로컬 디밍 존을 갖춘 백라이팅 시스템이 적용된 미니 LED가 탑재되며, 최대 1,000니트의 전체 화면 밝기와 최대 1,600니트의 HDR 밝기, 1,000,000:1의 명암비를 지원한다. 1만 개의 미니 LED를 기반으로 하므로 OLED와 달리 번인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도 뛰어난 배터리 효율과 높은 밝기를 동시에 실현한다. 11형 디스플레이는 최대 600니트까지 지원하는 IPS 패널 기반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외부 입력 및 주변 장치의 성능도 향상됐다. USB-C 단자는 40Gbps급의 썬더볼트/USB 4 단자로 업그레이드돼 최대 6K 디스플레이를 연결할 수 있으며, 썬더볼트 기반의 초고속 저장장치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카메라는 1,200만 화소 f/1.8 광각 카메라와 1,000만 화소 f/2.4 초광각 카메라, 라이다(LiDAR) 스캐너가 적용된다. 라이다 스캐너는 아이패드 프로 4부터 등장한 ‘거리측정’ 장치로, 카메라 성능 향상부터 증강 현실 구현, 설계 및 3D 렌더링 등 다양한 방면에 사용된다. 전면 카메라도 심도 제어 기능을 지원하는 1,200만 화소 f/2.4 초광각 카메라가 적용되며, 1080p HD 페이스타임 기능을 활용하거나 인물을 추적하며 촬영하는 센터 스테이지 기능이 구현된다.
마이크는 오디오 녹음을 위한 5개의 스튜디오급 마이크가 적용되며, 4개의 스피커로 음량을 확보한다. 애플 펜슬은 영어와 중국어에 이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의 손글씨 입력 기능을 지원하고, 어느 입력창에 써도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다. 기대를 모았던 애플 펜슬 자체는 변화가 없으며, 한글 필기 기능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 M1칩을 통해 다시금 ‘아이패드 프로’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아이패드 프로 5세대 제품은 11형 제품이 99만 원대, 12.9형이 137만 원대부터 시작하며, 출시일은 추후 공지된다.
애플 실리콘, 기기 플랫폼의 한계를 부수다
이외에도 아이폰 12는 새로운 퍼플 색상이 추가되며, 새로운 아이폰 액세서리인 ‘에어 태그’를 활용해 아이폰 뿐만이 아니라 태그가 장착된 물건도 아이폰 12로 찾을 수 있게 됐다. 애플 M1기반 맥북이 등장하면서 인텔과 AMD 중심의 노트북 생태계가 역변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느껴왔던 노트북 특유의 성능 한계와 배터리 성능이 큰 폭으로 변경되면서 노트북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애플은 이 여세를 몰아 태블릿 시장과 일체형 PC 시장에도 풀무질을 시작했다.
아이패드는 예상을 깨고, A시리즈가 아닌 애플 M1 칩이 그대로 탑재되면서 애플 맥북과의 경계가 거의 없는 고성능 제품으로 탈바꿈 했고, 아이맥은 훨씬 더 얇은 디자인이 적용되면서도 성능도 큰 폭으로 향상됐다. 흥미로운 점은 성능이 큰 폭으로 향상됐음에도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제품의 가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세서를 애플이 직접 생산하고, 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단가 부분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패드와 아이맥, 맥북까지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된 만큼, 다음 버전만큼은 고성능 애플 실리콘 버전이 등장할 차례다. 어떤 제품으로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