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문서에 대한 디지털적 접근, 후지제록스 도큐웍스9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디지털 전환)은 회사 경영이나 업무 과정에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신 IT 기술을 접목해, 기업 자체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모든 과정을 뜻한다. IBM 기업가치연구소는 이를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를 통합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는 전략'으로 정의한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활동 분야나 자산 같은 요소에 단순히 IT 기술을 도입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기업의 주력 사업을 어떻게 디지털로 재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며, 경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바꿔나갈 것인지에 대한 과정이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과 관계없이 아날로그적 요소로 이뤄진 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그야말로 난관이다. 산업의 역사가 길고, 물리적 요소로 이뤄진 시장일수록 디지털 전환의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된 시장에서의 '디지털 전환'

후지제록스 도큐웍스 9은 종이 문서와 디지털 문서의 특성을 조합한 프로그램이다.
출처=IT동아
후지제록스 도큐웍스 9은 종이 문서와 디지털 문서의 특성을 조합한 프로그램이다. 출처=IT동아

<후지제록스 도큐웍스9은 종이 문서와 디지털 문서의 특성을 조합한 프로그램이다. 출처=IT동아>

전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꿈꾼다면, 산업에 디지털을 씌우기보다는 산업을 응용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대체할 수 없는 물리적 요소는 남겨두되, 활용 방법이나 접근법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인쇄 기업에 국한할 경우, 후지제록스가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후지제록스는 복사기, 프린터 제조사로 알려졌지만, 문서 관리 시스템 '도큐웍스(Docuworks)'라는 자체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후지제록스 도큐웍스는 종이 문서를 전자 형태로 구현하고, 이를 업무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다. 인쇄하기에 앞서, 컴퓨터로 문서를 공유하니 자원을 아끼는 것은 물론, 업무 효율도 개선된다. 종이 문서 기반의 아날로그 환경을 전환하기보다는, 도큐웍스와 종이 문서를 모두 활용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이룬 것이다.

사무 환경이 변하고, 디지털화될 것을 예측하다

도큐웍스 9의 중심인 도큐웍스 데스크.
출처=IT동아
도큐웍스 9의 중심인 도큐웍스 데스크. 출처=IT동아

<도큐웍스9의 중심인 도큐웍스 데스크. 출처=IT동아>

도큐웍스는 종이의 보편적인 가치와 활용도에 집중한다. 통상적인 사무 환경에서 종이의 역할을 떠올려보자. 작성한 문서를 인쇄하고, 이를 가져가서 보고한다. 수정할 내용이 있다면 인쇄된 문서에 수정하고, 워드 파일에서 재수정한 다음 재인쇄한다. 프로그램에서 편집된 문서를 USB나 이메일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종이 자체의 역할을 대신하진 않는다. 하지만 도큐웍스로 형성된 파일은 PDF 파일 같지만 워드처럼 쉽게 편집할 수 있다. 이렇게 된 파일은 인쇄하기 전까지 디지털 상태로 자료를 공유한다.

도큐웍스 9에 있는 뷰어로 문서를 참고하고 있는 예시.
출처=IT동아
도큐웍스 9에 있는 뷰어로 문서를 참고하고 있는 예시. 출처=IT동아

<도큐웍스 9에 있는 뷰어로 문서를 참고하고 있는 예시. 출처=IT동아>

문서 관리는 문서를 병합, 분할, 변환까지 통합해서 진행하는 도큐웍스 데스크를 기반으로 한다. 각 문서는 책상 위에 놓인 종이처럼 놓여있고, 여러 대의 책상을 놓고 쓰는 것처럼 분류할 수 있다.

워드 작업과의 차이점은, PDF 파일처럼 이미지화된 문서를 나열하며 작업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공동으로 작업한다면 공통 테이블이나 이웃 데스크 등으로 공유하며 작업할 수 있다. 문서 형식은 .xdw 라는 고유 확장자를 사용하지만, 범용으로 쓰이는 PDF나 워드 문서도 끌어다 쓸 수 있다. 아래아한글은 텍스트까지 지원한다.

광학 문자 인식으로 스캔된 문서의 텍스트를 읽어올 수 있다.
출처=IT동아
광학 문자 인식으로 스캔된 문서의 텍스트를 읽어올 수 있다. 출처=IT동아

<광학 문자 인식으로 스캔된 문서의 텍스트를 읽어올 수 있다. 출처=IT동아>

파일 정리는 직접 도큐웍스 폴더를 생성하면 되고, 팩스를 도큐웍스 상에서 송수신하거나, 이미지 파일로 생성된 문서를 광학 문자 인식(OCR) 과정을 거쳐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다. 후지제록스의 클라우드 서버인 워킹 폴더(Working Folder)와 연동하면 작업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클라우드로 작업물을 공유할 수 있다.

후지제록스는 근무 시간의 60%가 문서 편집, 데이터의 85%가 종이기반으로 추산한다.
출처=후지제록스
후지제록스는 근무 시간의 60%가 문서 편집, 데이터의 85%가 종이기반으로 추산한다. 출처=후지제록스

<후지제록스는 근무 시간의 60%가 문서 편집, 데이터의 85%가 종이기반으로 추산한다. 출처=후지제록스>

사용 기업 입장에서 도큐웍스는 디지털 워크플레이스에 가깝다. 종이라는 물리적 요소를 디지털 방식으로 공유함에 따른 업무의 효율성 제고, 인쇄·문서 파쇄에 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만약 지금까지 쌓여있던 문서를 스캔해서 클라우드로 저장한다면, 이때부터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된다. 현재 생성되는 문서를 포함해, 과거에 생성된 모든 문서를 관리하고 색인까지 할 수 있다. 이 문서는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하거나, 번역을 요청하는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의 성공은 곧 기업의 성공

4차 산업 시대가 도래하며, 모든 전통산업은 도전 받고 있다. 하지만 모든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전환될 수는 없는 법, 도자기의 재고 관리나 판매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할 순 있지만, 도자기를 굽는 가마를 디지털로 전환할 순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후지제록스 도큐웍스9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종이를 디지털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종이를 활용하는 환경을 디지털로 전환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것이다. 후지제록스 역시 인식의 변화가 있었기에 축소되는 인쇄 산업에서 더 큰 IT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디지털 전환으로의 환기가 필요할 때, 바라보던 방향이 아닌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도가 필요한 이유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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