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강소기업이 만나 아이디어를 실현하다, '뉴메이커스 코리아 2016'
[IT동아 안수영 기자]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제조기술과 유통망이 없어 제품을 제작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을까? 한편, 제조와 마케팅 노하우, 유통망 등은 보유했지만 신선한 아이디어가 절실한 중소기업은 어떻게 양질의 아이디어를 수급할 수 있을까?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강소기업의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도록 돕는 'MDC 프로젝트' 사업을 지난 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과 경기 북부 지역의 제조업을 연계해, 경기 북부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창업 지원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접 상품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지원한다는 점도 기존의 공모전이나 스타트업 지원 사업과 차별되는 점이다.
올해 MDC 사업에는 필룩스, 실리만 등 10개 분야의 20여개 기업이 참여해 약 4개월 만에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제작, 생산, 유통했다. 이들 기업들이 협력해 만든 작품은 과연 어떠할까? 지난 25일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열린 '뉴메이커스 코리아 2016' 전시회에서 이들의 결과물을 살펴봤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협업으로 이뤄낸 반짝반짝한 작품들
스타트업 캣아이랩스는 3D 프린터로 출력한 작품을 매끄럽게 다듬는 주변기기 '메이커 메이트'를 개발했다. 캣아이랩스 측은 "3D 프린터로 개발한 작품은 표면이 까끌까끌해서 사포로 다듬는 작업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캣아이랩스가 개발한 메이커 메이트는 특수 화학용액을 필터로 장착한 뒤, 비가열 기화방식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한다. 기기는 진공폐쇄형 구조로 이루어져 처리액의 누수를 방지한다. 메이커 메이트를 이용하면 약 30분 만에 제품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 수 있다, 최근 3D 프린팅이 이슈가 되며 제품을 출력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작 주변기기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듯하여 이러한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주로 B2B 시장을 공략해 제품을 홍보할 예정이다"라고 소개했다.
요통 방지용 3D 운동 의자를 개발한 파크메디언스는 의료기기 연구 개발 분야에서 30년 경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다. 파크메디언스 측은 "사람들이 겪는 외과 질환 1위는 요통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 척추가 경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인들은 무리한 운동을 하기가 어렵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젊은층도 많다. 이번에 개발한 운동 의자는 일반 의자처럼 사용할 수 있으면서, 팔걸이를 잡고 허리를 움직이기만 하면 요통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운동을 하면 요통을 예방할 수도 있으며, 비뇨기 계통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의자 전문기업 체어로와 협력해 제품을 개발했다. 현제 제품 가격이 고가인데, 핵심 부분을 금형이나 사출로 제작해 가격을 내리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보드게임 스타트업 게임올로지 최정희 대표는 "이번 MDC 사업에서 젬블로와 협력해 '프로봇'이라는 보드게임을 개발했다. 프로봇은 카드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프로그래밍 교육 보드게임이다. 처음에는 쇼핑몰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콘셉트였는데, 프로그래밍 보드게임답게 로봇으로 테마를 바꾸었다. 아이들도 쉽게 이해하고 어른들도 재미있게 플레이하도록 구성했다.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긴장된다. 현재까지 코딩 교육 보드게임은 그 수가 많지 않은데, 교사들을 대상으로 먼저 선보이고자 한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스타트업 광수전자와 협력한 강소기업 에펠의 유진호 팀장은 "에펠은 음향기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회사에서 차기 사업으로 캠핑 제품을 구상하고 있는데, 관련 아이디어를 수급할 겸 MDC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 바쁜 와중에도 양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본사에서 국내 대리점을 60여 개 확보하고 있는데, 이들 대리점을 중심으로 상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랜턴은 다양한 색상으로 빛을 내고, 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뉴메이커스 코리아 2016에는 커피 찌꺼기로 만든 조명, 반려견을 위한 장난감, 냄비에 있는 뜨거운 물을 간편하게 버릴 수 있는 주방용품, 레트로 게임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기기 등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었다. 모두 스타트업과 강소기업이 협력해 4개월 만에 빚어낸 결과물로, 이미 제품을 판매했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커피 찌꺼기로 만든 조명은 스타벅스에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이 혼자 제품을 제작하는 데에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양질의 아이디어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MDC 사업은 이들 기업을 매칭해, 약 4개월 만에 실제 제품을 만들고 판매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앞으로도 MDC 사업이 지속되어 기업 간 협력이 늘어나고,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이 늘어나길 바란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