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옛 느낌을 고스란히~' 브리츠 BZ-T8800 진공관 오디오

강형석 redbk@itdonga.com

브리츠 BZ-T8800 진공관 오디오.
브리츠 BZ-T8800 진공관 오디오.

[IT동아 강형석 기자] 음악을 듣는 방법은 다양하다. 공간적 제약이 많다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통해 나만의 청음실과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고, 블루투스 스피커나 소형 스피커 등을 활용해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결국 목적은 음악을 제대로 즐기고자 하는데 있다. 여기에 보기에도 좋고 다양한 기능을 한데 모았다면 더 바랄 것도 없다.

브리츠 BZ-T8800 진공관 오디오(이하 브리츠 BZ-T8800)는 실내에서 좋은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여유로운 크기의 스피커는 30W 가량의 출력으로 폭넓은 음역대를 소화하며, 외부 재생 장치와 자체 광학 디스크(CD) 장치도 있어 여러 음원들을 소화해낸다.

무엇보다 이 제품에 눈길이 가는 것은 고풍스러운 디자인. 나무 소재를 적극 활용해 따뜻한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 외적 요소 대부분에 옛 느낌을 살리는 포인트로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스피커 안에는 진공관도 품고 있어 옛 추억을 솔솔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나무 느낌 물씬~ 오래된 가구 같아~

브리츠 BZ-T8800의 디자인은 오래된 가구같은 느낌을 준다. 스피커 테두리에 원목 재질을 적용한 것이 그런 인상을 더 강하게 심어주는 듯 하다. 무늬만 나무가 아니라 실제 나무의 기운(항기)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 부분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자체의 콘셉트가 앤틱 가구를 표방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고급스런 옛 오디오를 떠올리게 한다.
고급스런 옛 오디오를 떠올리게 한다.

크기는 제법 묵직하다. 생김새는 얼핏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미니 컴포넌트와 흡사하다. 기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크기는 폭 392mm, 높이 148mm, 두께 204mm다. 무게는 4.5kg. 거치형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디자인이지만 이런 형태로 블루투스 스피커가 출시되어도 주목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면 디자인은 단순하다. 조작은 중앙부에 집중되어 있고, 좌우에는 스피커 유닛이 배치된다. 출력은 각각 15W씩 총 30W에 달한다. 유닛은 보이지 않으며, 전면에 그릴을 달아 거친 소리를 어느 정도 걸러내도록 했다. 그릴도 원형이나 유닛이 희미하게 보이는 형태가 아니라 직선을 강조한 형태로 옛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상단에는 마치 덮개처럼 되어 있지만 열리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발열을 해소하기 위한 통풍구가 작게 마련되어 있으며, 중앙에는 스마트폰 근거리 무선통신(NFC) 연결을 위한 영역이 있다. 이 위에 스마트폰을 올리면 자동 연결된다. 단, 기기의 NFC 기능이 활성화 된 상태여야 가능하다.

조작이나 디자인은 직관적이다.
조작이나 디자인은 직관적이다.

조작이 가능한 중앙부는 내부가 보이는 투명 패널 아래 메시지를 보여주는 LCD 창, 조작 버튼과 광학 디스크(CD) 삽입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투명 패널을 배치한 것은 그 뒤에 진공관이 있기 때문. 2개가 사이 좋게 자리하고 있으며 전원이 인가되면 은은하게 켜지기 때문에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조작 버튼은 총 7개로 전원, 입력방식 변경(소스), 정지/재생, 음량 조절, 음장효과 변경, 광학 디스크 빼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버튼은 작지만 시인성이 좋기 때문에 사용에 불편함은 없다.

조작은 본체 전면과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으로도 할 수
있다.
조작은 본체 전면과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으로도 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중앙 조작 기능의 역할을 기본적으로 수행하면서 더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예로 라디오 주파수 변경이나 프로그램 설정, 재생 방식 변경이나 저음 설정, 시계 기능 등을 설정하도록 제공된다. 리모컨도 바닥을 나무 느낌으로 만들어 기기와 일체감을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외부 기기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외부 기기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후면부는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일단 나무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둔 점이 눈에 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을 부분까지 꼼꼼하게 만들어 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기기 좌우 끝에는 저음이 잘 울리도록 만들어주는 공기 순환구(덕트)가 마련되어 있으며, 중앙에 주요 단자들이 집중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USB 단자를 통해 외부 저장장치에 담긴 음원을 사용하도록 지원한다. MP3 파일을 USB 저장장치에 넣어 연결하면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여기에 외부 플레이어를 연결하는 3.5mm 단자(오디오 입력)도 제공한다. 이를 사용하면 기기 자체가 스피커의 역할을 하게 된다. 추가로 광출력(옵티컬)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기기 자체의 스피커 외에도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별도의 3.5mm 단자를 써도 된다. 단자 위에 헤드폰 그림이 인쇄되어 있으니 이를 사용하자. 추가로 단자 상단에는 FM 주파수를 수신하기 위한 안테나가 있다. 기본적으로도 잘 되지만 혹여 수신이 안 된다면 이를 펴서 적절히 배치하자.

풍부한 저음을 중심으로 차분한 고음이 귓가에...

이제 브리츠 BZ-T8800의 음원 재생 실력을 알아볼 차례. 블루투스와 CD, USB 저장매체(MP3)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청음이 이뤄졌다. 블루투스는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LG G7 씽큐를 사용해 연결했고, 플레이어는 온쿄 HF 플레이어를 썼다. 음원은 24비트 96kHz FLAC 고해상 음원을 활용했다.

이전 브리츠 진공관 오디오들과 마찬가지로 전원을 켜면 진공관을 예열하기 위해 10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10초라고 하지만 예열(Preheat)이라는 메시지와 숫자가 번갈아가며 출력되므로 실제는 10초 이상이 소요되는 점도 동일하다. 예열이 마무리 되면 진공관이 붉게 빛나는데 작동하는데 시간은 다소 걸리지만 이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진공관 2개가 본체에 탑재되어 있다.
진공관 2개가 본체에 탑재되어 있다.

블루투스에 연결된 상태로 고해상 음원을 재생했다. 플레이어의 음량은 80%, BZ-T8800의 음량은 20 단계다. 기기 자체 음량은 최대 32단계이므로 참고하자. 절반을 조금 넘기는 음량으로 설정했음에도 출력은 기대 이상이다. 시작부터 저음이 강하게 울린다. 하지만 붕붕 거리며 거부감이 느껴지는 저음이 아니라 울림이 있는 풍부한 저음이라는 점이 특징. 고가 스피커의 저음과 비교하면 거리가 있지만 가격대를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저음이 마치 잔잔한 물살 같은 느낌이라면 고음은 그 물살을 헤치며 걸어오며 귀에 들어오는 느낌을 준다. 저가 스피커라면 저음에 고음이 묻히는 경우를 쉽게 경험하는데 각 음역대가 잘 분리되어 있다. 흔히 진공관을 쓰면 따뜻한(?)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 솔직히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소리 출력 부분에서는 크게 흠잡을 부분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조금을 더 강조하는 슈퍼-베이스(S-BASS)를 활성화하면 저음이 너무 강하므로 가급적 활성화하지 않고 쓰는 것을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는데, 저음이 과하다 싶으면 리모컨에 있는 S-BASS 버튼을 한 번 눌러보자.

오디오 CD와 MP3 CD를 인식하는 광학
드라이브.
오디오 CD와 MP3 CD를 인식하는 광학 드라이브.

여러 장르의 음원들을 재생해 보니 BZ-T8800은 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저음이 조금 부각되어 있으므로 이를 특징으로 한 음악을 주로 듣는다면 만족감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리는 주관적인 면이 강하니 가급적 기회가 있다면 청음하기를 권장한다.

음장은 자체 제공되는 5가지 형태를 선택하는 식이다. 일반(FLAT)부터 팝, 재즈, 클래식, 락 등 5가지가 있다. 차이가 존재하지만 본연의 음질을 경험하려면 일반 설정이 낫고, 조금 풍성한 소리를 감상할 때에는 클래식 혹은 재즈 설정이 만족스러웠다. 이 역시 청음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리 청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악을 조금 특별하게 즐긴다

브리츠 BZ-T8800 진공관 오디오의 특징은 우선 옛 정취가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이어 진공관을 중심으로 한 사운드 성능 등이 있겠다. CD 플레이어나 라디오 청취도 가능하다는 점도 분명한 차별점이다. 재질의 선택이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점은 좋지만 조작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느낌도 없지는 않다. 핵심 기능을 사용하려면 리모컨을 주로 활용해야 되는데 본체는 활용 기능이 조금 제한적이다.

브리츠 BZ-T8800 진공관 오디오.
브리츠 BZ-T8800 진공관 오디오.

더 다양한 음원 지원도 늘 아쉽다. 상대적으로 좋은 출력을 제공하지만 본격적으로 고해상 음원(FLAC)이나 관련 기술에는 약간 인색한 느낌이다. 블루투스도 더 최신 버전을 통해 고해상 음원 출력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aptX HD나 안드로이드에 제공되기 시작한 LDAC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이 약 38만 원 가량이어서 이 부분을 기대하는 소비자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브리츠 BZ-T8800은 높은 완성도를 갖춘 스피커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제품에 대한 욕심을 더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본기는 탄탄하기 때문에 부가적인 요소를 더 추가하면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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