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봇청소기 르네상스 노린다? 유진로봇 아이클레보 오메가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6년 상반기 IT업계 최고의 화제는 역시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고, 주식시장에는 이른바 '알파고 테마주' 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알파고 테마주'의 대표적인 업체 한 곳이 바로 '유진로봇'이었다고 한다. 유진로봇은 산업용 로봇 및 서비스 로봇, 그리고 이에 관련한 인공지능 개발에 주력하는 업체다. 사실 유진로봇이 구글의 알파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리는 없겠지만, 투자자들이 이 업체의 미래에 대해 어느정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건 확실하다.

아이클레보 오메가
아이클레보 오메가

이런 유진로봇이 지난달 신형 로봇청소기인 '아이클레보 오메가(iCLEBO OMEGA)'를 발표했다. 사실 로봇청소기 시장은 2~3년 전에 크게 흥했지만, 최근에는 다소 활력을 잃은 상태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초기형 로봇청소기의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일부 업체 제품의 경우는 청소 능력이 크게 뒤떨어질 뿐 아니라 기본적인 품질 면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때문에 당시 봇물처럼 제품을 쏟아내던 상당수 로봇청소기 업체는 지금 거의 퇴출 상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말도 있다. 대기업들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용케 살아남은 유진로봇 역시 이 시장의 강자일 수 있다. 청소 능력 및 부가기능, 그리고 인공지능까지 크게 강화했다는 유진로봇의 신제품, 아이클레보 오메가의 면모를 살펴보자.

원형 벗어난 타원+삼각형의 세련된 디자인

아이클레보 오메가의 디자인은 익숙한 듯 하면서도 새롭다. 지금 시장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로봇청소기는 대부분 완전한 원형인 경우가 많은데, 아이클레보 오메가는 타원, 혹은 삼각형 같기도 하다. 기존의 원형 제품에 비해 좀 더 구석진 곳의 청소에 유리하면서 한층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제조사는 강조하고 있다.

아이클레보 오메가
아이클레보 오메가

제품 조작 인터페이스는 본체 상단의 터치 버튼, 혹은 무선 리모컨으로 이루어진다. 본체의 버튼 3개(전원, 모드 선택, 동작/정지) 만으로도 대략의 기능은 조작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제품의 모든 기능을 쓰려면 리모컨이 필요하다. 특히 예약 청소나 문턱 넘기 모드, 터보(흡입력 최대) 모드 등의 기능을 쓰려면 리모컨이 필수이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자.

아이클레보 오메가 리모컨
아이클레보 오메가 리모컨

상단 중앙의 커버를 열면 분리형 먼지통이 모습을 드러낸다. 먼지를 걸러내는 메시 필터 및 살균용 헤파 필터의 교체도 물론 가능하다. 오염이 심해지면 종종 갈아주자. 메시 필터는 2,000원, 헤파 필터는 3,000원에 따로 살 수 있으므로 부담도 적다.

먼지통
먼지통

청소 능력과 관리 편의성 동시 개선한 사이드브러시와 메인 블레이드

청소를 실제 행하는 바닥 부분의 구조는 기존의 로봇청소기와 비슷하면서도 부분적으로는 제법 큰 개선이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방에서 회전하면서 먼지를 모으는 사이드브러시의 구성이다. 기존 제품의 사이드브러시는 3~4개의 날로 구성된 경우가 많았지만, 아이클레보 오메가의 것은 날이 10개나 되며, 날 자체의 길이도 제법 길다. 이러한 사이드브러시 2개를 이용해 꼼꼼하게 먼지를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이드 브러시
사이드 브러시

이렇게 모은 먼지를 본체에 직접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메인 블레이드 역시 기존의 것과는 다소 다르다. 롤러에 솔이 아닌 고무(러버) 재질의 블레이드가 달려있는데, 덕분에 머리카락이나 동물의 털이 엉키지 않게 깔끔하게 청소된다. 제품의 유지 관리 면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이다.

메인 블레이드
메인 블레이드

110배 강해진 모터?

참고로, 유진로봇에선 아이클레보 오메가에 달린 모터가 기존 제품의 것에 비해 110배나 강한 출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는 좀 걸러서 들을 필요도 있다. 모터의 출력이 110배 올랐다고 청소 능력까지 110배 강해졌다고 생각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청소를 하는 알고리즘 자체가 바뀌었고, 이를 위해 모터의 출력을 높였다는 의견이 더 타당하다. 기존 제품에선 사이드브러시로 모은 먼지를 블레이드 회전을 통해 수납하는 방식이었다면, 아이클레보 오메가는 먼지를 그대로 빨아들이는 흡입력 자체를 중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걸레 장착
물걸레 장착

아래쪽에는 물걸레도 장착이 가능하다. 제품 본체에 2개가 기본으로 들어있으며,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 추가 구매도 가능하다. 추가 구매 가능한 물걸레는 2개 세트로 8,000원에 살 수 있다.

수명 긴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로 잦은 충전/방전에도 안심

바닥부의 하단을 보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커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자주 교체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아이클레보 오메가에 탑재된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으로, 구형 로봇청소기에 쓰던 니켈수소 방식에 비해 수명이 훨씬 길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자주 충전 및 방전을 해도 수명이 거의 줄어들지 않아서 스마트폰에서도 많이 쓴다. 대신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충전독
충전독

아이클레보 오메가의 배터리는 완전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을 하는데 약 180분이 걸리며 사용 시간은 80분 정도다. 다만, 흡입력을 최대한으로 높인 터보 모드 상태에선 60분 정도로 사용 시간이 줄어드는 점도 알아두자. 제품의 충전은 전용 독에서 이루어진다. 청소를 하다가도 배터리가 줄어들면 청소를 멈추고 스스로 충전독으로 돌아가 충전을 하는 기능도 갖췄다.

청소 모드는 기존 제품과 비슷, 알고리즘의 개선에 더 주목할 만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아이클레보 오메가의 청소 모드는 본체 상단의 카메라로 공간을 인식, 매핑하면서 적절한 청소방식으로 스스로 청소하는 오토 모드, 배터리가 거의 소모될 때까지 오토 청소를 계속하는 맥스 모드, 1제곱미터 남짓의 한정된 범위만 집중 청소하는 스팟 모드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특정 시간을 지정해 혼자서 청소를 하게 하는 예약 청소 기능도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정도의 청소 모드는 기존의 로봇청소기도 대부분 갖추고 있어서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다. 이보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카펫 또는 문턱이 있는 환경에서 이를 스스로 넘게 할 지의 여부를 정하는 문턱 모드, 정말로 오염이 심한 환경에서 확실하게 청소를 하고자 할 때 쓰는 터보 모드 등이 더 눈에 띈다. 특히 터보 보드의 경우, 일반 모드로 이용하다가도 다량의 먼지가 감지되거나 카펫 위 청소를 하는 등의 상황에서 자동으로 켜지기도 한다.

세련된 거동, 우수한 장애물 회피 능력 보여줘

실제로 아이클레보 오메가를 구동해 청소를 해봤다. 참고로 필자는 예전에 모 대기업의 로봇청소기를 구매한 적이 있지만, 거의 쓰지 않고 방치하다가 지인에게 줘 버린 적이 있다. 이를 제대로 쓰려면 로봇청소기를 구동하기 전에 바닥에 있는 장애물들을 먼저 치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하다가 장애물에 걸려서 꼼짝을 못하거나 작동을 멈춰버리곤 했다. 편하게 청소를 하려고 산 로봇청소기가 오히려 귀찮음을 줬다는 의미다.

청소 테스트
청소 테스트

그래서 이번에 아이클레보 오메가를 테스트 할 때는 일부러 바닥의 장애물들을 치우지 않고 구동을 해봤다. 충전이 끝나고 자동 모드로 청소를 시작해봤다. 제품의 거동을 보니 생각 이상으로 똑똑한 것 같다. 특히 장애물을 잘 피해가며, 의자 다리 사이와 같이 애매한 장애물 사이도 생각 이상으로 잘 분석해서 제법 세련된 거동을 보여준다.

장점 많지만 다소 큰 소음이 옥의 티

문턱이나 카펫을 넘는 문턱 모드 역시 잘 작동하는 편이다. 2~3cm 정도의 높이는 무난하게 넘어간다. 다만, 물걸레를 달았을 때는 문턱 모드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다소 아쉽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소음이 약간 큰 편인데, 터보 모드에선 더 시끄러워진다. 일반 모드에서도 청소 능력 자체는 괜찮으니 굳이 터보 모드를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제조사에서 밝힌 배터리 구동 시간이 약 80분이었는데, 이게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이번 테스트에선 약 73분 정도를 구동한 뒤 알아서 충전 독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렇게 배터리가 바닥난 상태에서 다시 완전 충전을 하는 데는 거의 3시간 정도가 걸린다. 충전 속도가 좀더 빨랐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그래도 수명이 긴 리튬이온 방식의 배터리라는 점 때문에 잦은 충전에 따른 수명 저하 부담은 적다.

초기형 로봇청소기에 실망했다면 주목할 만

앞서 말한 것처럼 사실 요즘 로봇청소기 시장은 예전처럼 뜨겁지 않다. 특히, 예전에 나온 초기형 로봇청소기가 기대 이하의 성능을 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로봇청소기라는 제품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제법 많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말 오랜만에 나온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 오메가는 확실히 초기형 로봇청소기에 비해 많은 발전을 한 것이 확실하다.

제품의 전반적인 형태라던가 청소 모드, 부가 기능 면에서 이전의 제품과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공간 분석 능력이나 인공지능 면에서 많은 개량을 했다.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청소 자체는 더 똑똑하게 잘한다는 의미다. 소음이 다소 큰 점, 스마트폰 연동과 같은 IoT(사물인터넷)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좀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면 예전의 로봇청소기에 실망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청소 테스트
청소 테스트

참고로 2016년 4월 현재, 아이클레보 오메가의 인터넷 최저가는 65만원 정도다. 성능이 괜찮은 제품이긴 하지만, 최근 워낙 저가형 로봇청소기가 많이 나온 상태라, 소비자들이 다소 비싸게 느낄 만도 하다. 과연 이런 값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지 조만간 시장에서 직접 판정을 받을 것이다. 로봇청소기 시장의 르네상스를 노린다는 유진로봇의 계획이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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