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노트북의 새 기준, 인텔 아테나 프로젝트
[IT동아 이상우 기자] 아테나 프로젝트는 인텔이 제안한 노트북의 새로운 기준이다. 인텔은 몇 년간의 연구를 통해 PC 사용자가 요구하는 핵심 경험 지표(KEI, Key Experience Indicators)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했다.
소비자에게 향상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KEI를 살펴보면, 노트북은 배터리로 작동할 때도 일관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배터리만으로 저장된 동영상을 최소 16시간 이상, 실제 사용 환경에서 9시간 이상 쓸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전원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즉시 켜지는 것처럼, 노트북이 절전모드인 상태에서도 전원 버튼을 누르면 1초 이내에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
인텔은 이 KEI를 바탕으로 아테나 프로젝트 1.0 사양 6개를 공개했다. 먼저 앞서 언급한 즉각적인 작동이다. 크롬북의 루시드 슬립 기능이나 윈도우의 커넥티드 스탠바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트북 화면을 열거나,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센서에 지문을 인식시키는 작업 만으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메모리나 프로세서의 작동 성능은 최소화 하면서도, 메시지나 전화를 수신할 수 있도록 일부 메모리와 통신 칩셋을 조금씩 사용한다. 아테나 프로젝트에서는 노트북에서도 이 같은 대기 상태와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한다.
성능 역시 중요한 요소다.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8GB 메모리, 256GB NVMe SSD 이상을 탑재해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터리로만 작동할 때도 일관된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인공지능 기능 역시 지원해야 한다.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도 음성 인식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하며, 노트북 크기의 기기에서도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기능을 쾌적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인텔이 선보인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아이스레이크 제품군은 이러한 딥러닝 부스트 기능을 갖추고 있는 반면, 코멧레이크 제품군은 이 기능이 없다. 따라서 같은 10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라도, 코멧레이크를 탑재한 제품은 아테나 프로젝트로 분류하지 않는다.
배터리 수명도 중요한 요소다. USB C형 단자를 통한 고속 충전 기능을 지원해야 하며, 저장된 동영상을 연속 16시간,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9시간 이상 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충전 30분 정도 충전한 배터리로 4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 효율을 높여야 한다.
연결성에 관한 기준도 있다. USB C형 단자는 선더볼트3(썬더볼트3)를 지원해야 한다. 인텔은 지난 3월, 선더볼트 프로토콜을 USB 프로모터 그룹에 무료로 공개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제조사는 USB C형 단자에 선더볼트3 인터페이스를 더 쉽게 통합할 수 있게 됐다. 선더볼트는 USB 단자 하나만으로 디스플레이 출력, 저장장치 연결, 전력 공급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멀티 인터페이스로, 전송 속도가 USB 3.0(USB 3.1 Gen1)보다 8배 빠른 40Gbps에 이른다. 이를 통해 4K 모니터, 외장 그래픽 카드 등 일반 USB로는 연결이 불가능했던 장치도 사용 가능하다.
연결성에는 와이파이도 포함된다. 와이파이6(802.11ax) 규격을 지원해, 무선 인터넷으로도 유선 만큼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이 규격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어댑터는 AX200, AX201 등이 있으며, 해당 규격을 지원하는 무선 공유기와 기가비트 유선 인터넷을 갖춘다면 초당 2.4Gbps(초당 약 300MB)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집안 어디서든 고해상도 동영상을 스트리밍 할 수도 있고, 스팀 홈스트리밍 같은 원격 기능을 끊김 없이 이용 가능하다.
폼팩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초경량 노트북과 같다. 얇고 가벼운 클램쉘이나 2-in-1 형태의 제품으로, 화면 크기는 12~15.n인치여야 하고, 해상도는 세로를 기준으로 1080p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터치 스크린을 갖춰야 하며, 화면 테두리 중 3방향은 아주 좁게 만들어 화면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
인텔은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다양한 PC 및 부품 제조사와 협력하며,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인증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이러한 제품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인증 마크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HP, 레노버 등 여러 글로벌 제조사에서 아테나 프로젝트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최근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인증 제품 2종을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PC 시장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지만, PC 시장 내에서 노트북 분야는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노트북 분야 중에서도 초경량 노트북의 수요가 커지며, 일반 데스크톱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하던 초기에는 노트북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노트북은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 등을 꾸준히 개선하며 생산성이라는 고유한 영역을 만들고 있다. 아테나 프로젝트는 이러한 동향에 힘을 불어넣어 전반적인 노트북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