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필름의 추억을 디지털로 인화하다,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
[IT동아 남시현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월 7일을 기점으로 비수도권 음식점·카페 등 시설 운영 시간을 22시까지 연장하고, 5인 이상의 사적 모임 금지, 여행·이동 자제 등 현재의 방역 대책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설날은 주말을 포함해 4일의 시간이 주어지지만, 예전처럼 해외 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백화점이나 공원 등 혼잡이 예상되는 곳이 아닌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권장된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미뤄왔던 독서나 영화를 보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봄맞이 청소나 가구 정리 등에 시간을 할애할 수도 있다. 가족들에 대한 생각에 오래된 앨범을 꺼내 들고 추억에 젖어 드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간만에 꺼내든 앨범 사진과 필름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남는 시간을 활용해 어떻게든 앨범을 디지털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것이다. 이때 필요한 장치가 현상된 필름을 디지털화하는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즈 어댑터(이하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다.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는 현상된 필름을 디지털로 촬영할 때 필요한 장치로 충분한 시간과 정성만 있다면 누구나 필름을 디지털 파일로 만들 수 있다.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를 통해 어떻게 추억이 디지털로 바뀌는지 소개한다.
현상된 필름을 촬영하다,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는 현상된 35mm 필름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는 어댑터다. 니콘제품인 만큼 니콘 D6, D5, D850, D850, D780, D500, D7500, D5600을 비롯한 니콘 DSLR이 필요하며, 등배접사를 지원하는 AF-S DX 마이크로 니코르 40mm f/2.8G, AF-S 마이크로 니코르 60mm f/2.8G ED, AI AF 마이크로-니코르 f/2.8D 렌즈도 함께 필요하다. 니콘 DSLR을 보유하고 있다면 해당 렌즈를 대여하거나, 구매한 다음 ES-2 필름 디지타이저까지 구해야 촬영 준비가 끝난다.
APS-C(DX 포맷) 센서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다면 AF-S DX 마이크로 니코르 40mm f/2.8G를 사용해야 하며, 풀프레임 카메라라면 FX 포맷용 마이크로 렌즈를 써야 정상적으로 필름을 촬영할 수 있다. 예시에 사용된 제품은 니콘 D850과 AF-S 마이크로 니코르 60mm f/2.8 ED 조합으로, 60mm 장착 후 변환 어댑터와 필름 디지타이저를 고정하면 기본 준비가 끝난다.
그다음은 필름을 스트립 필름 홀더 FH-4에 장착한다. 장착 과정은 FH-4를 열어 필름 가이드라인에 맞춘 후 닫기만 하면 된다. 장착이 완료돼도 필름 위치를 살짝 바꿀 수 있는데, 이 점을 활용해 필름 위치를 가이드라인과 완전히 맞추면 된다. 슬라이드처럼 필름이 잘려있거나 마운트돼있는 경우 슬라이드 마운트 홀더 FH-5에 장착하자.
DSLR에 필름 디지타이저를 장착하고, 필름 홀더에 필름까지 장착하면 그대로 어댑터에 홀더를 넣어 촬영할 수 있다. 몇 가지 당부할 점이 있는데, 먼저 어댑터 안쪽의 먼지를 완전히 제거해주는 게 좋다. 그리고 필름 디지타이즈 어댑터를 렌즈에 고정할 때, 고정 나사가 정방향으로 수평으로 위쪽을 향해야 한다. 수평이 맞지 않으면 필름 촬영에서도 수평이 맞지 않는다. 아울러 필름 앞뒤 방향을 구분해야 하는데, 반대로 삽입하면 거울 반전된 이미지가 된다.
촬영 환경은 본인의 촬영 상황에 맞춘다. 카메라 설정은 노이즈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ISO 64~200으로 설정하는 게 좋고, 필름 해상력은 올리면서 비네팅을 막기 위해 f/8~11 조리개 설정이 권장된다. 초점은 수동 상태에서 최단 초점거리로 변경하고, 흔들림을 막기 위해 미러락업 설정이나 라이브뷰로 촬영해야 한다. 참고로 이 상태가 되면 셔터속도가 3초~1/50초 정도로 느려지므로 자연광이나 인공 조명을 투영하는 게 좋다. 기자의 경우 삼각대를 설치한 상태에서 1초 미러락업 후 촬영 설정, 모니터의 백색광을 백라이트로 촬영해 흔들림을 억제했다.
그리고 백라이트에 따라 색감 차이가 확인되는데, 태양광이 가장 사실적이고 광량 확보에 유리하며, 인공 조명은 광량이 부족하며 후보정도 필요하다. 항상 태양광 아래서 촬영할 수 있는 건 아니니 필요에 따라 촬영 조건을 맞추자. 아울러 촬영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면 ISO 400~800 설정에 조리개를 최대 개방해 셔터속도를 확보하는 것도 생각해보자.
카메라에 필름 디지털 타이즈 기능이 포함돼있다면 촬영 속도가 한층 빨라진다. 니콘 D850에 포함된 네거티브 필름 디지털 타이즈 기능은 네거티브 필름, 흑백 필름 설정에 따라 바로 라이브뷰로 필름을 바로 볼 수 있고, 라이브뷰 촬영에 필름 밝기를 바로 바꿀 수 있어 후보정 작업을 크게줄인다. 해당 기능이 없다면 일반 촬영 후 후보정 과정을 거쳐 색 반전을 적용하자.
이미지 품질을 비교해보자. 사진관에서 스캔한 파일과 니콘 D850에 ES-2 필름 디지타이저로 촬영한 이미지를 각각 구분해보았다. D850 이미지는 ISO64에 f/11, 그리고 태양광을 받는 상황에서 촬영했다. 일단 이미지 해상도는 사진관 쪽 이미지가 3,000x2,000을 넘지 못하지만, D850쪽 이미지는 8,256x5,504 픽셀로 훨씬 크다. 이미지 해상도가 크면 필름의 디지털 이미지를 잘라서 인쇄하거나 편집하는 경우에 훨씬 유리하다. 특히 D850 쪽 사진은 해상력이 높아 필름의 원래 해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모습이고, 사진관 스캔은 해상력이 높지 않아 미세한 부분에서는 다소 뭉개지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노이즈나 색감 측면에서는 각각 특징이 구분된다. 일단 D850의 경우 ISO64 설정이지만, 어디까지나 스캐너가 아닌 카메라라서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포톤 샷 노이즈가 관측된다. 반면 스캐너 쪽은 컬러 노이즈보다는 필름 그레인의 자연스러운 느낌이 살아있다. 색감이나 노출의 자연스러움은 D850쪽이 사실적이지만, 필름 고유의 느낌은 사진관 스캐너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꾸준하게 필름을 디지털화할 예정이라면 효과적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는 추억의 보존을 위한 도구다. 사진관의 필름 스캐너와 비교해 필름 고유의 느낌이 다소 줄어들지만, 해상도나 리사이즈, 그리고 후보정까지 직접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특히 본인이 보유한 필름의 수가 방대하고, 지금도 계속 필름을 현상하고 있다면 충분히 경제적이다. 사진관에서 사진 1롤당 스캔 비용이 2,500~4,000원이고, 현상할 사진이 몇백장을 넘어간다면 니콘 ES-2 필름 디지타이저가 낫다는 의미다.
현재 ES-2 필름 디지타이저의 가격은 19만 원대로 형성돼있다. 여기에 니콘 DSLR과 렌즈는 또 따로 구매해야하니 DX 포맷 카메라로 구해도 도합 100만 원은 잡아야 한다. 이미 니콘 제품을 보유하고 있거나, 추억이 담긴 필름 사진을 하나하나 직접 디지털로 보관하고 싶다면 고려해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