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지털 콘텐츠 홍수를 위한 최적의 방주, 씨게이트 바라쿠다 4TB
[IT동아 강형석 기자] 하드디스크가 지배했던 저장장치 시장의 흐름은 SSD의 등장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심지어 일부는 새로운 저장장치의 등장으로 기존 하드디스크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 본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하드디스크는 사라지지 않았고 지금도 우리 곁에 숨쉬고 있다. 오히려 새로운 장치의 등장은 사용 환경의 변화를 가져왔다. 예로 운영체제와 사용 빈도가 높은 애플리케이션은 SSD로 체감 성능을 높이고, 하드디스크는 미디어 또는 여러 데이터를 담아두는 보조장치로 활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PC 사용환경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용자들은 시스템 성능이 향상되는 것에 비례해 빠른 애플리케이션의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하드디스크는 용량을 크게 늘려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침 풀HD 및 4K 고화질 영상과 MP3를 뛰어넘는 고해상 오디오의 등장은 대용량 하드디스크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물론, 동일 용량 기준 SSD보다 더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SSD와 하드디스크가 공존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이렇게 하드디스크는 새로운 유행과 본연의 장점을 가지고 저장장치로써 자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SSD와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없겠지만 물리적인 한계 내에서의 최대 성능이 구현되면 더 많은 가능성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기에 많은 기술이 연구되고 있고 또 상용화 되고 있다.
바라쿠다 4TB(이하 ST4000DM005)는 그런 결과물 중 하나다. 이번 제품은 씨게이트 데스크탑 HDD 라인업 중 4TB 제품인 ST4000DM000의 뒤를 잇는 것으로 용량은 물론, 성능과 신뢰도를 높여 안정적인 데이터 운용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일반 데스크톱 저장장치는 물론이고 일체형 저장장치와 홈 서버, DAS 등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실 씨게이트는 최근 '가디언 시리즈(The Guardian Series)'를 통해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를 새로 구성했다. 데스크탑 하드디스크에는 바라쿠다(BarraCuda), 하드디스크와 SSD의 장점을 결합한 SSHD에는 파이어쿠다(FireCuda), 높은 안정성이 요구되는 네트워크 저장장치(NAS)에는 아이언울프(IronWolf), 보안 감시용 저장장치에는 스카이호크(SkyHawk)라는 이름을 쓴다.
바라쿠다에도 저장장치 규격과 성격에 따라 3가지 라인업으로 나뉘는데, ST4000DM005는 최대 4TB까지 제공된다. 상위 라인업으로 프로(Pro)가 있으며, 이 제품은 6TB부터 10TB까지 제공된다. 새로운 라인업 전개와 함께 변경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헤드와 플래터의 수다. 이 제품은 기존 동급 제품에 비해 1장의 플래터가 줄어들었다. 그만큼 기록밀도가 증가해 성능과 안정성 향상이 이뤄졌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드디스크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저장장치, 그 중 하드디스크는 용량 증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능 향상도 이뤄졌다. 이런 성과를 지금의 하드디스크들이 누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ST4000DM005 또한 씨게이트의 20년 기술 발전의 혜택을 입은 저장장치 중 하나다.
새로운 바라쿠다는 기본적으로 효율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최적의 저장장치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ST4000DM005만 보더라도 연간 전원가동 2,400시간, 작업 부하 제한(워크로드) 연간 55TB, 30만 회의 로드/언로드 주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1주일 중 5일, 8시간 작동하는 기본 업무 환경에서 1년 고장률(AFR – Annual Failure Rate)을 1% 미만을 목표로 지속적인 제품 개발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수치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은 다층캐싱(MTC - Multi-Tier Caching) 기술에 있다. 이 기술은 디램(DRAM)과 플래시, 플래터 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해 대역폭 확보에 쓴다. 특히 낸드 플래시 캐시는 디램 캐시로도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데이터를 미리 담아두는 캐시 경로를 다양하게 확보해 데이터 흐름을 최적화하고 결과적으로 쓰기와 읽기 성능을 높이는 기술인 셈이다.
진화의 시작을 알린 씨게이트 바라쿠다 ST4000DM005
ST4000DM005은 일반 데스크탑용 3.5인치 하드디스크로 4TB 용량을 제공하고 있다. 헤드와 디스크는 각각 6개와 3개, 이전 제품인 ST4000DM000은 같은 4TB였지만 헤드와 디스크가 8개와 4개였다. 그러니까 새로운 바라쿠다는 과거대비 디스크(플래터)가 1장 줄어 성능과 효율성을 높였다. 하드디스크는 디스크 기록 밀도를 높이거나 회전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한히 빨리 회전시킬 수 없으므로 밀도를 병행해 높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인터페이스는 SATA 6Gbps에 대응한다. 자연스레 하위호환도 가능하지만 대역폭 제한으로 제 성능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 인터페이스를 통해 ST4000DM005는 평균 읽기/쓰기 속도가 각각 초당 146MB에 달한다. 이는 일반적인 풀HD 고화질 영상을 약 20여 초 가량이면 기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속 데이터 전송속도(Sustained Data Rate)도 최대 180MB 가량에 달한다.
하지만 바라쿠다 중에서 가장 많은 용량을 제공하기 때문에 회전 수는 5,900rpm가 되었다. 다른 하위 용량대 제품은 용량은 조금 낮지만 디스크 회전속도가 7,200rpm에 달한다. 디스크 회전 속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록 밀도에서 이를 상쇄하고 있으므로 소비자는 필요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다활면 캐시(Multisegmented Cache)는 64MB가 제공된다. 이 캐시는 데이터를 미리 담아두거나 여러 기능을 활용해 성능을 높이는 MTC 기술에도 쓰인다.
신뢰성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다. 먼저 로드/언로드 주기는 30만에 달한다. 여기에 판독 비트당 복구 불가능한 읽기 오류는 10E14회당 1개다. 그러니까 10의 14제곱, 100조 분의 1회 꼴로 오류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연간 전원 가동시간은 2,400시간, 작업 부하는 연간 55TB에 달한다. 하드디스크가 계속 정상작동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신뢰도는 동급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수준이다.
전력 소모에 대한 부분도 개선이 이뤄졌다. 일반 작동 환경에서는 5.6W를 쓰고, 유휴 시에는 4W의 전력을 쓴다. 대기 및 절전 모드에서는 0.5W만 쓸 정도다. SSD와 비교하면 높을 수 있지만 알아둘 것은 이 제품은 모터를 돌려 데이터를 주고 받는 하드디스크라는 점이다.
또 한 번의 성장 이뤄낸 씨게이트 바라쿠다 컴퓨트의 성능은?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낸 씨게이트 바라쿠다 ST4000DM005, 그것들이 성능으로 이어졌는지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볼 차례. 순차 읽기와 쓰기 속도 측정, 무작위 데이터 접근 속도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어느 정도 발전이 이뤄졌는지 알아봤다.
시스템은 인텔 코어 i7 5960X와 인텔 X99 칩셋 메인보드, 2,400MHz DDR4 메모리 32GB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영체제는 윈도 10 프로 64비트, 소프트웨어는 아이오미터(IOMETER)와 HD튠(Tune) 등을 사용한 결과 값이다. 비교는 동일한 용량을 가진 이전 세대 하드디스크인 ST4000DM000이 쓰였다. 두 제품의 차이는 헤드와 디스크의 차이다.
하드디스크의 읽기 속도를 먼저 측정한 결과, ST4000DM005의 읽기 속도가 이전 세대 대비 높은 모습이다. 대체로 3~5% 가량 성능 향상이 존재했다. 기록밀도가 늘면서 얻는 성능 향상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테스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전 제품은 4TB를 구현하기 위해 4개의 디스크와 앞뒤로 헤드 1개씩을 붙였다. 반면, ST4000DM005는 디스크 1개와 함께 헤드 2개가 줄었다. 같은 용량을 구현해도 적은 수의 디스크를 사용하니 동일한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
최대 읽기 속도는 초당 201.6MB, 최소 90.5MB 가량이다. 평균 159.5MB의 전송 성능이다. 이전 세대 하드디스크가 평균 154.5MB(최소 88.2MB/최대189.9MB)의 읽기 속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쓰기 속도 또한 읽기와 마찬가지로 성능 향상이 존재했다. 쓰기 작업이 시작되는 구간은 두 제품 모두 비슷했지만 디스크 외곽으로 갈수록 성능 차이가 점차 벌어지기 시작한다. 디스크 중반에 다다르기 전 일부 구간에서는 두 제품간 성능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중반 이후부터 외곽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큰 격차가 발생한다. 전반적으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쓰고 받는 형태가 되었다.
ST4000DM005의 쓰기 속도는 평균 초당 153.9MB(최소 21.3MB/최대 199MB)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제품의 초당 148.9MB(최소 20.2MB/최대 189MB)보다 높은 수치다. 최소와 최대 수치는 1MB 가량 늘었지만 전반적인 그래프 형상을 보면 차이가 많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라쿠다 4TB로 경험하는 디지털 컴퓨팅 시대
디지털 시대가 무르익으면서 콘텐츠 생산과 소비 관련한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특히 화질과 음질에 대한 요구가 거칠게 몰아치면서 시스템 효율성은 빠르게 개선되었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휴대 장치의 등장으로 어디서든 자유롭게 들고 다니면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용량을 갖춘 저장장치의 요구도 증가 추세다.
씨게이트 바라쿠다 4TB는 이런 시대의 요구에 대응하는 대용량 하드디스크다. 4,000GB의 용량에 달하는 공간은 약 1,000여 개 이상의 고화질 풀HD 영상, 600여 개 이상의 4K 콘텐츠를 담을 수 있다. 수십만 장에 달하는 초고해상도 이미지나 고해상 오디오를 담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하나만 담았을 때의 이야기다. 여러 파일을 동시에 저장하면 용량에 따라 각 파일의 절대 저장 수는 줄어든다.
가격 또한 용량대비 합리적인 구성이다. 이 제품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15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여기에서 2TB만 늘어나도 가격은 배 이상으로 증가하기에 ST4000DM005의 가치는 더 빛난다. 이 정도라면 여러 멀티미디어를 담아두는 디지털 유목민들에게 알맞은 하드디스크가 아닐까 평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