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확한 sRGB를 위한 도구,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사과’를 그려서 설명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사람마다 사과의 모양과 형태, 사과의 색상, 익은 정도, 무늬 모두 다르게 그릴 것이다. 여기서 사과의 원래 형태를 가장 정확하게 그림으로 전달하고 싶다면 정확한 형태, 그리고 실제와 가까운 색상이 필요하다. 컴퓨터용 모니터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화상에 대한 객관적인 색 정보가 있더라도, 컴퓨터 모니터가 이를 표현하는 게 제각각이다. 사과를 화면으로 표현한다면 모니터에 따라 빨간색에 녹색이 섞인 느낌으로 보인다던가, 실제 사진보다 부분적으로 어둡게 표현되는 식이다. 그래서 모니터는 정확한 색 구현에 필요한 색공간을 규정한 ‘색역(Color Gamut)’을 기준으로 색상의 정확도를 판단한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색역은 ‘sRGB’다. sRGB는 1996년 마이크로소프트와 HP가 협력해 만든 모니터 및 프린터의 표준 색공간인데, 오늘날 디지털 이미지나 동영상, 게임, 웹사이트 등 대다수의 시각적 데이터가 sRGB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대다수 모니터는 sRGB 색역을 기반으로 색상을 표현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과에 대한 표현이 다 다른 것 마냥 실제 색상이 다 다르다. 이는 색역 이외에 색온도, 휘도, 색상 균일도, 감마 등 색 표현에 필요한 다른 데이터가 제각각이라서다. 시각적인 데이터를 다루는 환경이라면 이 점이 더욱 중요한데, 표준에 맞춰 작업해야 다른 표준 모니터에서도 동일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색재현력을 지원하는 전문가용 모니터가 존재하는 이유다.

sRGB 편집 환경의 정석,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 27형 IPS 패널 기반 WQHD 모니터다.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 27형 IPS 패널 기반 WQHD 모니터다. 출처=IT동아

에이수스(ASUS)는 게이밍 모니터부터 전문가용 모니터까지 폭넓은 모니터 제품군을 섭렵하고 있는 브랜드다. 게이밍 모니터는 게이머 공화국(Republic of gamer), 터프 게이밍(TUF Gaming) 라인업으로 출시되고 있고, 전문가용 모니터는 프로아트(ProArt)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전문가용 제품은 동영상 색 재현력 기준인 DCI-P3 대응 제품이나 사진업계 표준인 Adobe RGB 대응 모니터도 다수 취급하지만, 프로아트 PA278QV는 sRGB 100%와 Rec. 709 100%를 정밀하게 대응한다.

사이즈는 16:9 비율의 27인치 평면내 전환(IPS) 패널이 사용됐고, WQHD(2,560x1,440) 해상도를 지원한다. WQHD는 FHD(1,920x1,080) 해상도보다 조금 더 높은 해상도로, FHD 화상을 미리보기로 띄운 상태에서 편집 작업을 진행하기에 적당한 구성이다. 화면 밝기는 350니트로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환경에서도 화상을 알아보기에 충분하며, 상하좌우 178도 광시야각을 지원해 정면 이외의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화상의 색감이나 밝기의 변화가 거의 없다. 또한, 화면 각 구역 내 밝기가 수직전계식(VA)이나 뒤틀림 전환(TN)패널에 비해 고른 편이어서 화상 전체의 밝기도 균형 있게 표현된다.

피벗, 스위블, 틸트, 엘리베이션을 모두 지원하는 다기능 스탠드. 출처=IT동아
피벗, 스위블, 틸트, 엘리베이션을 모두 지원하는 다기능 스탠드. 출처=IT동아

전문가용 제품답게 다기능 스탠드도 기본으로 갖췄다.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 스탠드는 아랫면에 금속 느낌이 나는 헤어라인 패턴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며, 모니터 하단 베젤과 스탠드 테두리, 모니터 후면 연결부 테두리에 각도기를 배치해 사용자가 꺾은 각도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각도 조절은 앉았을 때 시각과 패널이 수평을 이루도록 위로 35도,아래로 -5도 꺾을 수 있고, 좌우 각각 90도로 회전한다. 특히 높낮이를 스탠드와 완전히 밀착시켰을 때를 기준으로 150mm까지 올릴 수 있고, 모니터를 세로로 배치하는 피벗 기능도 양방향 90도를 지원한다. 각도 조절이 보편적인 사무용 제품보다 훨씬 자유로운 만큼, 다양한 각도로 화상을 보아야 하는 전문가의 눈높이에도 손색이 없다.

DVI-D, HDMI, 2개의 DP 포트를 지원해 다중 모니터 작업에 유리하고, 또 4개의 USB 포트를 통해 허브 역할도 겸한다. 출처=IT동아
DVI-D, HDMI, 2개의 DP 포트를 지원해 다중 모니터 작업에 유리하고, 또 4개의 USB 포트를 통해 허브 역할도 겸한다. 출처=IT동아

외부입력 인터페이스에 대한 선택폭도 매우 넓다. 외부 입력은 좌측부터 듀얼링크 DVI-D, HDMI 1.4 포트, 디스플레이 포트 1.2,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1.2, 오디오 입력 및 출력 단자, USB 허브 활성화용 USB 3.0 B형 단자와 4개의 USB 3.0 포트로 나뉜다. 구형 단자인 D-Sub를 제외하면 대다수 장치에 연결할 수 있을 만큼 단자 구성이 다채롭고, 어떤 단자로 연결해도 최대 해상도인 WQHD로 쓸 수 있다. USB 허브 기능은 좌측 USB B형 단자에 기본 포함된 케이블로 컴퓨터의 USB 3.0 포트와 연결하면 된다. 케이블만 연결되면 데이터 전송도 지원해 키보드나 마우스는 물론, 스마트폰 연결이나 SD 카드 리더 등을 연결해서도 쓸 수 있다.

웹 기반 편집에 안정적, 전문가를 위한 기능도 많아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에 포함된 팩토리 캘리브레이션 자료.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에 포함된 팩토리 캘리브레이션 자료.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는 색상 관련 기업 칼만(CalMAN)인증을 취득했고, 제품 초기 출고 과정에서 보정을 적용하는 ‘팩토리 캘리브레이션’을 거친 후 출고된다. 칼만 인증은 정확한 sRGB 색공간을 평균 2.0 이하의 델타e색 편차 수치로 지원할 만큼 신뢰성이 높다는 의미로, sRGB에 대응하는 일반 제품보다도 더욱 엄격하고 신뢰성 있는 색 재현력이 적용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적색, 녹색, 파란색, 시안, 마젠타, 노란색으로 구성된 6축 색상 보정 지원과 1.8/2.0/2.2/2.4/2.6의 감마 보정을 지원해 영상 보정에서의 활용도도 갖춘다.

아울러 프로아트 제품군 전용 소프트웨어인 에이수스 크로마튠(Chroma Tune)을 활용해 색상 프로필을 보정할 수 있고, OSD(화상내 메뉴)를 활용해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보정)된 데이터를 모니터에 저장할 수 있다. 크로마톤은 에이수스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며, 표준과 sRGB 모드, Rec. 709 모드, 풍경, 사용자 모드 1 / 2, 읽기, 암실 모드를 지원하며, 각각의 색온도나 니트, 감마 설정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OSD 메뉴는 모니터 베젤 우측 하단을 통해 제어한다. 출처=IT동아
OSD 메뉴는 모니터 베젤 우측 하단을 통해 제어한다. 출처=IT동아

OSD 메뉴 역시 직관적이고, 전문가가 활용하는데 필요한 세부적인 기능으로 구성돼있다. 기본 설정은 프로아트 프리셋(ProArt Preset)은 표준, sRGB, Rec.709, 풍경, 읽기, 암실, 고속 렌더링 모드로 구성되며, 프로아트 팔레트(ProArt Palette)를 통해 밝기, 콘트라스트, 채도, 색조, 색조절, 감마, 검정 레벨 등 전문 편집자를 위한 세부 설정도 건드릴 수 있다. 만약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장치가 있다면, 장치 교정 과정에서 필요한 세밀한 보정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가 빠르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단축키 지정, 청색광으로 인한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4단계 블루라이트 차단 모드, 모니터의 깜빡거림 현상을 없앤 플리커 프리 기능을 통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FHD보다 넓은 WQHD 화상이라 FHD 기반 사진 및 영상을 조금 더 여유있게 편집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FHD보다 넓은 WQHD 화상이라 FHD 기반 사진 및 영상을 조금 더 여유있게 편집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실제 활용에선 어떨까.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A를 통해 어도비 포토샵 CC를 실행 후 간단히 사진을 띄워봤다. 기본 해상도가 WQHD 해상도인 만큼, FHD에 가까운 사진을 충분히 확대해 비교적 편집이 용이하다. 영상 편집이라면 FHD 모니터보다 조금 더 큰 프리뷰 상태와 넓은 편집 메뉴로 화상 편집에 임할 수 있다.

특히 사진 편집을 위한 sRGB 모드는 실제 인쇄물과 모니터 화상을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하는데 필요한 ‘낮은 밝기 재현성능’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비전문가용 모니터의 sRGB 모드는 단순히 색 재현력만 비슷하게 구현하지만, 휘도나 감마 등은 별도로 보정되지 않아 정확한 값이라고 볼 수 없다.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A의 sRGB 모드는 최대한 sRGB 기반 인쇄물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설정돼있고, 다른 모니터에서의 전문 편집까지 염두에 둔 모드가 적용된다. 주기적으로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만 적용한다면 타사 전문가용 모니터와 혼합해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

4K는 과분하고, FHD로는 부족한 사진/영상 전문가를 위한 제품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 전면.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 전면.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는 다중 모니터 구성에 좋은 27인치 구성과 FHD보다 높은 WQHD 해상도를 갖춘 전문가용 모니터다. 4K(3,840x2,160) 해상도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사진 및 영상 편집이 FHD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해상도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색 재현력 역시 고성능 제품 기준인 어도비 RGB나 DCI-P3 대신 sRGB 및 Rec. 709를 지원하지만, 실제 필드에서의 활용도가 여전히 sRGB 중심인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성능보다 정확힌 색재현력을 요구하는 작업에 더욱 유리하다. 가격은 50만 원대 중반으로, 전문가용 모니터로는 보편적인 수준이다.

가격과 구성을 생각했을 때,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가 필요한 전문가도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다. 앞서 언급했듯, 아직 4K나 DCI-P3로 편집해도 사용자가 이를 지원하는 모니터를 쓰지 않으면 제대로된 결과물을 볼 수 없다. 허나 sRGB라면 컴퓨터나 노트북, 스마트폰 대다수가 지원한다. 그러니 고성능보다는 대중적으로 쓰이는 이미지를 다루는 경우라면 오히려 sRGB에 맞춘 에이수스 프로아트 PA278QV가 더 나은 활용도를 보일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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