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재다능한 무한잉크 복합기, 브라더 MFC-T800W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프린터 사업은 소모품 장사'라는 말이 있다. 본체인 프린터(혹은 복합기)를 조금 저렴하게 팔더라도 프린터 사용에 반드시 필요한 잉크나 토너를 판매해 버는 이득이 더 크다는 의미다. 특히 프린터나는 해당 모델 혹은 해당 제조사 전용 카트리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프린터를 특정 회사의 프린터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여기에 맞는 전용 카트리지를 구매하게 된다.

그런데 이 카트리지가 제법 비싸다. 한 달에 100장 이내의 문서를 출력하는 일반 가정에서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지만, 하루에 100장 이상 출력하는 소호나 중소규모 사무실에서는 이러한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한잉크 프린터'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무한잉크 시스템
무한잉크 시스템

무한잉크 프린터란 카트리지 형태의 전용 잉크 대신, 프린트에 장착한 잉크 탱크에 각 색상의 잉크만 보충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이런 방식으로 프린터를 개조해 암암리에 유통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 몇 년간 동향을 보면 프린터 제조사가 이러한 무한잉크 프린터를 공식적으로 제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브라더 역시 이러한 무한잉크 프린터를 내놓는 기업 중 하나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브라더가 출시한 무한잉크 복합기 MFC-T800W다.

브라더 MFC-T800W
브라더 MFC-T800W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종류의 제품은 유지비가 비교적 저렴하다. 이 제품과 호환하는 브라더 정품 잉크(BT6000BK)의 경우 한 번 충전해 최대 6,000장 까지 출력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비슷한 가격의 브라더 잉크 카트리지는 최대 1,200장 까지 출력할 수 있다.

브라더 MFC-T800W는 프린터 기능 외에도 스캐너, 팩스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복합기다. 여기에 하위 제품에는 없는 자동 급지 장치도 있다. 브라더의 무한잉크 복합기 제품 중 모든 기능을 다 탑재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브라더 MFC-T800W
브라더 MFC-T800W

전반적인 디자인은 한 마디로 표현해 깔끔하다. 작동 상태를 보여주는 작은 창과 함께 기능을 사용/선택하기 위한 여러 버튼이 있다. 인터페이스가 비교적 쉽고 깔끔해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팩스를 위한 전화번호 버튼, 팩스, 스캔 , 복사 등 제품의 각 기능을 선택하는 버튼이 있다. 대부분의 기능을 여기서 실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메뉴를 찾아 들어가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전면 패널
전면 패널

모든 케이블이 내부로 숨겨지는 디자인 덕분에 전화선, 랜 케이블, USB 케이블 등을 모두 제품 안쪽에 연결한다. 케이블이 갑자기 빠지는 등의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고, 여러 가닥의 케이블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내부로 케이블을 정리할 수 있다
내부로 케이블을 정리할 수 있다

잉크탱크는 우측에 있다. 외관만 보면 브라더의 기존 프린터 모델에서 잉크 카트리지를 넣는 부분을 탱크로 교체한 모습이다. 탱크는 색상부터 고무로 된 마개가 있으며, 전면으로 살짝 기울어진 형태라 잉크를 비교적 깔끔하게 넣을 수 있다. 다만 고무마개가 잉크를 완벽하게 막아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가벼운 흔들림 정도는 괜찮지만 본체를 뒤집어서 운반하는 등 무리하게 움직이면 잉크가 흘러나올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잉크 보충 탱크
잉크 보충 탱크

와이파이 기능도 지원한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데스크톱뿐만 아니라 노트북 등의 PC에서도 원격으로 출력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프린터 공유 설정 없이도 무선 공유기를 이용해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무선 출력도 가능하다.

와이파이 기능
와이파이 기능

상단에는 자동 급지 장치(ADF)도 갖췄다. 보통 보급형 프린터에서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이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DF는 여러모로 유용하다. 여러 장의 문서를 스캔할 경우 일반 평판 스캐너에서는 각 문서를 한 장씩 일일이 스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ADF가 있다면 스캔할 문서 한 뭉치를 여기에 올려두기만 하면 알아서 스캔을 시작한다. 이는 복사, 팩스 등의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ADF에는 최대 20장의 문서를 올려둘 수 있으며, 속도는 느리지만 용지가 걸리거나 뭉쳐서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자동 급지 장치
자동 급지 장치

그렇다면 인쇄 속도나 인쇄 품질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진은 물론 문서까지 일반적인 상황에서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우선 대기 상태(Sleep mode)에서 인쇄 버튼을 누르면 약 5초에서 6초 뒤 출력이 시작된다.

출력 속도는 인쇄 품질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우선 10 x 15cm 크기의 사진 전용 광택 용지를 이용해 사진을 출력해봤다. 화질을 표준품질로 설정하고 인쇄 버튼을 눌렀을 때 대기 상태에서 약 44초 후 인쇄가 완료됐다. 고품질로 인쇄 시에는 총 1분 44초가 걸렸으며, 최고품질로 설정 시 4분 40초가 걸렸다.

사진 출력
사진 출력

각 설정마다 출력 시간의 편차가 심하지만, 출력물의 선명함도 그만큼 차이가 난다. 품질이 낮으면 사진을 구성하는 입자가 굵고 거칠지만, 품질이 높으면 마치 인화지를 사용한 것처럼 입자가 곱다. 물론 이러한 차이는 사진을 가까이서 보지 않는다면 구분하기 어려우니, 시간이나 잉크를 절약하고 싶다면 표준 혹은 고품질로 출력해도 될 듯하다. 참고로 사진 전용 프린터가 아닌 만큼 정용 포토 프린터로 출력한 것과 비교해 색감은 조금 떨어진다. 다음 사진은 순서대로 표준품질, 고품질, 최고품질이다.

표준품질
표준품질

고품질
고품질

최고품질
최고품질

일반적인 A4용지 출력은 어떨까? 텍스트로만 구성된 문서 10장을 출력했으며, 색상은 흑백으로 설정했다. 품질이 가장 낮은 '빠름'으로 출력 시 인쇄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약 48초 후 인쇄가 끝났다. 확대해서 보면 품질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각 획의 빈자리가 많았으며, 색도 전체적으로 옅어 보인다. 하지만 텍스트를 읽는 데는 문제가 없다. 잉크를 아끼고 출력 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빠름으로 설정해도 무난할 듯하고, 중요한 문서를 출력하는 경우 최고품질로 선택하면 되겠다. 다음 사진은 왼쪽부터 빠름, 표준, 최고 순이다.

왼쪽부터 빠름, 표준, 최고
왼쪽부터 빠름, 표준, 최고

제품 가격은 2016년 3월 말 기준으로 29만 3,000원이다. 비슷한 기능을 갖춘 타사의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큰 차이가 없으면서, 잉크 리필을 통해 유지비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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