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인공지능, OLED, 드론... 눈길을 사로잡은 5가지 트렌드
[라스베이거스=IT동아] 안녕하세요? 미디어가이 김조한입니다.
현지 시간 1월 5일 목요일, 세계 최대의 IT 컨퍼런스 CES 2017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부터 다양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개막에 하루 앞서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 느낀 CES 2017의 5가지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인공지능 비서] 애플과 구글이 이끌던 트렌드, 이제는 아마존이 이끈다
어제 디지털 할리우드 콘퍼런스에서 패널들이 향후 ICT 트렌드를 누가 이끌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대부분 아마존을 꼽았습니다.
사실 이번 CES2017에서 아마존은 공식 부스를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애플과 구글이 지난 5년간 CES에 공식적으로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CES를 주도했던 것을 연상케 합니다. 아마존 역시 트렌드를 이끄는 회사로 성장했다는 증거입니다.
그 중심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알렉사'가 존재합니다. 잠시만 돌아다녀도 정말 많은 가전 업체들이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고 알렉사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얼의 냉장고 OS인 'UHomeOS'는 알렉사를 통해 조작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FireTV가 내장된 Tong Fang Global의 'Westinghouse TV', 음성 인식은 알렉사가 담당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라 쓰고 알렉사라 읽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과거 중국 업체들은 자사의 어설픈 자체 솔루션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알렉사와의 연동을 통해 자사의 음성 인터페이스를 세련되게 교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어제 저를 전시장으로 데려다 준 우버 기사와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CES 2017의 트렌드는 무엇이 될 것 같나요?" 저는 여기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당신 집에 있는 가전제품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냉장고랑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집에 아마존 에코를 설치하고 이를 지원하는 냉장고를 산다면 말이지요." 그랬더니 우버 기사가 이러한 트렌드가 정말 쿨하다고 평가하더군요.
이제 가전이랑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 만든 플랫폼이 아닙니다. 900만 명이 선택한 플랫폼 아마존 알렉사입니다.
반면 구글 홈과 구글 어시스턴트를 채택한 업체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는 안드로이드 TV 플랫폼 위주로 채택하고 있더군요.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채택하지 않는 이유는 구글 플랫폼 종속 문제 때문입니다. 이미 구글이 장악한 모바일과 TV를 제외하면 구글 플랫폼을 채택하는 것을 꺼리고 싶다더군요. 관계자의 이러한 발언은 구글 플랫폼 종속에 따른 다양한 문제점을 겪어 봤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존은 구글과 얼마나 다를까?'라는 의구심이 조금 들긴하지만, CES 2017이 정식 오픈하면 얼마나 많은 알렉사 연동 제품들이 쏟아질지 기대되기도 합니다.
2. [TV] TV는 QLED? 대부분의 TV 제조사는 OLED를 선택
삼성전자가 키노트에서 Quantumn Dot(퀀텀닷)을 이용한 LED 네이밍을 'QLED'라고 정의했더군요. 화질이 OLED에 버금간다며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것 같은데, 정작 CES 2017은 OLED 천하였습니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과 일본 TV 제조사들에게 OLED를 공급하기 시작함에 따라, 2017년은 OLED TV의 원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께가 2.5mm로 매우 얇은 'LG Signature OLED TV W'>
<중국 내 1~2위를 다투는 TV 사업자인 Skyworth는 OLED TV가 자신들의 강점이라고 꾸준히 강조하더군요>
LG전자, Sony, Panasonic, Skyworth, Changhong, Konka 등이 CES 2017을 통해 자사의 OLED TV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OLED TV를 사용하기 전에는 HDR 등에서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업체들마저 HDR과 돌비 비전 (Dolby Vision)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강조하는 모습에서 'TV 업계의 흐름이 변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중국 TV 제조사들이 TV와 사운드 바가 결합된 형태의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좌우에 스피커를 배치하는 디자인이 유행이었다면, 이제는 LG전자의 OLED W와 샤오미의 Mi TV처럼 제품 하단에 사운드바를 배치하는 것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3. [드론] 드론은 여전히 대세, DJI의 아성을 넘보는 경쟁자들
지난 2012년 'Parrot AR Drone 1.0'을 CES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드론이 이렇게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명백히 드론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1위 드론 업체인 DJI의 경우 하이엔드급 드론만 70만 대 정도를 판매할 것이라고 하니, 드론 시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 회사 특유의 촌스러움은 전혀 없고, 오히려 1인자의 여유 마저 느껴지던 DJI 의 부스>
DJI가 아무리 시장을 잘 이끌고 있었도, 경쟁자들이 이를 가만히 두고 있을리는 없지요. 재미있는 부스 설치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백 투 더 퓨쳐'의 꿈이 이뤄질까요? '자율 주행 비행기(Autonomous Aerial Vehicle, AAV)'를 표방하는 eHANG 184의 제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센서와 비행경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별도로 드론을 조작하지 않아도 이동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1인 드론 시장을 선보인 eHANG 184. 제품을 조립하는 모습이 신기해서 오랫동안 지켜봤습니다>
<모바일에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이동 경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출처 : eHang 홈페이지)>
드론 비행을 하는 목적 대부분이 항공 촬영이라고 한다면, 스타워즈 팬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아야 합니다. 스타워즈 드론 때문입니다. 무선 장난감 회사인 'Propel'에서는 다양한 스타워즈 드론을 선보였습니다. 가격도 250~300 달러(30만 원 ~ 30만 원 중반)선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품 자체는 멋지긴 하더군요.
<스타워즈 드론, 드론으로 촬영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배틀을 해야 합니다>
<셀카 전용 드론이라던 '호버 카메라'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주 공유 되던 셀카 전용 드론 'Hover Camera'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퀄리티가 어느 정도일지 약간 궁금했습니다만, 부스가 아직 정식 오픈 전이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점이 아쉽네요.
유사한 라인업으로 DJI 아성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업체들도 많았지만, 대부분의 드론 업체들은 소형화를 통해 드론의 새로운 용도를 개척하는데 집중하더군요. 일부 업체는 아예 드론을 대형화해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CES 2017에선 드론의 다양한 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전시장이 오픈되면 더 많은 드론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중국] 샤오미, 스마트 홈을 최초 공개
현지시간으로 1월 5일 11시에 샤오미의 키노트가 있을 예정입니다만, CES 2017 Southhall 3에서 미리 샤오미의 부스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샤오미가 미국에 자사의 제품을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때문에 미국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INNOVATION FOR EVERYON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스마트홈 플랫폼 'Mi Home'과 화면 크기 6.4인치, 제품 전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91.3%에 이르는 스마트폰 'Mi MIX'를 내세웠습니다.
<제품 전면에서 디스플레이 영역이 91.3%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샤오미 Mi MIX>
<샤오미 특유의 오렌지 색을 강조한 부스, 안드로이드 TV 기반 스마트 TV와 셋탑 박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샤오미 스마트 TV와 Mi Note2가 보입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Mi MIX 부스도 설치 중입니다>
Mi Home 플랫폼과 다른 제품이 어떻게 연동되는지 잘 설명하는 것이 샤오미 부스의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샤오미가 미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참고로, 샤오미의 안드로이드 TV 셋탑박스인 Mi Box는 미국 월마트에서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터넷 TV 서비스인 Sling TV의 새로운 인증 프로모션 규격인 'Optimized Sling TV' 규격을 채택했을 정도로 성능이나 사용성 면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5. [웨어러블] 안드로이드 웨어를 살려라, 카시오 PROTEK
스마트 워치는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킥스타터의 주인공이었던 페블도 핏빗에 인수되었고 애플, 가민, 삼성전자 등을 제외하면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유한 스마트워치 제품이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OS도 시장에서 외면을 받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한 안드로이드 웨어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요? G-Shock으로 유명한 전자시계 전문회사 카시오가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습니다.
부스의 대부분을 'PROTEK(카시오의 브랜드입니다)'으로 꽉 채웠을 만큼 강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스마트 워치와 보유한 노하우가 다르겠다는 의미이겠지요. 트레킹과 같은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기능을 강조하며, 순토(Suunto), 가민(Garmin)과 같은 기존의 스마트 워치 회사들과 경쟁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불필요한 기능은 최대한 줄이고 주차 확인 기능, 등산시 친구 위치 확인 기능, 모멘트 저장 기능 등 아웃도어에 특화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실제로 데모 영상을 보니 야외 활동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ES 2017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아마존 알렉사만 기억되는 행사로 끝날까요? CES 2017의 깜짝 스타로 누가 떠오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꼽은 5가지 트렌드는 앞으로 4일 동안 열릴 행사의 미리보기에 불과합니다. 어떤 회사가 얼마나 놀라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는지 좀 더 자세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T칼럼니스트 김조한
넥스트미디어를 꿈꾸는 미디어 종사자. 미디어 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Tivo(Rov)i Asia Pre-sales/Business Development Head, LG전자에서 스마트TV 기획자를 역임했고 Youshouldbesmart.com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NextMedia를 운영 중. 미국과 중국 미디어 시장 동향에 관심이 많으며, 매일 하루에 하나씩의 고민을 풀어내야 한다고 믿는 사람.
글, 사진 / IT칼럼니스트 김조한(kim.zo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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