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단 500명만을 위한 LG 그램
[IT동아 강형석 기자] 소비자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기념하고자 할 때 '한정판' 같은 기념 제품을 선보이곤 한다. 스페셜 에디션, 콜렉터즈 에디션 등 온갖 에디션들이 총출동한다. 의미 없는 것들은 아니다.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동시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구성의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한정된 수량만 내놓으니 희소성 또한 높다. 이 희소성은 당연히 그 가치를 인정 받았을 때 빛을 발한다.
요즘 부쩍 특별 한정판을 자주 선보인다는 느낌이 드는 LG전자가 자사의 노트북 라인업, 그램(Gram)의 한정판을 공개했다. 의미 없이 공개된 것은 아니고 그램 시리즈의 100만 대 판매를 기념해 내놓은 것이다. 이 제품은 500대만 출시된다.
그램은 우리나라 노트북 시장에 많은 변화를 준 기념비적인 모델 중 하나다. 킬로그램 단위였던 노트북 무게를 정말 이름 그대로 그램(g) 단위로 낮추는데 기여했다. 나름대로 고성능 프로세서와 탄탄한 부품을 탑재해 사용에 불편함도 없었다. 휴대성 좋고 성능도 만족스러우니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한 노트북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다.
물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크기와 무게를 줄이니 배터리도 그렇고, 발열에 의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꾸준히 개선되면서 완성도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배터리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올데이(All day)'를 투입, 본격적인 1일 컴퓨팅 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램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500대만 존재하는 한정판 LG 그램에 집중해 보자. 한정판이라 그런지 일부 요소들에 차이가 있다. 우선 색상이 변했다. 그 동안 그램은 가벼운 인상을 주는 화이트톤이 주를 이뤘다.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광 블랙 색상을 적용해 단단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외적 요소에는 변화가 없다. 그램 로고에 LED라도 점등 시켜 멋을 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양은 그램 중 최고 수준이다. 코어 i7 프로세서, 메모리(RAM)도 16GB에 달한다. 저장장치도 빠른 전송속도를 자랑하는 제품에 512GB 용량을 확보해 제공한다. SSD는 512GB를 추가 제공한다. 사용자는 무려 1TB 용량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 탑재된 저장장치는 고속 저장장치 전용 규격인 NVMe에 대응하기에 운영체제 진입 속도도 빠르고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 역시 빠르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본체에는 썬더볼트 3 규격 단자도 제공된다고. 일반 USB-C 단자처럼 생겼는데 단자 옆에 번개 모양 아이콘이 있다. 초당 최대 5GB 가량의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단자로 영상 출력과 데이터 이동, 충전까지 모두 가능하다. 이 제품은 외장 그래픽카드가 따로 없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는 별도의 장치를 연결해 고성능 그래픽카드 연결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따로 구매해야 되겠지만.
보너스가 또 있다. 구매자에게는 색상을 맞춘 블랙 색상의 마우스와 노트북을 휴대할 수 있는 가죽 파우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우스는 조약돌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이번 한정판을 위해 특별히 만든 것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안 주는 것보다는 나아 보인다.
문제는 가격. 500대 한정이라지만 무려 279만 원이다. 구성만 보면 수긍이 되기도 하는데 기왕 기념판이라고 하면 더 멋있게 만들어주고 279만 원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사양이나 저장장치 용량 늘리는 것은 비용만 더 주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외장 색상도 서비스 포기하고 사설에 맡길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한정판이라면 완전한 차별화가 필요했다는 이야기. 개인적인 희망사항인데 다음 한정판 노트북은 화끈하게 카본(탄소섬유)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