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넷기어 고성능 공유기 3형제(RAX80, RAX120, RAX200), 뭘 고를까?
[IT동아 김영우 기자] 넷기어(Netgear)는 전문가를 겨냥한 고급형 네트워크 장비로 이름이 높은 업체다. 최근 넷기어는 최신 와이파이 규격인 와이파이6(Wi-Fi 6, 802.11AX) 지원 유무선 공유기를 다수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급형 브랜드인 나이트호크(NIGHTHAWK) 시리즈가 특히 주목을 끄는 제품이다. 본지에서도 리뷰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나이트호크 RAX80 및 RAX120, 그리고 RAX200이 대표 모델인데, 이들은 강력한 사양과 더불어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날개형 디자인’을 갖췄다. 와이파이6를 지원한다는 점과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3개 모델을 얼핏 보기엔 동일한 제품으로 오해할 법한데, 그 차이점은 무엇일까?
유사한 디자인, 와이파이6 완벽지원 역시 공통점
앞서 말한 것처럼 넷기어 RAX80, RAX120, RAX200은 외형이 유사하다. RAX80은 무광 회색, RAX120은 무광 검정빛을 띄고 있으며 RAX200은 유광 검정으로 표면을 처리했다는 것 정도의 차이가 있다. 안테나를 날개 모양으로 디자인했다는 점이 특이한데, 이 안테나는 접을 수 있어 보관이나 운반을 할 때 유용하다. 안테나를 편 상태에서 제품 사이즈는 305 x 202 x 161mm로 상당히 크지만 접으면 273 x 202 x 77mm로 크기가 줄어든다. 어찌되었건 시각적으로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것이 3개 제품의 공통점이다.
디자인 외에 또 한가지 공통점은 바로 와이파이6 지원이다. 와이파이6는 기존의 와이파이5(802.11AC) 규격 대비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졌다. 이론상 와이파이5는 433Mbps ~ 6.77Gbps의 대역폭(데이터를 전하는 통로의 폭)을 지원한다. 다만 이는 이론상의 성능이며 실제 시장에 출시된 와이파이5 제품(공유기,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대부분은 433Mbps나 876Mbps 속도까지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와이파이6는 600Mbps ~ 9.6Gbps의 대역폭을 지원하며, 현재 출시된 와이파이6 공유기는 최대 1.2 ~ 2.4Gbps 사이의 속도를 지원하는 제품이 많고 일부 고성능 제품은 4.8GHz의 접속 모드를 지원하기도 한다. 와이파이6는 와이파이5와 달리 출시 초기부터 잠재능력을 원활하게 발휘하고 있다.
체감적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응답속도, 그리고 동시에 여러 기기가 접속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지연시간 역시 개선된 것이 눈에 띈다. 기존 와이파이5는 직렬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여러 기기의 데이터가 동시 전송되는 상황에선 지연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와이파이6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지원, 여러 기기의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 처리할 수 있으며 반응속도도 빨라졌다. 넷기어 RAX80, RAX120, RAX200 역시 이러한 와이파이6 공유기의 장점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듀얼밴드 넘은 ‘트라이밴드’ 와이파이 지원하는 RAX200
다만 같은 와이파이6 지원 공유기라도 세부적인 사양 차이는 있다. 넷기어 RAX80, RAX120, RAX200 모두 2.4GHz 와이파이에 접속할 때의 접속 모드는 최대 1.2Gbps, 5GHz 와이파이에 접속할 때는 최대 4.8Gbps를 지원한다는 점은 같다. 2.4GHz 와이파이는 장애물에 강해 커버리지 면에서, 5GHz 와이파이는 최대 속도 면에서 이점이 있는데, 이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공유기들은 2.4GHz와 5GHz 와이파이를 동시 지원하는 ‘듀얼밴드’ 사양인 경우가 많다. 넷기어 RAX80, RAX120도 그러하다. 반면 넷기어 RAX200은 2.4GHz + 5GHz + 5GHz 구성의 ‘트라이밴드’ 사양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때문에 공유기 한 대가 처리할 수 있는 전체 데이터량을 나타내는 합계 대역 폭 역시 차이가 난다. 넷기어 RAX80, RAX120는 AX6000(600+1200MHz)급 공유기인 반면, RAX200은 AX11000(600+4800+4800MHz)급 공유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하위 기종에 비해 RAX200은 더 많은 사용자가 동시 접속을 한 상태에서도 원활한 네트워크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 제조사인 넷기어에서 밝힌 사양에 따르면 넷기어 RAX80의 동시 접속장치 수는 30~80대, RAX210은 30~100대인데, RAX200의 경우는 50~120대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상위 제품일수록 더 우수한 커버리지 기대
RAX80과 RAX120은 둘 다 합계대역폭이 AX6000급이라는점은 같지만 세부적으로는 안테나의 구성 차이가 있다. RAX80은 4x4(Tx/Rx) 구성인 안테나 4개, RAX120은 8x8 구성인 안테나 8개를 가지고 있어서 RAX120 쪽이 좀 더 넓은 커버리지를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RAX200은 4x4 구성 안테나 8개를 탑재했다. 제조사에서 밝힌 사양에 따르면 RAX80은 최대 60평 정도의 공간, RAX120과 RAX200은 최대 70평 정도의 공간을 커버할 수 있다.
차세대 인터넷 환경에도 대응하는 유선 포트
유선용 포트의 구성에도 차이가 있다. 총 6개의 유선 포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RAX120과 RAX200은 RAX80에 비해 좀더 고급 기술이 적용되었다. RAX80의 경우, 1개의 외부 인터넷 연결용 WAN 포트, 그리고 5개의 단말기 연결용 LAN 포트를 갖추고 있어 모두 기가비트(1Gbps) 사양이다. 그리고 2개의 LAN 포트, 혹은 WAN과 LAN 포트를 조합해 최대 대역폭을 2Gbps로 높이는 크 어그리게이션(Link Aggregation) 기술을 지원한다. 기가비트급 포트만 지원하는 일반적인 공유기와 달리 그 이상의 고속 입출력에도 대응한다는 의미다.
넷기어 RAX120과 RAX200의 경우는 1개의 WAN 포트 및 4개의 LAN 포트(링크 어그리게이션 지원)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단일 링크로 RAX120은 최대 5Gbps, RAX200은 2.5Gbps의 대역폭을 발휘할 수 있는 멀티기그(Multi- Gig) 기술 지원의 이더넷 포트 1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포트는 1개의 연결로 기가비트를 능가하는 초고속 연결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가정이나 사무실에선 그다지 쓸 일이 없겠지만 특별한 목적의 연구소, IT 기술 전문가 등이라면 유용할 것이다. 최근 기가인터넷(1Gbps)을 넘은 10기가 인터넷(10Gbps)의 보급이 시작되었으니 미래 네트워크 환경까지 대응하고자 한다면 이런 제품을 준비해 둘만 하다. 유선 포트 사양 면에선 5Gbps 지원 멀티기그 포트를 가진 RAX120이 상위 제품인 RAX200(최대 2.5Gbps)보다 좀 더 우위에 있는 점은 특이하다.
최상위급 성능, 그 이상을 원한다면
정리하자면,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80와 RAX120, 그리고 RAX200는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에 대응한다는 점, 다른 공유기와 구분되는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을 갖췄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많다. 그리고 일반적인 공유기 대비 확연하게 높은 사양을 갖췄다는 점 역시 넷기어의 고급형 제품군답다.
다만 무선 성능 및 유선 포트의 구성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최대 무선 접속 속도 및 와이파이 커버리지, 그리고 동시 접속기기수 면에서 RAX80 < RAX120 < RAX200 순으로 사양이 다르며, RAX120는 RAX200는 단일 링크로 광대역폭(RAX120은 5G, RAX200은 2.5G)을 발휘하는 멀티기그(Multi- Gig) 기술 지원의 WAN/LAN 겸용 포트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RAX80보다 상위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넷기어 RAX80 역시 일반 보급형 공유기에 비해 훨씬 높은 AX6000급 사양을 갖춘 만큼, 어지간한 기업의 사무실이나 전문가 집단용 네트워크의 중심기기로 이용할 만하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더 많은 인원이 동시에 접속한 상태에서도 속도 저하나 네트워크 끊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사용자, 혹은 10기가 인터넷과 같은 최신 기술을 지금 당장이라도 적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넷기어 RAX120나 RAX200의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