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직업의 미래] 3. 가상현실/증강현실의 현재와 미래
[IT동아]
[편집자주] IT 커뮤니티인 '오컴(대표 편석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직업 선택을 고민하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등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과 각 업계 현업자들의 조언을 전달하는 강연을 개최했다. 이 강연은 'Clip IT' 시리즈와 '마이 펀치라인' 시리즈로 나뉘어 총 18회 분량으로 진행되며, 이 연재에서는 연사별 강연 내용을 간추려 정리했다. 강연 개최 정보는 '온오프라인' 또는 '오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My Punch Line 2차 강연은 오는 5월 18일 저녁 7시 30분부터 서울 역삼동 '마루 180' 1층에서 진행되며, 'ㅍㅍㅅㅅ' 소속 최기영 본부장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업무환경 차이, 미디어 트렌드, 네이티브드, 그리고 ㅍㅍㅅㅅ>에 관해 강연한다.
Clip IT 3차 강연은 6월 1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한국거래소 글로벌 IT 사업단 소속 유현재 씨가 <블록체인의 현재와 미래사회>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4차 산업혁명 IT트렌드 따라잡기>,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등을 출간했다.
3.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의 현재와 미래 (LG유플러스 우장훈)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의 발명으로 시작되어 인터넷으로 그 컴퓨터가 연결되고, 이제는 그 컴퓨터를 손에 들고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해지면서, 이동하면서도 간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어,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입력법을 사용하게 됐다. 디스플레이 역시 한 화면에 표현 가능한 정보의 양(해상도)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직관적으로 정보를 사용하기엔 여전히 불편함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지도 앱으로 길을 찾을 때도 지도 앱 화면에서 자신의 현재 위치를 찾아 인식한 후,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 지 머리 속으로 상상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모든 사용자에게 쉬운 게 아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로 이동하며 작은 화면의 정보를 읽기도 어렵다.
한편 현재까지는 자신의 시야 내 모니터나 TV 화면에 집중해 컨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몰입감이 좀더 필요할 때는 극장처럼 주변이 어둡게 만들곤 한다. 이렇게 컴퓨터가 만든 지도, 영화, 화면 등을 좀더 편리하게 사용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컴퓨터 등장과 발전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러한 필요를 먼저 채워 준 사업자가 성공했다. 업무용 컴퓨터를 만든 IBM, 복잡한 전문가용 컴퓨터를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애플, 많은 사용자가 쓸 수 있도록 컴퓨터 운영체제(OS)를 제공했던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의 가능성에 눈을 뜬 구글은 검색을 통해 혁신적 기술회사로 등장했고, 애플은 모바일에서 인터넷을 어떻게 쓰는 지를 아이폰을 통해 보여줬다.
좀더 편리한 컴퓨터와의 상호작용을 알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어떻게 외부 환경과 소통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이는 오감과 뇌의 인지 방식의 이해를 통해 가능하다. 가상현실/증강현실을 통해, 오감과 인지 과정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각인지 과정의 뇌 활동을 연구해 인공지능(AI) 기술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그 결과가 가상현실/증강현실 분야에 반영되고 있다.
사용자가 세상과 소통하는 데는, 오감 중 시각이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무려 83%에 달한다. 그 다음으로 청각이 11% 정도며, 이외에는 후각이 3.5%, 촉각이 1.5%, 미각이 1% 등이다. 이 밖에도 평형과 위치를 인지하는 전정기관에 의한 감각도 있다.
가상현실/증강현실을 잘 반영하려면, 이러한 감각기관과 운동기관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시청각 분야에 집중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컴퓨터가 제공한 화면(2차원)을 통해 정보를 얻었으나, 앞으로는 우리가 생활하는 3차원 공간 속에 정보가 표시되고 입력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원 공간을 촬영한 후 그 화면에 필요한 정보를 추가해 사용자에게 전송하고, 최종적으로 사용자의 시야 전체에 그 공간을 실제와 같이 표시하는 방식이다.
1994년 미국 예일대학교 폴 밀그람(Paul Milgram) 교수는, 가상현실/증강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아래 그림과 같은 개념을 제시했다. 왼쪽 끝을 Real(현실)로, 오른쪽 끝에는 VR(가상현실)로 둔 다음 그 혼합의 정도로 증강현실과 증강현실을 정의했다. 그리고, 혼합이 존재하는 구간을 혼합현실(MR)이라고 정의했다. 현실 위에 가상의 정보 비중이 높을수록 가상에 가까워지는 구조다.
이러한 가상현실/증간현실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는 계속 넓어지고 있는데, 게임과 교육 분야가 대표적이다. 거리가 먼 테마파크에 교통체증을 뚫고 도착해, 오래 기다려 표를 끊어 더운 햇살을 견디며 놀이기구를 타던 모습이, 집 근처 'VR방'이나 'VR테마파크'에서 VR헤드셋과 시뮬레이터를 통해 다양한 테마를 경험하는 실내 시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게임 분야도 도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증강현실의 경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포켓몬고'가 대표적이다. 가상현실에서는 최근 KT가 국내 게임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를 무선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게임으로 공동 제작해 관심을 모았다.
여러 사용자가 하나의 게임에서 서로 협력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형태의 게임이 향후 가상현실 게임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용자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6자유도' 기술과, 무선환경에서 자유롭게 게임할 수 있는 '무선 가상현실' 기술, 움직임으로 바뀐 시야의 화면을 지연 없이 출력하는 '저지연' 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편, 교육 분야에서도 어린이 대상 콘텐츠 또는 학교 내 교육용으로 적용되고 있다. 유아교육 분야의 OSMO의 사례를 보면, 스마트패드의 카메라에 작은 거울을 달아 패드 아랫 쪽에 종이에 무얼 쓰고 그리는 지, 퍼즐게임의 조각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측정해서, 어린이가 패드 화면에 지시하는 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고, 퍼즐을 움직일 때 방향에 맞는 위치를 안내 받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프로젝터 활용 예도 늘어나고 있는데, 깊이(depth)를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한 프로젝터를 체육관 등에 설치하여 벽면에 농구게임 화면을 비추고, 화면을 농구공으로 맞추면 화면 속 풍선이 터지도록 한 체육 수업의 사례다. 체육 수업을 좀더 흥미롭게 재미 있게 구성할 수있고, 교사는 별 다른 수업 도구를 하지 않아도 되니 효율적이다.
구글은 지난 2015년부터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교육프로그램인 'Expedition Pioneer Program'을 진행하고 있고 이를 증강현실 기술로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구글 'I/O 2018' 컨퍼런스에서는, ‘Tour Creator’로 제작한 VR영상을 3D컨텐츠 라이브러리 '폴리(Poly)'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하여, 학교 교사와 학생이 직접 컨텐츠를 제작해 이용할도록 했다. 아울러 3차원 공간인식을 통해 컨텐츠를 좀더 실감나게 표현하고, 여러 사용자가 같은 공간에서도 같은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ARCore Cloud Anchors'도 공개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증강현실/가상현실 분야는 관련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아 본격적인 대중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단말분야는 이전에는 없던 광학기술, 디스플레이, 영상처리, 3차원 공간인식 등이 필요해서, 가능한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증강현실은 이런 이유로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로 먼저 시작됐고, 가상현실은 단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여젼히 계속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고'를 저렴한 가격(199불)에 일체형 무선 형태로 출시하여, 가상현실 2세대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VR컨텐츠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한편 애플은 스마트폰에서 증강현실이 잘 동작하도록 지난 해 하반기부터 'ARKit'를 공개했고, 글은 'ARCore'를 통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고, 각 산업분야도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시도와 유통 생태계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증강현실 단말 기기는 궁극적으로 통합된 안경형 제품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사용될 것이다.
이로 인해 애플은 2020년 가상현실/증강현실을 통합한 8K 화질의 단말 기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스마트폰의 CPU인 AP를 만드는 퀄컴도 이 기술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F8 2018'에서 보다 나은 '소셜 VR'을 만들기 위한 8개 분야의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라 밝혔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