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세밀한 표현이 매력' 젠하이저 IE 40 프로

강형석 redbk@itdonga.com

젠하이저 IE 40 프로.
젠하이저 IE 40 프로.

[IT동아 강형석 기자] 기술의 발전 때문인지 치열한 경쟁에 의한 부산물인지 알 수 없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음질을 구현한 이어폰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도 다수 늘었으며, 제조사만의 특색을 잘 살린 이어폰들도 많아졌다. 그만큼 휴대 음향기기 시장도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젠하이저 IE 40 프로(PRO)도 그런 이어폰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교적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닌데다 막상 들어보면 프로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탄탄한 소리를 들려준다. 젠하이저라는 브랜드에서 가성비를 논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이건 예외로 해야 할 것 같다.

귀에 딱 맞는 최적의 디자인

젠하이저 IE 40 프로는 귀에 꽂아 쓰는 커널형 인이어 이어폰이다. 말 그대로 귓구멍(외이도)을 막기 때문에 차음성이 뛰어나 본연의 음질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케이블의 마찰이나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터치 노이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물감이나 제품 관리도 사용자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외모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방식은
인-이어.
외모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방식은 인-이어.

크기는 제품의 성향을 감안하면 큰 편이 아니다. 도관(이어팁을 고정하는 둥근 기둥)도 적당해서 귀에 꽂았을 때의 부담이 적다. 이어팁은 소·중·대로 각각 제공되어 취향에 맞춰 쓸 수 있게 했다. 하우징(본체)은 블랙과 내부가 보이는 투명 케이스 두 가지가 있는데, 리뷰에 쓰인 제품은 블랙 색상이다.

케이블 일부는 자연스레 구부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를 활용해 사용자 귀에 맞춰 고정
가능하다.
케이블 일부는 자연스레 구부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를 활용해 사용자 귀에 맞춰 고정 가능하다.

이어폰은 귀에 걸어 고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마치 아티스트들이 쓰는 듯한 느낌처럼 말이다. 걸이 부분은 귀에 맞춰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어 착용감 개선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자유롭게 구부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귀에 걸어줄 때마다 어느 정도 만져줘야 한다. 이런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이어폰이 더 많다. IE 40 프로는 이런 세세한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케이블은 분리 가능하다.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
케이블은 분리 가능하다.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

케이블은 분리형이다. 혹여 케이블에 문제가 생겨도 이어폰 전체가 아닌 케이블만 교체하면 된다. 관리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 대신 전용 단자이기 때문에 케이블 주문 시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MMCX 규격과 호환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아쉽지만 최적의 성능을 위한 젠하이저의 선택이라고 한다면 조금은 수긍이 된다.

특성상 케이블에는 컨트롤러가 제공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음질을 제대로 경험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소비자에게는 환영할 부분. 리모컨(마이크)을 통해 유입되는 잡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이다.

가격을 잊게 만드는 정밀한 표현력

젠하이저 IE 40 프로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 연결은 기자가 사용 중인 LG V40 씽큐를 활용했으며, 온쿄 HF 플레이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음원들을 재생했다. 기본적으로 FLAC 기반 음원으로 16비트/44.1kHz 혹은 24비트/96kHz 이상의 고해상 음원으로 구성했다.

젠하이저 IE 40 프로의 음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젠하이저 IE 40 프로의 음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음질 자체는 중립적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져 있다는 느낌보다 음원이 품고 있는 소리를 치밀하게 분리해 표현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만큼 표현력이 뛰어나다. 젠하이저는 이 제품을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이어폰 개념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 표현 자체는 틀리지 않은 듯 하다. 어느 누가 들어도 음질 자체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을까 전망된다.

저음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는 이어폰 특성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다. 세부 표현력을 앞세운다면 붕붕거리는 저음은 이들을 전달하는데 방해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제대로 표현하면서 해상력을 구현하려면 그만큼 비용 상승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저음을 조금 포기함으로써 조화로움을 얻은 셈이다.

음량이 높은 상태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표현력을 유지한다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10mm 크기의 고감도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세밀하게 조율한 결과물이다. 동급 이어폰에서는 IE40 프로에 견줄만한 제품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 가급적 전문 매장에서 이 이어폰을 체험해 볼 것을 권한다.

최고의 가성비 갖춘 이어폰 중 하나

가성비 측면에서 보면 젠하이저 IE 40 프로의 강점은 상당하다. 이 정도 음질을 갖춘 이어폰을 손에 넣으려면 적어도 20~30만 원 이상 들여야 가능한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들 이어폰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음질을 구현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놓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젠하이저 IE 40 프로.
젠하이저 IE 40 프로.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저음 표현, 귀 뒤에 고정되는 장치(후크)가 조금 짧게 느껴진다는 부분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후 제품에는 표현력은 유지하면서 편의성을 조금 더 개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완성도 자체가 높기 때문에 이들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음질 이어폰을 손에 넣고 싶다거나, 고음질 이어폰에 첫 발을 내딛는 소비자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제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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