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선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아론 뮤토리 R2+
[IT동아 강형석 기자] 다양한 완전 무선 이어폰이 시장에 있는데, 기본적인 음질 외에도 다양한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 하겠다. 이 중에서 아론 뮤토리 R2는 합리적인 가격에 게이밍에 특화된 기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 초기인 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뮤토리 R2+는 기존의 아쉬움을 개선하고 한층 완성도를 높인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음질부터 편의성, 외모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렇다고 본연의 기능을 놓친 것은 아니다. 게임을 즐길 때 발생하는 지연 현상을 줄이는 것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직관적인 외모, 휴대하기 부담 없는 크기
뮤토리 R2+는 앞서 선보였던 R2의 아쉬웠던 요소를 일부 개선한 제품이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편의성과 외모 외에도 음질까지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크기는 여전히 작고 무게는 가볍다. 충전 케이스는 폭 70mm, 높이 34mm, 두께 33mm 정도이며, 무게는 50.5g이다.
크기가 작고 가벼워 가방에 넣어도 좋고, 주머니에 넣어도 될 정도다. 달라붙는 옷 주머니에 넣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없는 수준. 군더더기 없는 요소를 넣지 않아 가능한 크기다. 다소 밋밋해 보이는 외모가 아쉽지만, 합리적인 가격대 확보를 위한 희생이라고 보면 수긍이 된다.
배터리 케이스 내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500mAh다. 제조사에 따르면 배터리 케이스를 활용해 이어폰을 약 4번 정도 충전할 수 있다. 이어폰 음원 재생 시간이 약 6시간이므로 최대 24여 시간 가량 사용 가능한 것. 배터리는 무선충전을 지원하며, 이어폰은 15분 충전으로 2시간 사용 가능한 고속충전 기능도 품었다.
이어폰은 도관을 외이도에 고정해 쓰는 커널 방식이다. 차음성이 좋지만 사용자에 따라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불편하다면 커널형이 아닌 오픈형을 쓰는 것을 권장한다. 어찌되었건 커널형 설계를 채택했기에 착용감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뮤토리 R2+는 기존 이어팁을 변경해 완성도를 높였다. 뮤토리 R2는 이어팁 크기가 작아 착용감이 떨어졌지만, R2+는 이 부분을 개선해 착용감과 차음성을 높였다.
음질과는 별개지만 이어폰의 외모에도 변화가 생겼다. 외부에 금속 재질로 마무리하면서 포인트를 준 것이다. 밋밋한 외모를 바꾸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외에도 터치 조작 시에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 긍정적인 변화라 볼 수 있겠다.
유닛 자체의 크기는 조금 크게 느껴지는데 착용감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무게가 가볍기 때문.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제공하지 않지만, 커널형 설계의 장점인 차음성으로 인해 음원에 집중 가능하다. 귀 형상에 맞춰 들어가니 격하게 움직여도 유닛이 빠지는 일은 없다. 추가로 IP54 등급 생활 방수에 대응하기 때문에 물에 빠지는 게 아니라면 일상적인 사용에 문제가 없다.
조작은 이어폰 상단에 있는 버튼으로 진행한다. 여기에 손가락으로 누르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위치 상관 없이 한 번 누르면 음악 재생과 정지(혹은 전화 끊기/재송신), 두 번 누르면 다음 음원 혹은 이전 음원을 재생한다.
음량 조절은 조금 복잡한데 설명하면 먼저 버튼을 두 번 누른 뒤에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음량이 증가한다. 이어 세 번 누르고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음량이 감소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버튼을 세 번 누르면 음악 감상 혹은 게이밍 모드 전환이 진행된다. 게이밍 모드에서는 지연 시간을 단축시킨다. 게임을 즐길 때 발생하는 효과음과 움직임 사이의 지연 문제를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주변음 듣기 모드도 있는데, 버튼을 네 번 누르면 된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탄탄, 게이밍 모드는 발전의 여지 남겨
뮤토리 R2+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갤럭시 S20 울트라와 연결, 타이달을 실행해 실시간 음원(고해상 음원) 재생 서비스를 실행했다. 음질은 마스터 혹은 하이파이 등으로 재생되는 상태다. 참고로 기자가 경험한 음질은 주관적 요소가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자. 자신에게 잘 맞는 음향기기인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가급적 소비자 개인이 직접 매장 청음을 경험하는 것을 권장한다.
연결 과정은 케이스를 열고 이어폰을 꺼내는 순간부터 진행된다. 연결 자체가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기 검색이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이야기. 이것만 해도 굳이 제품 연결 시 번거롭게 기기를 만지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꺼낸 후 이어폰의 LED가 파란색으로 점멸되는 것을 확인하면 스마트 기기 블루투스 검색 메뉴에 뮤토리 R2+가 등장한다.
이어폰에는 그래핀으로 만들어진 유닛을 채용했다. 특히 기존에서 개선된 것을 썼는데, 아론은 이를 커스텀 그래핀 드라이버 1.5라 부른다. 여기에 아연 도금된 네오디뮴(NIB – Neodymium Iron Boron) 자석으로 음압을 98데시벨로 높였다. 보이스코일과 그래핀 층도 새롭게 만들어 음질을 높였다. 진동판도 32옴 사양으로 채택하면서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고자 했다.
여기에 하만 타깃(Harman Target)에 기초해 음질을 다듬었다. 하만 타깃은 캐나다, 미국, 중국, 독일 등 여러 국가의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리를 정량 평가해 최적의 소리를 그래프로 만든 것으로, 대부분의 소비자가 특정 대역의 저음을 선호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 청음 해보니 뚜렷한 고음과 탄탄한 저음이 귀에 전달된다. 그 덕분에 전반적으로 선명하게 들린다. “이게 정말 저가 이어폰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다만 특정 음원 내에 강한 고음과 저음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소리가 살짝 뭉개지는 느낌을 받았다.
게이밍 기능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잠재력은 충분하다. 아이폰에서는 무난하지만, 아직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지연이 조금 느껴지는 수준이다. 그래도 타 이어폰에 비하면 게임을 즐기기에 무리는 없다. 빠른 반응이 필요한 리듬 및 액션 게임보다는 퍼즐이나 역할수행게임(RPG) 등이 적합하다.
이어폰의 장점은 얼마든지 좌우 자유롭게 단일로 사용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다수의 완전 무선 이어폰은 신호를 받는 주장치(대부분 오른쪽)만 단일 사용이 가능했었다. 양쪽 모두 단일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이어폰 하나로 핸즈프리처럼 쓸 수 있다. 통화 음질도 수준급이다.
외부 소리를 듣는 기능은 의외였다. 여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이어폰처럼 외부 소리가 들린다. 주변이 조용하다면 이어폰을 빼지 않고 간단한 대화 정도는 가능하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기기(스마트폰) 설정 최대 음량으로 약 4시간 55분 정도였다. 4번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약 20시간 가량 재생 가능하다. 최근 기기들도 4~5시간 가량 재생 시간을 제공하고 있으니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고 본다. 재생 시간은 음량 외에도 무선 연결 환경에서도 좌우되기에 절대 수치가 아니라는 점 참고하자.
합리적인 완전 무선 이어폰의 재탄생
아론 뮤토리 R2+, 이전 제품이 4만 원대 가격대를 제안했기 때문에 이 제품은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전 제품에서 원가가 상승할만한 요소가 일부 있기 때문. 하지만 기본적인 이어폰의 완성도가 높아 가격이 상승해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을 듯하다. 단순히 음질만 놓고 보더라도 저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존에도 그랬지만 이번 제품도 충분히 합리적인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그러나 가격 때문에 생긴 제약은 아쉽게 다가온다. 고해상 음원 코덱보다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의 부재가 크게 다가온다. 차후에 이런 기능을 추가해 준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시장에는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기도 한다.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 쉽지 않다. 비용을 아끼자니 소리가 아쉽고, 소리에 집중하자니 가격이 아쉽다. 그렇다면 아론 뮤토리 R2+에 주목해 보자. 합리적인 가격에 소리까지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