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타이거레이크와 로켓레이크-S로 '투 트랙'··· 어떤 차이 있나?
[IT동아 남시현 기자] 인텔이 타이거레이크와 로켓레이크-S로 이원화된 코어 프로세서 전략을 펼친다. 인텔은 지난 2019년 8월, 10nm (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서니 코브 아키텍처 기반의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와 14nm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 기반 코멧레이크 프로세서를 각각 출시했다. 이어서 데스크톱에서도 14nm 기반의 코멧레이크-S를 추가하며 10nm 기반 노트북과 14nm 기반의 노트북 및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라인업을 나눴다. 올해는 이 전략을 더욱 유지함과 동시에 더욱 가다듬는다. 아이스레이크는 윌로우 코브 아키텍처 기반의 타이거레이크로 이어지며, 14nm 프로세서는 완전히 새로운 사이프러스 코브 아키텍처 기반의 로켓레이크-S로 전열을 가다듬는다.
인텔이 서로 다른 두 아키텍처를 노트북과 데스크톱에 배치한 이유는 두 제품의 동작 특성과 활용도를 맞추기 위해서다. 10nm 기반 타이거레이크는 14nm보다 상대적으로 전력소모 대비 성능이 높고, 배터리 효율도 좋다. 최근 노트북 추세가 가볍고 이동성이 좋은 제품이 선호되는 점에 눈높이를 맞춘다. 반면 14nm 공정은 이미 6세대부터 이어져 온 만큼 안정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아키텍처를 바꿔 이전 세대 대비 효율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안정적인 데스크톱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취지다. 10nm 기반 타이거레이크와 14nm 로켓레이크-S 두 제품군 각각의 특징을 짚어본다.
새 인텔 Xe 그래픽으로 무장한 ‘타이거레이크’ 프로세서
타이거레이크는 지난 9월 3일 출시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 10nm 슈퍼 핀 프로세스와 자체 개발한 Xe 그래픽을 통해 향상된 인공지능 가속과 빠른 연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까지는 얇고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구성의 사무용, 작업용 노트북을 위한 저전력 프로세서 라인업만 공개됐고, 게이밍이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 라인업은 내년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자체 개발한 내장 그래픽은 인텔 내장 그래픽 사상 최고 성능을 낸다. 기본적으로 내장 그래픽만으로 8K HDR 디스플레이나 4대의 4K HDR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고, 돌비 비전 지원과 이전 세대 대비 20% 향상된 전력 효율로 영상 감상도 1시간 이상 더 길어졌다. 인텔 측에서는 FHD(1080p) 해상도로 보더랜드3, 파 크라이: 뉴 던, 히트맨 2 등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니 사무용임에도 과거 세대의 게이밍 노트북과 맞먹는 효율을 자랑한다.
제품 라인업도 Y나 U 라인업 대신 TDP(열 설계 전력)에 따라 UP3, UP4로 나뉜다. 사무용 중에서도 고성능 작업이 필요한 노트북은 12~28W의 UP3로, 작고 가벼운 성능을 추구하는 시스템은 7~15W TDP로 구성된 UP4가 탑재된다. 숫자로 성능을 구분하는 코어 프로세서의 구분법은 그대로 통용된다. 보급형 제품군에는 인텔 코어 i3-1115G4와 i5-1125G4가 배치되고, i5-1135G7, i7-1165G7, i7-1185G7이 고성능 제품에 속한다. 제품 코어 수는 i3-1115G4를 제외한 i5, i7 모두 4코어 8스레드 구성이지만, 기본 동작 속도와 최대 동작 속도 차이로 실사용 성능에서 차이가 난다. UP4는 i3-1110G4가 2코어 4스레드 구성이며, i5-1130G7과 i5-1160G7이 4코어 8스레드로 구성된다.
타이거레이크 기반의 노트북은 11월 현재 에이수스(ASUS), MSI, HP, 델(DELL) 등 신제품 출시가 빠른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 주목할만한 제품은 코어 i5-1135G7과 15.6인치, 8GB 메모리와 256GB SSD로 가격대비 성능비를 높인 에이수스 비보북15 X513EA와 13.3인치로 휴대성을 끌어올린 MSI 모던시리즈 모던 14 B11M-i5 블루스톤이다. 15.6인치도 괜찮다면 67만 원대로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은 X513EA가, 휴대성과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80만 원대라도 MSI 모던 14 B11M-i5가 적절하다.
만약 프리미엄 급 제품을 찾는다면 HP 스펙터 x360-aw2107TU와 델 XPS 13 9310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HP 스펙터 x360은 뒤집어서 태블릿으로 쓸 수 있는 데다가, DCI-P3 100%급 OLED 패널을 탑재해 전문 영상 편집까지도 대응한다. 델 XPS는 델의 기함급 노트북으로, 탄소섬유와 글라스 터치패드, 돌비비전 HDR 지원에 인텔의 새로운 프리미엄 노트북 규격인 인텔 이보(EVO)까지 만족한다. 인텔 이보는 인텔이 제시한 배터리 응답성과 재가동 성능, 실제 배터리 수명과 빠른 충전 등 실사용 성능을 충족한 제품에 주어지는 인증으로, 이보 제품 구매 시 일관된 사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180만 원대에서 230만 원대로 가벼우면서 고성능을 추구하는 조건에 알맞다.
2021년 1분기의 유망주, 로켓레이크-S 프로세서
로켓레이크-S는 2021년 출시 예정인 인텔의 차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10세대 코멧레이크-S의 후신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다. 전 세대와 동일하게 14nm 기반이지만, 6세대부터 10세대까지 이어져 온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 대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효율성을 끌어올린 새로운 사이프러스 코브 아키텍처 기반이다. 아키텍처가 프로세서의 설계 구조인 만큼, 최신 구조를 적용해 이전 세대 대비 두 자릿수 비율의 개별 코어당 성능 향상이 반영될 전망이다. 그래픽 코어 역시 타이거레이크와 동일하게 인텔 Xe 그래픽 기반인데, 냉각 효율이 좋은 데스크톱인 만큼 타이거레이크보다 성능이 조금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두 자리 이상의 성능향상을 포함해 최대 20개의 CPU PCIe 4.0 레인이 할당되고, 최신 코덱을 위한 인텔 퀵 싱크 비디오 적용과 인텔 딥러닝 부스트를 지원한다. CPU 성능을 끌어올리는 오버클록킹 기능도 향상되며, 최대 20Gbps 속도의 USB 3.2도 함께 지원한다. 가장 이목을 끌 게이밍 성능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보다 10% 이상 성능이 향상될 예정인 만큼 기대 수준의 게이밍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거레이크는 이미 선적 중, 로켓레이크-S도 내년 상반기 만난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 PC 시장이 조용한 분위기지만, 몇 년 만에 CPU와 GPU 신제품 출시 주기가 맞물리면서 잔잔한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CPU는 11월 현재 인텔 10세대와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를 선택할 수 있고, 내년 상반기 중 인텔 11세대가 이어서 출시된다.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 시리즈가 9월 출시돼 국내 시장에 유통 중이며, 최근 공개한 AMD 빅나비 기반의 라데온 RX 6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도 빠르면 11월 말에서 12월이면 국내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로켓레이크-S 성능과 출시 시기가 공개 전이지만, 현재 데스크톱의 CPU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래픽 카드만 먼저 구매해서 교체한 다음 추후에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의 교체도 생각해볼 만 하다.
노트북은 어떨까? 타이거레이크는 10월부터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개시했지만 아직 보급형인 i3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고, 고성능 제품도 예약판매 단계에 있다. 다만 빠르게 수급 정체가 해소되고 있으니 고성능 사무용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타이거레이크 기반 제품을 중심으로 찾아보자. 게이밍 노트북의 경우, 지금은 구매하지 않는 게 좋다. 현재 인텔 10세대 코멧레이크-S와 AMD 르누아르 H 기반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할 수 있지만, 제일 중요한 RTX 30 탑재 시기가 미정이라 조금 더 기다리는 게 좋다. 컴퓨터를 고르기 가장 좋은 시기는 컴퓨터가 필요할 때다. 하지만 컴퓨터를 현명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인텔 기반의 새로운 고성능 시스템을 기다리고 있다면, 올해 말~내년 상반기로 시기를 맞춰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