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작은 PC에 담긴 큰 성능, 에이수스 미니 PC PB60G
[IT동아 남시현 기자] 데스크톱 컴퓨터의 구조를 단순히 정리하면, 핵심 연산을 처리하는 중앙 처리 장치(CPU)와 그래픽 연산을 담당하는 그래픽 카드,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는 램과 장기적으로 저장하는 하드디스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한데 엮는 메인보드와 전원 공급 장치인 파워 서플라이로 구성된다.
현대의 데스크톱은 개인이 직접 조립하기에 용이하지만, 유일하게 데스크톱 크기만큼은 제약이 크다. 각 부품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컴퓨터를 작게 만들수록 성능이나 구성 중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가령 내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그래픽 카드를 포기한다면, 게임이나 작업 속도가 감소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하드디스크를 포기하고 M.2 SSD를 장착한다면, 용량 확보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제작할 수 있는 소형 데스크톱은 DVD 플레이어 사이즈인 HTPC가 한계고, 이보다 더 작은 사이즈는 컴퓨터 제조사에서 반제품으로 생산한 베어본(Barebone) 컴퓨터밖에 없다. 또한, HTPC나 베어본 모두 크기를 극도로 줄이는 만큼, 성능도 양보해야 한다. 만약 크기도 작고, 성능도 좋아야한다면 설계 전체를 제조사가 맡은 완제품 미니PC가 명쾌한 해답이 되어준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크다, 에이수스 미니 PC PB60G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는 무게 1.59kg, 가로세로 17.5cm에 높이 7cm의 미니 PC다. 통상적인 미들 타워 데스크톱 무게가 7~11Kg 정도고, 크기도 가로세로 40cm를 넘는 점과 비교해 대단히 작다.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8/9세대 저전력 버전이 탑재됐고,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GTX 1650가 탑재됐다.
미니 PC지만,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전문가용 데스크톱 수준이다. 전면 좌측부터 USB 3.2 Gen 1 C 규격 포트, 고속 전송이 가능한 USB 3.2 Gen 2 포트 2개, 빠른 충전을 지원하는 USB 3.2 Gen 1 포트, 오디오 및 마이크 단자가 마련돼있다.
후면 역시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데, 좌측부터 무선 인터넷 연결을 위한 안테나, 키보드 및 마우스 연결에 용이한 USB 2.0 포트 2개, 디스플레이 포트, USB 3.2 Gen2 포트 1개, HDMI 포트, D-Sub 포트, 랜 포트로 구성돼있다. 이 중 구형 모니터에 쓰이는 D-Sub 포트는 별매 구성을 활용해 COM 포트(RS232C)나 디스플레이 포트로 교체할 수 있다.
하단에 분리된 부분은 추가로 설명이 필요하다.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는 상 하단을 분리할 수 있는데 상단에는 CPU와 메인보드, 저장장치 및 램이 포함돼있고, 하단에 그래픽 카드가 내장돼있다. 휴대를 원한다면 상단만 분리해서 들고다닐 수 있고, 그래픽 작업이 필요할 때 하단 부분을 연결해 쓸 수 있다.
상단 부분만 분리해서 사용할 경우, 모니터는 상단에 연결해야 동작한다. 하단과 연결한 상태에서는 그래픽 카드가 내장된 하단에 꽂아야 모니터가 출력된다. 리뷰에 사용된 모델은 DP 포트와 HDMI 포트, 듀얼 링크 DVI-D 포트가 장착돼 최대 6개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부수다
보통 미니 PC는크기를 최소화하고, 전용 부품을 써서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하다. 저장 장치나 램 추가 정도만 가능해도 업그레이드가 잘 되는 제품이다. 반면,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는 메모리나 저장 장치 변경은 기본이며, 2.5인치 저장장치 추가 및 무선 랜카드 교체, CPU 교체까지 가능하다. 하단에 있는 그래픽 카드 유닛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미니 PC로는 드물게 그래픽 카드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에이수스 미니 PC PB60G의 내부 구성을 보면, 가장 상단에 2.5인치 하드디스크 탑재칸이 있다. SATA3 규격의 2.5인치 하드디스크 및 SSD를 장착하면 된다. 그리고 이 탑재칸 하단에 PCIe 3.0 x4 M.2 SSD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이 있다. 기본 장착된 SSD는 M.2 방식이지만,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NVMe SSD로 교체할 수 있다.
또한 HDD와 함께 사용해 HDD의 읽기 및 쓰기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옵테인 메모리도 쓸 수 있다. 하단에 옵테인 메모리를 장착하고, 2.5인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다음 인텔 옵테인 메모리 설치 안내서를 따르면 된다.
메모리는 노트북용 SO-DIMM 슬롯 2개로 구성된다. 최대 16GB 2개로 32GB까지 구축할 수 있고, DDR4 2,666/2,400MHz 모델 둘 다 지원한다. 결정적으로 미니 PC로는 드물게 프로세서를 교체할 수 있다. B360 칩셋을 사용했으니 이론상 인텔 8/9세대 프로세서를 사용할 순 있지만, 발열이나 소비전력 문제로 같은 인텔 8/9세대 저전력 T 라인업 프로세서나 펜티엄 골드 G5400T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인텔 6코어 프로세서와 데스크톱용 그래픽 카드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는 인텔 8세대가 탑재되며, 추후 9세대 모델이 추가된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코어 i7-8700T가 사용됐다. 프로세서는 코어 수가 많을수록 더 높은 성능을 내는데, 코어 i7-8700T는 6코어 12스레드가 적용된 모델이다. 저전력이긴 하지만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만큼, 8세대 노트북용 고성능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좋다.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의 보급형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GTX 1650 4GB가 사용됐고, 노트북용이 아닌 데스크톱용 버전이 탑재된다. 보통 노트북용 GTX 1650은 발열때문에 GPU 동작 속도를 낮춰놓지만,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는 별도 조정없이 장착됐다.
그래픽 카드 및 프로세서 성능을 간단한 수치로 표기하는 성능 측정 프로그램, 3D 마크 : 파이어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해당 결과에서 인텔 코어 i7-8700T의 점수는 최신 인텔 9세대 코어 i5-9500F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미니 PC여서 동작 속도가 느리고, 발열 한계도 명백하지만, 다중 연산 처리기능인 하이퍼스레딩의 도움으로 큰 쿨러를 장착한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을 보인다.
그래픽 카드 성능은 발열 한계로 인한 특징이 묻어난다. 통상적인 데스크톱용 GTX 1650의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는 9,000점 후반이지만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는 초반대 점수를 기록했다. 물론 노트북용 GTX 1650과 비교하면 소폭 높은 수치다.
미니 PC의 확장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다
리뷰에 사용된 에이수스 미니 PC PB60G의 전반적인 성능은 FHD(1,920x1,080) 영상 편집에 안성맞춤이다. USB 3.2 Gen 2 포트가 장착돼있으니 저장 장치가 중요한 4K/8K 영상 편집도 시도해볼만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고성능 인터페이스인 썬더볼트 3 미지원이다. 썬더볼트 3는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는 전문 작업에 필수고, 확장성을 더 끌어올리는 데도 필수라 아쉬움을 더한다.
반대로 내부 저장장치가 중요한 건축, 설계, 엔지니어링, 제품 개발 등의 분야라면 크게 상관이 없다.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는 미니 PC지만 휴대용이며, 해외에서 판매되는 쿼드로 유닛을 공수할 수 있다면 그래픽 카드까지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내장 프로세서와 저장 장치에 따라 다르지만, 인텔 코어 i5 모델 기준 100만 원 전 후로 책정될 예정이다. 노트북보다 안정적인 활용도와 높은 확장성이 필요하다면, 휴대까지 가능한 에이수스 미니 PC PB60G를 염두에 두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