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나우, 야놀자 합류 후 매출 쑥쑥…프리미엄 전략으로 제2의 도약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호텔나우는 국내에 처음 나온 타임커머스 호텔 서비스다. 당일 호텔 빈방을 스마트폰에서 쉽게 찾아 예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가 2012년 말 여행을 떠났다가 빈방을 찾는 것이 어려웠던 경험이 시초가 됐다. 당시엔 호텔 빈방을 찾아 당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다.

2013년 론칭한 호텔나우는 흑자를 낼 만큼 견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는데, 2016년 7월 돌연 야놀자의 자회사로 합류한다. 그리고 6개월가량 지났다. 그사이 호텔나우는 누적 다운로드 40만 건 증가, 회원 수 10만 명 증가 등 긍정적인 지표를 기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작년 8월 대비 12월 예약 건수는 161%, 매출은 450% 늘었다는 점이다.

호텔 예약 서비스 업계에서 연말인 12월은 성수기라고 할 수 있지만, 8월은 극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12월 매출이 크게 늘었다. 김가영 대표는 “호텔나우의 월평균 성장률은 30%가량”이라며 “4개월 만에 매출로만 450% 성장은 지금까지 없던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너지가 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야놀자와 같이하면서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텔나우
호텔나우

최근 김가영 대표를 만나 야놀자 합류와 향후 전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 야놀자 측에서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 야놀자에 합류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가영 : 국내 호텔 당일 예약 사업만으로는 사업 규모를 더 크게 키우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2가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나가 호텔 혁신이고, 다른 하나가 중국 관광객이다.

호텔은 예약을 사람이 수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예약실이라는 팀이 있는데, 팩스, 전화, 인터넷 등으로 들어온 예약을 사람이 직접 입력한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호텔을 혁신하는 방향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만난 야놀자 또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걸 하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보다 더 많이 나아간 상태였다. 이 때문에 혼자 하는 것보다 야놀자와 함께하면 더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야놀자가 호텔에 관심이 많다. 이미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국내 숙박 정보는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호텔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었다. 반대로 호텔나우는 중국 관광객에게 수요가 많은 모텔과 게스트 하우스는 부족했고, 적은 인력으로 직접 영업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이었다. 즉, 서로에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었다.

Q : 야놀자 합류 후 성장세가 꽤 가파르다.

김가영 : 현재 월별로 야놀자랑 다양한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보다는 서비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환경의 변화가 크다. 이전에는 내부에서 법률, 회계 등 경영 지원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걸 모두 야놀자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인원은 그대로이지만, 서비스 집중도는 올라간 셈이다. 이를 통해 더 좋은 상품을 소싱할 수 있게 되었고, 똑같은 호텔을 타사와 비교해봐도 조건이 더 좋다 보니 예약 건수가 자연히 증가하는 것 같다.

Q : 호텔나우를 만든 지 벌써 4년이나 되었다. 시장이 많이 달라졌을 거 같다.

김가영 : 처음 시작할 땐 비싼 호텔을 당일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하게 쓰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특급 호텔 영업이 진짜 힘들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입점한 상태다. 지금은 먼저 연락도 온다. 업계 반응이 좋아졌다.

호텔나우
호텔나우
▲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

Q : 그동안 흑자로 운영되어 온 거로 알고 있다.

김가영 : 우리 서비스는 재방문율, 재구매율이 굉장히 높다.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운영도 굉장히 효율적으로 해왔다. 한마디로 허리띠를 졸라 맸다. 그러다보니 BEP(손익분기점)를 맞출 수 있었다.

Q : 어쩌다 보니 국내에서는 호텔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 호텔은 고가라는 인식이 강하지 않나?

김가영 : 호텔의 공실률이 30%가량 된다. 이런 빈방은 오늘 판매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그러므로 호텔 측은 조금 더 저렴하게라도 당일에 팔고자 한다. 누구나 원하는 특정일만 아니면 8~9만 원대에서 서울 특급 호텔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하며, 인식도 많이 바뀌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여긴다.

Q : 당일 예약만 할 수 있나?

김가영 : 최대 60일 이후까지 예약이 된다. 시장 진입은 당일 예약이었지만, 모바일 여행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예약 가능 날짜를 늘리고, 지역도 확장하는 중이다. 당일 예약이 90%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미리 예약이 20~30%까지 늘어났다. 여행에서 중요한 건 숙박인데, 어느 정도 기틀은 다져 놓았다. 그밖에 필요한 것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Q : 호텔나우 앱을 살펴보니 모텔이 더러 보인다.

김가영 :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전국을 커버하려다 보니 모텔도 포함됐다. 국내 호텔 수는 700개밖에 되지 않는다. 1분기에 리뉴얼이 예정되어 있는데, 좀 더 프리미엄 서비스로 변화하게 된다.

Q : 리뉴얼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김가영 : 야놀자는 노는 문화를 표방하고 있으며, 젊은 2030세대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지되고 있다. 이런 고객이 나이가 들게 되면, 더 좋은 숙박을 찾는 시기가 온다. 3040세대 이상에서 좋은 숙소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는 아직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호텔 서비스들은 주변에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머물고 있다. 호텔나우는 고객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프리미엄 호텔과 리조트를 하일라이트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프리미엄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로 나아가고자 한다.

Q : 전략적으로 큰 변화로 보이는데, 기존 사용자와 상충하는 부분도 생기지 않나?

김가영 : 프리미엄으로 콘셉트를 바꾸더라도 다른 숙박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지방은 호텔이나 리조트급이 아닌 것이 많다. 호텔나우는 여행하는 이가 많이 쓰기에 지방은 계속 가져갈 수밖에 없다. 다만 정말로 만족할 만한 곳을 선별해서 먼저 보여주고, 상황이나 지역에 따라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할 것이다.

Q : 야놀자에 합류 후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달라진 점이 많을 거 같다.

김가영 : 사업적으로 보면 호텔뿐만 아니라 모텔, 펜션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쪽 진출도 고려했다. 하지만 지금의 인력만으로는 오히려 호텔 쪽이 소홀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합병 후에는 이런 고민 없이 호텔나우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호텔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

게다가 심리적으로도 든든해졌다. 그동안 혼자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았는데, 이제는 같이 상의할 수 있고 도와주는 이들이 생겼다. 제가 못 보는 부분들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것들에 대해 더 큰 관점에서 이야기해준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Q : 마지막으로 호텔나우를 어떤 서비스로 만들고 싶나?

김가영 : 숙박 서비스 중에서 여기에 올라온 곳은 믿고 쓸 수 있는 곳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직 없는 거 같다. 그런 서비스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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