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프로젝트] 위키박스 UI/UX 제언 (3) – 세탁 서비스 정말 괜찮을까?

지난 글에서 각 이해관계자(사용자, 공급자, 공간제공자)와 위키박스 간의 거리에 따른 서비스 맵, 그리고 위키박스 서비스의 본질 '사용자 활동 영역의 확장(이하 공간 확장)'에 대해서 알아봤다. 이번 편에서는 '공간 확장'의 구체적인 방법과 고려사항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무인택배함 이용한 '세탁 서비스' 정말 괜찮을까?

사용자 주거공간 중심의 서비스 맵, 출처:
고스디자인
사용자 주거공간 중심의 서비스 맵, 출처: 고스디자인

< 사용자 주거공간 중심의 서비스 맵, 출처: 고스디자인 >

위 '사용자 주거공간 중심의 서비스 맵'은 무인택배함을 중심으로 반경 1km 안에 세탁소, 제과점, 슈퍼 등 다양한 주변상권을 연결한 모습이다. 현재 위키박스는 주변 1km 상권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공간 확장' 서비스를 가장 중요한 사업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세탁 서비스'다. 어떻게 하면 세탁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은 없을까? 서비스를 디자인하기에 앞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을 짚어보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사용자 주거 공간에서 무인택배함을 이용해 세탁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살펴봐야 한다. 고객 행동에 대한 관찰 조사와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면밀히 살펴야 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아래의 주요 고려 사항을 추론 방식으로 접근해보고자 한다.

1. 아파트 한 동에서 배출되는 세탁물량
2. 세탁물의 크기와 종류 데이터
3. 세탁물을 주로 맡기는 시간대
4. 세탁물의 오염 정도

1. 아파트 한 동에서 배출되는 세탁물량 -> 무인택배함 설치 수로 연결된다.

먼저, 무인택배함을 설치한 주거공간(예: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변 세탁소의 세탁물량을 조사해야 한다. 세탁소 위치와 분포도 등 주변 정보를 모으고, 무인택배함을 설치한 주거공간의 세탁물량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2,000가구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세탁소 1곳의 1년 매출을 5억 원이라고 가정하자. 평균 세탁 가격이 5,000원이라면, 1년 동안 세탁물량은 10만 개이고 하루 세탁물량은 약 274개다. 이렇게 파악한 세탁물량에 따라 무인택배함을 설치해야 한다.

무인택배함 주변 세탁소 조사부터, 제공:
고스디자인
무인택배함 주변 세탁소 조사부터, 제공: 고스디자인

< 무인택배함 주변 세탁소 조사부터, 제공: 고스디자인 >

2. 세탁물 종류와 크기 등에 대한 데이터 -> 무인택배함 부피와 연결된다.

주변 세탁소에서 처리하고 있는 계절별 세탁물 종류와 크기 등을 조사해야 한다. 이는 곧 무인택배함 부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날씨는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 즉, 계절마다 반팔 티셔츠, 두꺼운 패딩 등으로 세탁물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 계절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라 세탁물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하자.

세탁물을 돌려줄 때 접어서 제공할지, 옷걸이에 걸어서 제공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접는 세탁물 부피와 옷걸이에 걸린 세탁물 부피는 다르기 마련이다.

다양한 세탁물, 제공: 고스디자인
다양한 세탁물, 제공: 고스디자인

< 다양한 세탁물, 제공: 고스디자인 >

3. 주로 세탁물을 맡기는 시간대 -> 무인택배함 회전율로 연결된다.

사용자가 언제 세탁물을 맡기는지 알아야 한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아파트는 출퇴근 시간과 주말에 세탁물이 몰릴 것이고, 노인이 많은 아파트는 평일 낮에 세탁물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체크할 것이 있다. 세탁물 수거 시간이다. 무인택배함은 사용자와 세탁소를 연결하는 중개지 역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용자가 무인택배함에 맡긴 세탁물을 세탁소로 보내고, 다시 세탁소에서 무인택배함에 보낸 세탁물을 사용자가 언제 찾아가는지 파악해야 한다. 마치 공항에서 수많은 비행기가 몇 개의 활주로를 통해 이착륙하는지 파악하는 항공관제시스템처럼 세탁 서비스를 위한 통합관제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공항 관제탑과 같은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제공:
고스디자인
공항 관제탑과 같은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제공: 고스디자인

< 공항 관제탑과 같은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제공: 고스디자인 >

4. 세탁물 오염 정도 -> 무인택배함 위생 상태와 서비스 품질로 연결된다.

세탁물이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제공:
고스디자인
세탁물이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제공: 고스디자인

< 세탁물이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제공: 고스디자인 >

세탁 서비스 사용자는 세탁물 무인택배함에 어떤 상태로 넣을까? 아마도 심한 냄새가 나거나 오물이 묻은 세탁물을 넣을 것이다. 세탁물을 예쁘게 접어서 넣을 것이라 생각해서도 안된다. 세탁물에 묻은 오염물이 무인택배함 내부에 묻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세탁을 마친 깨끗한 세탁물이 무인택배함의 내부 오염물로 인해 더러워질 가능성이 생긴다. 때문에 세탁 서비스 무인택배함은 맡기는 곳과 찾아가는 곳이 달라야 한다. 이런 상황은 다른 생활 서비스 제공할 때도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무인택배함 수와 부피, 회전율, 오염된 세탁물 보관 공간 등을 사전 조사를 통해 준비해야 한다.

서비스 본질에 맞는 위키박스 디자인은?

아파트 단지를 구성하는 세대수와 각 세대에서 배출되는 세탁물량과 종류, 그리고 사용자와 공급자(세탁소)의 사용행태 등을 분석한 뒤, 사용자와 공급자의 요구사항에 따라 무인택배함을 제작해야 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인택배함을 모듈화하는 것이다. 세탁 서비스 하나만 살펴봐도 다양한 요구사항이 발생한다. 고려하고 있는 여러 서비스마다 사용자와 공급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듈형 위키박스 무인택배함, 출처:
고스디자인
모듈형 위키박스 무인택배함, 출처: 고스디자인

< 모듈형 위키박스 무인택배함, 출처: 고스디자인 >

위 그림처럼 모듈 단위로 무인택배함을 만든다면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기존 아파트에 설치된 보관함과 차별되고, 서비스 종류를 넓혀가는 로드맵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자 주거공간 중심의 서비스 맵에 따른 공간 확장 방법을 고민한 것처럼, 사용자 이동 간 & 무인택배함 연결에 따른 서비스 맵 등에 맞춰 공간 확장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용자가 회사 등으로 이동했을 때, 변화하는 주변상권과 연결할 수 있는 핵심 서비스를 고민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사용자 요구사항을 파악해 무인택배함을 디자인해야 한다.

위키박스 서비스의 본질은 '공간 확장'이다. 사용자가 무인택배함을 자신의 개인공간처럼 안전하고 편리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과 서비스 제공의 기초다.

위키박스의 다양한 서비스 맵, 출처:
고스디자인
위키박스의 다양한 서비스 맵, 출처: 고스디자인

< 위키박스의 다양한 서비스 맵, 출처: 고스디자인 >

새로운 서비스도 익숙해지면 당연한 서비스다

새로운 서비스에 매료된 사용자는 충성고객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에 익숙해진 사용자는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파워 윈도우(power window)' 기능이 자동차에 탑재된 것은 1990년대였다. 당시 파워 윈도우는 누구나 원하는 획기적인 기능이었다. 모든 사용자가 이 기능에 감탄하며 만족했다.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2019년을 살고 있다. 자동차 파워 윈도우는 이제 당연한 기능일 뿐이다.

매력적 기능과 당연적 기능, 출처:
고스디자인
매력적 기능과 당연적 기능, 출처: 고스디자인

< 매력적 기능과 당연적 기능, 출처: 고스디자인 >

사용자가 위키박스 무인택배함의 생활 서비스 플랫폼에 익숙해진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매력적인 서비스도 익숙해지면 당연한 서비스의 하나로 인식된다. 사용자와 공급자 그리고 서비스를 이루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만족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정진해야 하는 이유다.

고스디자인 정석준 대표

고스디자인은 생활가전 및 전자정보통신 관련 제품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KIDP(코리아디자인센터) 공인 전문 회사로, 국내외 글로벌 기업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2003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 IF어워드, 레드닷 미국 IDEA 어워드 등 다수의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정석준 대표는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컨설팅 제품디자인파트 전문위원, 한국 기술평가원 디자인분과 감사위원위촉, 한국 GOOD design Award 심사위원, 중국 CF design Award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글 / 고스디자인 정석준 대표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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