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회사 강의 바꾸자!..18년차 베테랑, '진정성'을 연결하다
[스케일업 x 대구대학교 창업지원단 BM FORCE] 커넥트밸류 (1)
MOOC. ‘온라인 공개 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다. 보통 ‘무크’라고 읽는다.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주목 받는 온라인 교육을 떠올리면 된다.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 하면서 이미 'MOOC(온라인 공개 강의·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대중화한 지 오래다. 일반적으로 대학 수업을 온라인으로 접속해 들으면서 동시에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강의를 MOOC라고 많이 말하지만, 광범위하게는 테드(TED)같은 1회성 강의도 MOOC에 포함된다.
다만, 국내에서 MOOC는 대학 같은 제도권 교육기관 또는 특정 참가자와 주제에 한정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 못지 않게 온라인 교육을 원하는 직장인들은 점점 늘어났지만, 전통적인 기업교육 업계는 직장인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직장인을 위한, 검증된 온라인 교육은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유데미(Udemy)는 2010년 설립한 미국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전세계를 대표하는 MOOC 업체다. 2020년 1월 기준, 전세계 190개국에서 5,000만 명 이상의 수강생과 5만 7,000명의 강사가 활동한다. 이들 중 2/3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살고 있으며, 강의는 65개 이상의 언어로 올라와 있다. 개설된 강의는 15만 개 이상, 강좌 수강 등록 수는 3억 건을 넘는다.
유데미는 지난 2018년부터 기업 단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B2C 시장에서 B2B 시장으로 수익 모델 확장을 시작했다. 유데미가 전세계 수많은 수강생과 강사를 한자리에 모을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개방성이다. 유데미에서는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수강생이 될 수 있다. 수많은,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매개체로 강사와 수강생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완성했다.
온라인HRD 플랫폼 ‘커넥트밸류’
”커넥트밸류는 기업강사와 교육 담당자, 그리고 학습자가 한 채널에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꿈꿉니다. 이들이 한 채널에서 소통하고,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커넥트밸류를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양용훈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그의 말을 듣고, 기자는 유데미를 떠올렸다. 온라인 강의 시장의 대표적인 열린 플랫폼, 유데미. 최근 유데미는 기존 대학교 강의 위주 콘텐츠에서 기업교육 콘텐츠로 시장을 확대 중이다. 커넥트밸류가 도전하고 있는 영역이다.
유데미와 커넥트밸류의 차이점은 연결하고자 하는 대상이다. 유데미는 강사와 수강생을 연결한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모든 플랫폼이 추구하는 바와 같다. 커넥트밸류는 기업강사와 수강생, 그리고 교육담당자를 연결한다. HRD, 기업교육 시장에서 주요 의사결정권자 중 하나인 교육담당자를 위한 솔루션을 마련했다.
기업강의를 제공하는 기업강사(공급자)와, 기업강의를 듣는 학습자(수요자) 외에 교육담당자가 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교육담당자는 커넥트밸류가 제공하는 빅데이터 기반 강사/강의 정보를 바탕으로 세부 교육 기획과 운영관리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강의는 해당 기업교육 담당자가 강사를 섭외하고, 일정을 짭니다. 기업강사와 학습자가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B2C가 아닌, B2B 영역이죠”라며, “이에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기업 내 담당자를 위한 솔루션을 기획했습니다”라고 했다.
학습자들이 정말 듣고 싶어하는 내용인가?
양 대표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커넥트밸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직설적인 물음이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이내 들려온 답변은 오히려 “기업강의를, 학습자들이 정말 듣고 싶어할까요?”라는 반문이었다. 답하지 못했다. 솔직히 몇 시간씩 업무 시간 외에 억지로 참여하는 교육 시간이잖은가. 양 대표는 “제가 찾은 해답이 커넥트밸류입니다”라고 했다.
잠시 양 대표의 경력을 이야기해보자. 양 대표는 커넥트밸류 대표이기 이전에 기업강사이자, 기업교육 기획자였고, 실무자였다. 기업 강의 시장에 몸 담은지 어느덧 18년차 베테랑이다. 2002년 한국생산성본부에 입사한 뒤, 2015년 2월 퇴사하기 전까지 기업교육 시장 최전선에서 업무를 배웠다.
퇴사 후 그는 강사로 나섰다. 자신있었다. 실무자였지만 틈틈이 진행했던 강의 경험, 14년이라는 시간동안 구축한 기업교육 담당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 여러 기업강사들과 진행한 다양한 분야의 교육 프로젝트, 수많은 기업교육 전략 컨설팅 경험 등… 좋은 기업강사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기존 네트워크(인맥)에 기대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라고 강의했지만, 자신도 어느새 과거 네트워크에 얽매여 있었다.
바꾸고자 마음 먹었다. 그리고 찾기 시작했다. 정말 학습자들이 듣고 싶은 기업강의를 말이다. 이는 곧 비즈니스 본질에 대한 고민이었다. 기존 기업교육에 대한 핵심을 찾는 길이다. 양 대표는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고 있던 기업교육 시장의 현실을 바꾸고 싶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래에 과거 양 대표가 고민하며 적었던 글을 첨부한다.
2017년 4월, 그 어느 날도 그랬다. 4명이 모두 각자 파트를 맡아 교육을 기획하고 있었다. 고객기업의 니즈는 업무 종료 후 3시간 교육을 일주일에 한번씩, 총 2주 동안 6시간 교육하는 것이었다. 즉, 강사는 이 강의를 위해 강원도까지 약 3시간 동안 차를 몰고 이동해야 했다. 학습자 입장에서도, 강사 입장에서도, 모두 다 악조건에서 진행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획자가 교육과정 30개를 만들고, 과정별 예상 강사진 2명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과정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었다. '커피 바리스타', '소믈리에' 과정처럼 재미있는 과정부터, 일반적인 역량 과정인 '커뮤니케이션 스킬', '비즈니스 문서작성실무' 등도 있었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업무와 직결되는 직무 과정이었다. 'Auto CAD', '용역계약실무', '유원시설업 안전관리실무', '삭도제어 PLC실무' 등의 과정은 나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었다. 그러면서 이때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정말 이 교육과정을 학습하면 업무에 도움이 될까?”
출처: 커넥트밸류 공식 블로그
수많은 고민 끝에 양 대표가 내린 결론은 ‘모든 기업강사와 교육담당자들이 학습자들에게 손쉽게 의견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 기획자(교육담당자)도, 강사도, 학습자도 만족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 그렇게 준비한 것이 커넥트밸류다.
정보를 바탕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준비하다
기업교육, HRD의 목표는 무엇일까. 쉽다. 초록창에 검색만 해봐도 나온다. 조직의 성과, 역량 및 변화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행되는 공식적·비공식적인 학습 활동과 조직의 학습, 성과향상, 변화를 촉진하는 과정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학습자가 원하는 교육을, 제대로 잘 전달할 수 있는 강사와 연결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기획할 수 있도록 교육담당자가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바로 '정보'다.
커넥트밸류 ‘강사커넥트’에 기업강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팬페이지를 연결했다. ‘강의커넥트’에 각 강사들의 강의 동영상을 연결했고, ‘클래스커넥트’에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기업강의를 연결했다. 교육담당자가 해당 정보를 통해 강사와 강의 진행 모습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공개한 것이다.
학습자는 기업강사 강의를 듣고난 뒤, 팬페이지로 직접 소통할 수 있다. 강의후기를 작성해 강사를 평가할 수 있고, 궁금했던 내용을 강의 이후에 물어볼 수도 있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커넥트밸류 모델을 완성했고, 발로 뛰며 기업강사를 겁외해 2019년 1월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 처음 20~30명에 불과했던 강사수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약 700명으로 늘었다. 경쟁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기업교육 컨설팅업체도 커넥트밸류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자격을 넓혔다. 실제로 커넥트밸류 로그인창에는 ‘강사’와 ‘교육담당자’, ‘컨설팅사’, ‘학습자’로 회원유형이 나뉘어져 있다.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마지막으로 양 대표는 “계속해서 쌓고 있는 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기업, 각 학습자, 각 교육담당자, 각 기업강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연결’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