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푸마시 “농업과 IT 기술의 만남은 블루오션”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기업은 창업 3년차가 가장 고비라고 한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뛰어나다 한들, 투자자들과 시장이 무한정 기다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2~3년 즈음 지난 시점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자본이나 인력의 한계가 분명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은 더욱 그러하다. 이들에게 있어 창업 3년차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래서 최근에는 민관합동을 통해 이러한 기업들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 역시 그러한 경우다. 특히 이 센터에선 청년중심의 창업 특화 공간 및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취재진은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를 통해 성장하며 ‘죽음의 계곡’을 극복한 기업의 대표자들을 만나봤다.

㈜푸마시 김용현 대표
㈜푸마시 김용현 대표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농업인, 그리고 일자리를 찾고 있는 도시의 청년을 연결해 서로의 고충을 해결하는 ㈜푸마시의 김용현 대표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농업에 최신 IT 기술을 접목하면 일자리창출은 물론 농촌의 소득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Q1. 푸마시를 창업하게 된 경위가 궁금하다

: 외국계 농업회사에 다니며 농업인들의 고충을 많이 접했다. 가장 큰 고충은 일손 부족이다. 때문에 많은 농업인들이 불법체류자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었는데, 도시에 많이 있는 구직자들을 연계시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2015년에 푸마시를 설립했다. 한국은 IT기술이나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친화력이 높은데다 외국에 비해 도농간 물리적 거리도 짧아서 이런 플랫폼을 운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Q2. 푸마시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해달라

: 일손이 필요한 농장과 일이 필요한 도시의 구직자를 연결한다. 연결 수수료를 받지 않는 무료 서비스로 운영하지만 이 과정에서 필요한 숙소나 교육, 농업용 자재 등의 인프라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 2016년부터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Q3. 사업을 이끌면서 어려웠던 점과 극복 방안은?

: 가입자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재참여 비율이 초기에 30% 정도에서 1년만에 20% 정도로 떨어졌다. 단순히 열정만으로 이어 가기에는 농장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요과 공급이 있다고는 하지만 도시와 농촌 간의 문화나 정서의 차이가 있고 서로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바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래서 2017년부터는 양쪽의 중재를 하는 농장코디네이터, 일명 ‘팜코디’라는 새로운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 분들은 일자리 발굴 및 특정 일자리에 맞는 사람들끼리의 매칭을 담당하며 선발 후 일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도활동도 한다. 참고로 팜코디는 2017년부터 서울시에서 신직업으로 인정받아 교육과정도 신설됐다. 이 분들이 참여하면서 재참여율이 70%까지 올라가는 등, 전반적인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졌다.

푸마시 소개 (출처=푸마시)
푸마시 소개 (출처=푸마시)

Q4. 향후 계획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팜코디의 역할을 확장, 농산물을 팔아주는 업무도 하게 되었다. 농장주의 가장 큰 고충은 일손 부족과 더불어 판로개척이기 때문이다. 농장주가 우리에게 연락하면 팜코디들이 현장에서 품질 검증을 하고, 또 본사에서 각종 협력사들과 정보를 공유해 최적의 유통채널을 찾아준다. 농장주들 역시 최적의 값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그리고 향후에는 인력 공급도 더 확대할 것이며, 서비스 과정에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비전 프로세싱 기반 AI(인공지능)를 통해 농장을 분석, 최적의 수확시기를 판단해주는 수확로봇 같은 서비스를 연구하고 있다.

Q5.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의 지원 프로그램에 만족하는가?

: 우선 사무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여기는 가락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우리 입장에선 최적의 사무실이었다. 그리고 센터 내부의 다양한 입주기업들과 교류하며 파트너십을 맺는 등, 비즈니스 융합도 가능했다. 그리고 우리가 많은 인력을 고용해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기업이 되니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 측에서도 좋아했다.

Q6. 고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농업은 대표적인 1차 산업이지만 첨단 4차 산업 기술을 통해 한층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얻게 되었다. 말 그대로 블루오션 이기 때문에 이 분야로 창업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대단히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분들이 농장일에 만족을 느낄 순 없겠지만 이 일을 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후기를 볼 때마다 감동을 느낀다. 요즘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배민(배달의민족)이 거의 필수라는데 푸마시 역시 농업인들의 배민처럼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농장주와 일하는 분들 외에 농산물 소비자들 역시 장차 푸마시의 고객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 농업, 디지털 농업, 그리고 스마트 농업으로 우리 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