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호인스트 정희영 "새로운 일자리 창조하는 AI 기술 제공할 것"
[IT동아 김영우 기자]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선 사내 IT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그리고 네트워크의 구축은 물론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지보수 시스템 역시 필수다. 그래서 이러한 사내 IT 관련 구축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SI(system integration) 업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업자들간의 경쟁이 심해지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강해짐에 따라 최근 SI 사업자들은 AI(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최근의 상황과 맞물려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타이호인스트(TAIHO INST) 역시 AI 서비스의 개발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업체다. 이미 성능을 검증받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Azure) 클라우드 플랫폼 및 AI 기술을 기반으로 자사에서 독자 개발한 AI 기술을 결합, 기업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타이호인스트 정희영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타이호인스트는 2005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초기에는 자동차 정비 및 부품 업체를 위한 네트워크, ERP(전사적자원관리)를 주력으로 하는 ASP(네트워크를 통한 소프트웨어 임대 서비스) 업체였다. 그러다가 SI로 영역이 확대되었고 기계, 금융, 공공, 물류 등 다양한 고객을 상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6년부터 AI 사업을 본격화했다. 2년 정도의 연구 개발 기간을 거쳤고 MS의 클라우드 및 AI 플랫폼을 응용해 개발한 챗봇, OCR(광학적 문서 판독), 스피치(음성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SI 중심이지만 AI 쪽으로 변모를 하는 중이다.
회사명이 독특하다.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가?
타이호는 한자인 크다 태(太)에 높은 하늘 호(昊)를 영어로 풀어 쓴 것이며, INST는 각각 우리의 사업 영역인 Information(정보), Network(네트워크), Solution(솔루션), Trade(거래)의 앞 글자를 각각 따온 것이다. 우리는 SI 및 AI 외에도 제품의 수입 및 총판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기존의 SI 사업에서 AI로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SI 시장은 성장 가능성에 한계가 분명하다. 경쟁도 너무 극심한데다 특히 중소업체라면 안정적으로 일감을 수주하기도 어렵다. 시장 자체가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의미다. 이 업계는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은데 이는 기업종사자들이 그만큼 업계의 미래에 의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돌파구는 4차 산업혁명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AI 사업을 본격화했다.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점은?
우리는 MS의 클라우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우리의 AI 플랫폼을 결합해서 제공한다. 클라우드 기반이므로 기존의 구축형 서비스에 비해 빠르게 설치할 수 있고 경제적인데다 훨씬 유연한 구성도 가능하다. 특히 해당 기업의 특성에 맞게 일정부분 최적화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MS의 AI 코어에 독자적인 AI 알고리즘을 더한 형태라는 것도 장점이다. 완전히 자체적인 AI 알고리즘만으로 하겠다는 업체들도 있었지만 이건 엄청난 노력과 자금,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업 고객들은 좀 더 검증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우리의 솔루션이 더 안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고객들의 반응은?
고객들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맞춤형 서비스를 저렴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같은 경우는 상부의 정책 때문에 구축형 서비스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법이 바뀌어서 클라우드의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대세는 양쪽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우리의 주 고객층은 상위 100대 대기업이지만 향후 공공기관, 금융기관 고객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AI의 도입으로 인해 상당수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주 부정은 하지 않겠다. 실제로 한 중견 보험회사의 경우, 우리 AI 서비스를 적용한 후 이틀 걸리던 업무가 20분 단위로 시간이 단축된 사례도 있다. 그만큼 인력이 덜 필요해진 것이다. 하지만 AI가 이렇게 단순히 업무 프로세스를 단축시키는 데만 쓰이진 않는다. AI의 특성을 이용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예전의 CCTV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히 이를 돌려보는 용도로만 쓰였다. 하지만 AI와 결합된 CCTV는 실시간 감지를 통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이를 예측하고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AI의 특성이 극대화되면 예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는가?
모든 것을 우리 혼자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수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클라우드 및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MS다. 솔직히 말해 MS와 그들의 경쟁사들 간의 기술적인 격차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AI 시장 진입 초창기에 기술지원이나 영업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MS가 다른 업체들보다 더 체계적인 지원을 해줬다. 특히 다른 외국계 기업에 비해 파트너 친화정책이 앞서 있는 것 같다.
AI 관련 사업을 하면서 느낀 어려움은?
일단 고객들의 눈높이와 실제 기술 수준의 괴리가 있다. 지금 AI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다 보니 좀 무리한 요구를 할 때도 있다. AI 쪽의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쉽다. 외국에서 수급하려는 생각도 해봤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양성 중이다.
그리고 AI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원인을 찾기 힘들다는 것도 난점이다. AI는 학습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데, 어떤 학습이 문제를 일으켰는지를 파악하는 게 어렵다. 때문에 당초부터 상당히 정제된 내용의 학습이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말로는 4차 산업혁명을 떠들지만 실질적으로는 도움이 거의 되지 않는다. 기술 펀드를 운영한다거나 인력 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정부가 강조하는 건 저렴하게 사무실 같은 걸 쓸 수 있게 해 줄 테니 인력 고용을 늘리라는 말 정도다. 저런 정책은 굳이 4차 산업이 아니라도 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알파고 등으로 인해 AI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아진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알파고에게 바둑이 아닌 장기를 두라고 해도 잘 할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치 아이를 키우듯 AI도 시간을 들여 학습을 시켜야 한다.
물론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학습을 하기 때문에 한 10~15년 정도 지나면 고등학생 정도의 직관을 가진 AI가 보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타이호 인스트는 기존 일자리를 죽이는 AI가 아닌,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AI를 서비스하는 업체가 될 것이니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