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in IT] 초개인화 - 클릭을 넘어, 발자국을 짚어내는 마케팅의 진화 (2)
지난 칼럼 '초개인화 - 클릭을 넘어, 발자국을 짚어내는 마케팅의 진화(1)'에서 본격적인 '초개인화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초개인화가 기존 개인화와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 타깃 고객 구체화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소비자가 초개인화된 정보를 기반으로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받을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폈다.
이번 칼럼에서는 실제로 초개인화가 마케팅 현업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푸쉬 알림(push notification)이라는 활용 사례를 가지고 독자 여러분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먼저, 푸쉬 알림 개념부터 짚어보자. 푸쉬 알림은 모바일 스크린에 뜨는 각종 정보성 메시지로, 대부분 사용자가 내려받은 앱으로부터 전송된다. 하지만, 푸쉬 알림은 유용한 정보와 스팸 메시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를 받느냐에 따라 귀찮고 눈에 거슬려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 줄어드는 계기로 작용하거나, 찾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었던 정보를 전달 받아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 채널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개인화 기술은 이 미묘한 줄타기에서 기업과 사용자 모두에게 푸쉬 알림이 조금 더 유익한 툴로 작용할 수 있다.
모바일 마케팅 자동 플랫폼 기업 '린플럼(Leanplum)'이 발표한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사용자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최적의 시간을 추론해 메시지를 보낼 때, 메시지 오픈율은 8배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모 스포츠 브랜드 마케팅팀에서 신상 런닝화를 프로모션하기 위해 잠재고객에게 푸쉬 알림을 보낸다고 가정해 보자. 이 캠페인으로 얻고자 하는 단기적인 목표는 최대한 많은 고객이 메시지를 열람하게 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푸쉬 알림 메시지 정보를 바탕으로 런닝화 구매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다.
혹자는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알림을 보내면, 그만큼 많은 사람이 열람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한 것은 개인화되지 않은 메시지를 기업이 선호하는 시간대에 다량 발송하는 매스 마케팅은 앞서 언급한 '브랜드 호감도' 측면에서 잠재 고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절대 다수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송해 열람 횟수를 늘릴수록 스팸 메시지로 취급받는 비율 역시 높아질 수 있다. 즉, 고객 행동 패턴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누고, 그들이 필요로 할 만한 메시지를 담아서 적절한 타이밍에 보내는 것이 스마트한 마케터에게 필요한 스킬이다.
소비재 프로모션 시, 일반적으로 초기 타깃 고객은 구매할 확률이 가장 높고, 자발적으로 입소문 낼 수 있는 고객으로 선정된다. 이 스포츠 브랜드가 초기 프로모션 단계에서 푸쉬 알림을 [온라인 및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최근 3개월 간 스포츠 용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고객들] 중 [일주일에 3번 이상 조깅]을 하며, [SNS 접속 시간이 일일 1시간 이상]인 고객에게 [자사 브랜드 매장의 10분 내 거리에 있을 때] 보내는 전략을 세웠다고 하자.
이처럼 세밀한 타겟팅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과정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어떻게 적용되는지 스켈터랩스 초개인화 엔진을 토대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 스켈터랩스의 초개인화 기술 구현 컨셉 >
초개인화 타겟팅으로 가는 여정의 첫 단추는 '모바일 시그널(signal) 수집'에서 시작된다. GPS, 와이파이, 시간과 같은 기본적인 시그널에서부터 날씨, 미세먼지, 유튜브와 같은 외부 API 연동을 통한 시그널 등을 수집해 이를 비식별 조치 즉,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암호화하는 작업을 시행한다. 이후 비식별 조치된 사용자 데이터를 행동 데이터(activity data), 개인 프로필 및 취향 데이터(profile & preference data)로 분류한다.
이어서 각 데이터들을 가지고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파악한다.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맥락(context) 인식', 그리고 '사용자 모델링(user modeling)'으로 구성된 심층 추론 계층을 구성한다.
이 과정 속에서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방문하는 '장소' 등 몇몇 개체(entity)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하고, 자주 가는 지역, 식당, 음식, 주로 방문하는 시간대, 요일 등 평소 활동 패턴을 학습하다가 자주 하지 않는 행동이 나왔을 때 이를 특징적으로 잡아내 새로운 맥락을 인식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렇게 파악된 맥락 인식과 사용자 모델링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이에 따라 심층 추론 계층 정확도는 점차 높아진다.
이처럼 초개인화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 취향과 오프라인 행동 패턴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타깃 페르소나(persona)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평소에 스팸으로 취급하거나 나와 관련 없는 메시지라고 여겼던 푸쉬 알림이 오프라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순간에 전달될 때, 타깃 고객에게 이는 점차 유용한 정보로서 받아들여 질 것이다. 마침 잦은 조깅으로 인해 새 운동화를 구매하려고 알아보던 고객이, 브랜드 매장을 지나가는 길에 신상 런닝화의 세부 정보와 할인 쿠폰을 받아본다면 고객은 이를 가치 있는 메시지로 인식하지 않겠는가.
< 매스마케팅 및 초개인화 푸쉬 알림 메시지 비교 >
초개인화 마케팅은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미리 예상하고, 적절한 순간에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기존의 불특정 다수에게 쓰이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마케팅 캠페인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캠페인을 집행하고, 고객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마케팅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 기획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야흐로 개인이 원하는 DIY 상품을 기업이 먼저 제안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은 브랜드를 인지한 고객이 구매 단계로 직행하는 확률을 높여 충성고객을 더욱 탄탄하게 확보하고, 이탈 고객에게는 매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재획득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까지 초개인화 마케팅을 푸쉬 알림에 도입했을 때,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초개인화 기술은 비단 마케팅 영역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초개인화는 고객을 더욱 풍부한 영역에서 세밀하게 관찰하기에, 고객 경험은 다양한 영역에서 더욱 편리하고 유용한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 고객과 브랜드간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개개인에 맞는 추천 기능, 일상이 보다 편리해지는 자동화, 위험 요소 프로파일링 및 예측 등으로 사용자 삶의 질은 향상될 수 있다. 다만, 초개인화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기업은 늘 고객 정보 수집부터 활용에 이르는 전 단계에 책임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고객 경험이 초개인화에 의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며 이에 따른 만족도 향상이 곧 기업 자산으로 돌아온다는 선순환 구조를 믿고 따를 때, 혁신은 계속될 수 있다.
스켈터랩스(Skelter Labs)
스켈터랩스는 지난 2015년 구글코리아 R&D 총괄사장을 역임한 조원규 대표를 중심으로 창립해, 일상 생활에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화(Conversation)', '음성(Speech)', '비전(Vision)', '초개인화(Hyper- Personalization)'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디바이스나 플랫폼 종류를 막론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으로 개인화되고, 상황을 인지하며, 자연스럽고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머신 인텔리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스켈터랩스는 구글, 삼성, LG, 카이스트 AI 랩 등 다양한 배경의 70명 이상 인재로 구성되어 있다.
글 / 스켈터랩스 박미정 마케팅 매니저 & 이혜림 PR 매니저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