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벤트 현장] 무선의 시대, '에어팟'의 시대
[샌프란시스코=IT동아 김태우 기자] 애플이 아이폰 7, 7 플러스를 발표했다. 애플 이벤트를 하기 전부터 온라인을 달구던 대부분의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지만, 그런데도 현장에서 만져본 아이폰은 무척 매력적이다. 가장 파격적인 점은 역시나 3.5mm 오디오 잭을 없앤 것. 50년 전에 만들어진 규격이지만,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보니 많은 사용자가 아쉬워하고 있다.
물론 아이폰 7, 7 플러스에서 라이트닝 포트를 이용해 여전히 유선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3.5mm 잭을 제거한 건 무선으로 넘어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여기에 대응하는 제품도 이번에 같이 선보였다. 무선 이어폰 '에어팟'이 그것이다.
에어팟은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연결이 된다. 페어링 과정은 무척 간편하다. 에어팟이 담긴 케이스의 뚜껑을 열고, 아이폰 가까이 가져가면, 아이폰 화면에 연결 메뉴가 뜬다. 해당 메뉴의 '연결' 버튼을 누르면 끝. 이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양쪽 모두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한쪽만 사용하는 것도 설정할 수 있다. 양쪽 모두 사용할 경우 좌, 우 귀에 착용해야 음악 재생이 된다. 둘 중 하나를 귀에서 빼면 음악은 일시 정지가 되고, 다시 착용하면 음악은 자동으로 재생이 된다. 에어팟은 센서를 이용해 착용 여부를 판별한다.
착용한 상태에서 에어팟 표면을 두 번 터치하면 시리가 켜진다. 핸즈온 현장이 다소 시끄러운 편임에도 목소리는 제법 잘 인식했다.
아이폰과 한번 연결만 하면, 에어팟은 아이패드, 맥북과도 연결이 된다. 즉 아이패드와 맥북과는 별도의 연결 과정 없어도 에어팟을 이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는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해 아이패드, 맥북과 페어링 정보를 동기화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접속한 와이파이를 맥북에서도 비밀번호 입력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멀티 페어링이냐는 질문에 현장 관계자는 약간은 다른 개념이란다. 이 점은 제품이 출시되고 나면 확인해 볼 수 있을 듯싶다.
음질은 무난하다. 하지만 블루투스이기 때문에 음질 손실은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블루투스 음향기기 제조사들은 aptXHD나 LDAC 등과 같은 코덱 기술을 사용해 음질을 끌어 올린다. 에어팟은 AAC 코덱을 사용한다. 음질만 놓고 보면 그냥 무난한 블루투스 이어폰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 디자인은 이어팟을 가져다 쓴다. 개인적으로 인이어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잠깐만 착용해도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어팟이 처음 나왔을 때 착용해 보고, 편안함에 좋았다. 지금도 가장 애용하는 이어폰이다. 그런 탓에 에어팟은 분명 반가운 제품이다. 하지만 전체 외형은 좋은 듯 안 좋은 듯 다소 오락가락하게 한다. 온라인에서는 벌써부터 콩나물 머리, 골프채 등으로 불리고 있다.
사용시간은 5시간이다. 케이스는 차제 배터리가 있어 에어팟을 넣어 두기만 해도 충전이 된다. 케이스까지 포함한 사용시간은 24시간이다. 케이스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사용해 충전할 수 있다. 면적은 이어팟 케이스보다 작다.
에어팟은 여타의 블루투스 이어폰과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 단순히 액세서리가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처럼 하나의 기기로 인식하고,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한 iOS와 맥 OS의 연속성 안에서 에어팟을 지원하는 듯하다. 기기는 달라도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애플의 방향성이 에어팟에도 담겨있다. 하드웨어에 그치지 않고, 그 뒷단에서 작동하는 아이클라우드라는 플랫폼이 있기에 무선 이어폰도 iOS와 맥 OS 디바이스와 묶어 낸다. 무선 시대로 넘어가겠다는 애플의 이야기는 비단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나아가고 있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