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매번 치우는 음쓰에 진절머리가 난다면, 에코체 ECC-888
[IT동아 남시현 기자] 올해 장마는 기상이변이라 할 만큼 길게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고온 현상이나 라니냐 발생 가능성, 태풍으로 인한 기압 변화 등으로 인해 장마가 끝나더라도 국지성 집중호우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장마로 인한 높은 습도는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불쾌감이 커지고, 빨래가 제대로 마르지 않거나 곰팡이가 쉽게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일상생활 중 반드시 발생하는 음식쓰레기 역시 골칫거리긴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은 지자체마다 다르고, 이에 속해있는 가정마다 또 다르다. 어떤 곳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 종량제 봉투가 필요하고, 어떤 곳은 봉투에서 분리한 상태로 배출한다. RFID 처리 방식이 적용된 지역은 그램당 계산해 비용을 처리한다. 어떤 방식이든 간에 매일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나마 그램당으로 계산한다면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종량제 봉투로 계산하면 인력도 인력이지만 처리 비용도 매우 비싸게 친다.
특히나 장마가 길어짐에 따라 습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고충도 상당하다. 하루 이틀만 상온에 둬도 부패하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곰팡이까지 피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이 모인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실에 보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있다면 배출부터 보관까지 모든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인테리어까지 생각한 음식물 처리기, 에코체 ECC-888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란, 음식물 쓰레기를 고온 처리 해 수분을 제거하는 기기다. 동작 방식은 크게 건조식과 건조 및 분쇄식으로 나뉘는데, 건조식은 음식물의 수분을 건조처리만 한다.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에 가볍고, 부패하지 않는 상태가 되지만 음식물의 부피가 크게 줄진 않는다. 이를 해결한 것이 바로 건조 및 분쇄식이다. 이 방식은 일단 음식물을 건조하면서 분쇄해 더 확실하게 처리되며, 결과물의 부피도 크게 줄어 배출 빈도까지 줄어든다.
에코체 ECC-888을 활용해 음식물 처리기의 개요와 활용법을 알아보자. 에코체 ECC-888은 4L 처리 용량을 지닌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로, 3단 파쇄 구조를 적용해 음식물을 건조하면서 분쇄한다. 제품 상단 뚜껑을 열면 내부에 분리할 수 있는 내솥이 있고, 여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한다. 내솥은 압력밥솥처럼 두껍고 보온이 오래가는 금속 재질로 되어있으며, 코팅돼 있어 처리된 음식물이 잘 눌어붙지 않는다.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 코팅이 되어있지 않는 구형 혹은 저가형 제품은 음식물이 건조되면서 달라붙는 경우가 많아 청소하기가 힘들다. 아울러 뚜껑 부분에 있는 패드는 실리콘 재질로, 별도로 분리해서 세척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처음 살 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소음, 그리고 필터 기능의 유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는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모터 소음이 발생하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와 가스도 배출한다.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 처리 시간 내내 소음이 발생하고, 또 배출된 악취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는 것만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에코체 ECC-888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진행한 소음 테스트를 기준으로 평균 24.6dB의 낮은 소음만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고, 원터치 방식으로 장착하는 활성탄 필터를 거친 후 증기를 배출하기 때문에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도 크게 줄인다. 해당 필터는 평균 3~4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하며,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음식물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처리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 음식 쓰레기를 투입 후 테스트를 진행했다. 음식물 무게는 내솥을 영점으로 1kg이다. 참고로 투입하는 음식 쓰레기는 가려서 넣어야 하는데, 수분이 빠질 시 단단하게 굳는 전분이나 엿 등은 가급적 다른 쓰레기와 함께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갈비뼈나 호두껍질같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는 단단한 쓰레기도 투입해선 안된다. 음식물 처리기 자체가 수분 함유량을 줄이고 분쇄하는 기기라서다. 다만 지나치게 가려넣을 필요는 없는데, 단단한 편에 속하는 수박껍질을 1/3정 도 채워 테스트를 진행했다.
참고로 테스트 중 측정한 외부 온도는 60도, 내솥 온도는 105~110도를 기록했다. 따라서 동작 중에는 장치를 열고 손잡이를 잡거나 솥을 꺼내려고 해선 안 된다. 테스트는 어느 정도 수분을 짜서 넣었기 때문에 처리 3시간이 지나자 음식물 쓰레기가 200g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3시간이 더 지나 처리가 완료된 최종 상태는 80g까지 감소했다. 처리된 음식물 쓰레기는 내용물과 성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에코체 ECC-888의 기기 소비전력은 최대 700W. 실제 확인된 소비 전력은 건조 시 700~720W가 소요됐는데, 수분 함량에 따라 소비전력도 차츰 줄었다. 즉 물기를 꽉 짜서 투입한다면 소비전력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그다음 분쇄 단계에서는 최소 10W에서 430W 사이의 전력을 소비했다. 이 역시 음식물의 분쇄 강도에 따라 소비전력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냉각 단계는 내솥의 열을 빼내는 단계로, 유휴 상태에 가까운 소비전력을 기록했다.
소비전력 700W를 기준으로 하루 4시간 가동, 1주일에 세 번 사용해 한달에 12회 사용한다고 가정하자. 대략 33.6kWh로 1,130원의 전기를 소비한다. 물론 장치가 최대 전력으로 동작하는 시간은 처음 1시간 정도고, 가구마다 소비전력과 누진세가 다 다르기 때문에 소비전력을 통한 요금 계산은 거의 의미가 없다. 단지 유의미한 전기 요금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의미다.
결과물을 확인해보았다. 일단 에코체 ECC-888의 내솥은 밥솥처럼 코팅돼 있어 음식물이 달라붙거나 하지 않는다. 물론 전분이나 끈적한 상태로 투입했다면 내솥에 들러붙는 일이 발생할 순 있지만 코팅 덕분에 제거가 간편하다. 또한 제품 자체에 클리닝 모드도 있어서 청소 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처리가 끝난 뒤 상태는 가루 퇴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딱딱한 수박껍질이 1/3은 포함돼 있었음에도 갈색의 가루 상태로 변해 음식물 쓰레기였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이 상태라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거나, 맷돌로 갈아 퇴비로 사용해도 될 정도다.
편리함과 효율성 돋보이지만, 가격은 센 편
에코체 ECC-888은 음식물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있는 가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처리 과정에서 냄새와 소음도 체감하기 힘들 정도고, 결과물 처리도 간단하며 청소도 쉽다. 육아로 인해 자주 쓰레기를 처리하기 어렵거나, 인원이 많아 하루에도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집이라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장벽이다. 에코체 ECC-888의 가격은 90만 원대 중반으로 기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보다 수십배는 높다. 그렇지만 처리기 하나로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고민을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 저렴하게 처리할 순 있지만 냄새와 싸우면서 매번 배출할 것인지, 처리 비용은 비싸지만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결할 것인지는 소비자가 판단할 몫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