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출시한 모바일 OTT, 갑자기 왜?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필자는 OTT 서비스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서비스를 해지하긴 아쉽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앱 OTT서비스 ‘삼성TV플러스’를 이용해봐도 좋다.

삼성은 2015년부터 삼성스마트TV 이용자에게 ‘삼성TV플러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삼성TV플러스는 앱 설치나 채널 가입 없이, 인터넷만 연결되면 스마트TV로 예능/드라마/뉴스/스포츠/음악/어린이 장르를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가상채널서비스다. 삼성TV플러스 채널이 정해진 편성표대로 프로그램을 송출한다.

삼성tv플러스 화면, 출처= 삼성
삼성tv플러스 화면, 출처= 삼성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삼성 TV플러스는 전 세계 14개국에서 742개 채널을 운영 중이다. 현지 제작사와 계약하여 나라별 인기 콘텐츠를 수급해, 그 나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엔 25개 채널이 있다.

그런 삼성 TV플러스가 지난 4월 15일부터 스마트TV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도 무료로 지원된다. 안드로이드 8.0버전 운영체제 대부분은 갤럭시 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삼성TV플러스 앱을 다운받을 수 있다(삼성 갤럭시 외에는 지원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서비스 Biz팀 이원진 부사장은 모바일 앱으로 기존 사업을 확장한 이유를 “다양한 콘텐츠를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지속적인 콘텐츠 확대로 갤럭시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모바일 앱을 이제 시작한 만큼 갤럭시 외 기기에도 서비스를 확대할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tv플러스 모바일 앱 기본화면
삼성tv플러스 모바일 앱 기본화면

모바일 앱 출시 소식을 듣고서 삼성 TV플러스 앱을 한번 이용해봤다.

삼성TV플러스 콘텐츠는 대중들에게 인기 있을 만한 것들이다. ‘구미호뎐’ ,‘(아는 건 별로 없지만)가족입니다’, ‘악의꽃’, ‘미씽’, ‘호텔 델루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 ‘슬기로운깜빵생활’, ‘응답해라 1998’, ‘맛있는 녀석들’, ‘여름방학’, ‘온앤오프’, ‘신서유기’, ‘코미디 빅리그’ 등 익숙한 제목이다.

다만 제공하는 콘텐츠 수가 적고, 방영되는 콘텐츠도 이용자를 끌어모을 킬링 콘텐츠라기엔 부족하다. 게다가 편성표에 따른 실시간 방송 시스템은 트렌드와도 맞지 않다.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핵심 내용’만 골라서 보는 게 요즘 시청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영상을 보는 주요 통로인 유튜브에서도 드라마 핵심 장면만 추려낸 클립 영상이 인기다.

드라마 클립영상 출처=유튜브
드라마 클립영상 출처=유튜브

생방송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려면 다른 OTT에선 볼 수 없는 킬링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 물론 많은 갤럭시 사용자 수와 삼성 TV플러스가 무료 서비스인 점을 감안하면, 초반 사용자를 모으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이미 출시 1주 만에 앱 다운로드 200만 건을 돌파했다.

삼성과 OTT서비스

삼성TV플러스 모바일 앱 출시는 갤럭시 브랜드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결정이다. 대부분 기기 성능과 함께 브랜드가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을 감안하고 해당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다. 갤럭시 브랜드의 특별 서비스가 갤럭시 기기 구매를 유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이 OTT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OTT 산업이 연평균 26%씩 성장할 만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쿠팡 플레이, 출처 =쿠팡
쿠팡 플레이, 출처 =쿠팡

이제 기업은 소비자 이용경험을 특별하게 만들 목적으로, 자사 제품 및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집중한다. 쿠팡 로켓와우 서비스에 포함된 OTT서비스 ‘쿠팡플레이’가 대표적인 예시다. 월 2,900원 쿠팡 멤버십에 포함된 서비스가 다양해질수록, 소비자들이 쿠팽 앱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 소비자가 쿠팡을 더 오래 쓰게 되면 상품에 노출되는 시간은 길어지고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도 커진다.

삼성이 삼성 TV플러스로 ‘갤럭시’ 브랜드를 구축하면서 사용자를 확보한다면, 쇼핑기능을 달아서 삼성 제품을 판매해 더 많은 수익을 생산할 수도 있다. 관건은 다양한 콘텐츠 확보다. 삼성 TV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 TV플러스의 해외 채널 콘텐츠를 한국에서도 제공하거나, 콘텐츠를 삼성이 직접 제작할 계획은 없지만, 여러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한 콘텐츠 확보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TV플러스는 삼성의 주력 사업은 아니다. 관계자 말을 종합해보면, 갤럭시 모바일 기기용 부가서비스 중 하나인 듯하다. 모바일 앱 출시도 스마트TV에서 제공하는 OTT서비스를 모바일 기기로 확장한 것 뿐이다. 쿠팡플레이가 인기를 끌면서, 삼성도 모바일 OTT서비스를 부랴부랴 재정비한 게 아닌가 싶을 만큼 현재까지 특별한 장점도 없다.

다만, OTT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TV플러스 서비스에 조금이나마 집중하리라 예상된다. 앱 다운로드 수나 사용자 수를 늘리는 건 그들에겐 크게 어렵지 않겠으나, 이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느냐, 그러기 위해 콘텐츠 수량 및 품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으냐가 관건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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