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나를 중심으로 이동하는 멀티미디어 - N스크린

강일용 zero@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년 개정판]흔히 음식값을 여러 명이 똑같이 나눠 내는 것을 두고 ‘N분의 1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N’은 비용을 나눌 사람의 수를 의미한다. ‘N스크린(N-screen)’도 이와 같은 의미에 비유할 수 있다. 즉 하나의 멀티미디어 콘텐츠(영화, 음악 등)를 N개의 기기에서 ‘연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술(또는 서비스)를 말한다(N은 또한 네트워크(Network)를 의미하기도 한다).

N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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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가정에서 TV로 보던 방송이나 영화를 외출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혹은 노트북)로 ‘이어 볼 수’ 있는 것이 N스크린이다.어떤 기기든 마지막까지 보던 장면 다음부터 N개의 IT 기기에서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보기뿐 아니라 TV로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그와 관련된 추가 정보, 이를 테면 미공개 영상이나 촬영지/소품 정보 등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볼 수 있다. 참고로 이렇게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볼 수 있는 전자의 예를 일컬어 ‘OSMU(One Source Multi Use)’, 특정 주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후자의 예를 일컬어 ‘ASMD(Adaptive Source Multi Device)’라 한다.

사실 N스크린 기술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거론되었지만, 통신 서비스와 멀티미디어 성능이 강화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PMP 등의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가 대중화된 최근 들어 재조명되고 있다. 다만 N스크린의 편리함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N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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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이상의 기기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의 예 <출처 : 삼성모바일닷컴>>

N스크린 원리에 따른 조건

N스크린은 사용자가 정식 구매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자신의 IT 기기가 아닌 이동통신사의 미디어 서버에 올려 놓고 필요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접근하는 일종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때문에 컴퓨터든 스마트폰이든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2015년 현재 국내 N스크린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00만 명 이상이며, CJ헬로비젼의 ‘티빙(TVing)’을 비롯해 SK플래닛의 ‘호핀(hoppin)’,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도 자사 모바일 IPTV 서비스와 연계된 N스크린 서비스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넷플릭스(Netflix)’나 ‘훌루(hulu)’ 등의 글로벌 동영상 N스크린 서비스도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N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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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환경과 더불어, 단방향적인 수동형 방송 서비스에서 진화된 스마트TV도 필요하다. 스마트TV는 일반적인 방송 프로그램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미래 지향형 TV다. 스마트TV는 뿐만 아니라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과도 간편하게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이를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기능이라 하는데,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 있는 동영상을 TV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다.

N스크린 도입 초기만 해도 이를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기기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최근 출시된 거의 대부분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해 N스크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당 N스크린 서비스에 가입 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이용하면 된다. 이후 해당 서비스 이용 방법에 따라 스마트폰, TV, 노트북(데스크탑), 태블릿PC 등을 아우르며 동영상을 이어 관람할 수 있다.

N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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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방향적인 수동형 방송 서비스에서 진화된 스마트TV는 N스크린 서비스의 필요 조건 중 하나다>

N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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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N스크린 서비스를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빠른 이통통신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4G LTE 이동통신망은 이전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 속도를 제공하여 동영상 재생이 적합하며, 각 이동통신사 별로 ‘광대역’ 혹은 ‘어드밴스드(advanced)’ 등의 통신기술을 가미함으로써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이동통신 요금제가 데이터 사용량을 중심으로 전면 개편되고, 모바일 VOD 및 N스크린 이용 특혜도 제공됨으로써 N스크린 서비스 이용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N스크린 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더욱 풍부하게 준비돼야 한다(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2015년 현재 200여 개 생방송 채널과 5만 여 개의 동영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CJ헬로비전 ‘티빙’이 N스크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가입자 약 700만 명),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급성장한 VOD 서비스인 ‘푹’은 공중파 방송/라디오, 케이블 방송 등 30여 채널의 20만 개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가입자 약 300만 명). N스크린의 초기 주자였던 ‘호핀’ 역시 꾸준한 상승세로 약 5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이동통신 3사도 IPTV 서비스에 연결해 이용하는 방식으로 각각 100~200만 명의 가입자가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사용자의 이용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티빙’이나 ‘푹’ 등은 특정 기기에 국한되지 않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이라 전세계 어느 곳에서든 국내 콘텐츠를 N스크린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N스크린으로 누리는 ‘멀티미디어 라이프’

전문가들은 N스크린 서비스는 앞서 언급한 OSMU 방식보다는 ASMD 방식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기기로 이어 보는 OSMU 형태는 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많지 않을뿐더러, 사용자에게는 유용해도 시장 활성화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ASMD는 OSMU에 비해 특정 기기를 가리지도 않으며, 기기 별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콘텐츠 제작사/개발사에게 새로운 수익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

N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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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닝 사의 ‘A Day Made of Glass’ 홍보 영상 중>

N스크린은 TV 영상뿐 아니라 실생활에도 적용되어 미래지향적인 생활상을 연출할 수 있다. 얼마 전 외국의 한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공개한 홍보 영상에 따르면, N스크린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집이나 사무실 벽면, 화장실 거울, 자동차 유리, 주방 찬장, 식탁/책상 등에 부착함으로써 SF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지향적인 멀티미디어 트렌드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남녀노소 누구라도 간편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설정 및 사용법이 훨씬 간단해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TV와 모바일 기기 등에서 N스크린 기능을 사용하는 데는 약간의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기기라도 한두 번의 터치(또는 버튼 누름)로 N스크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려면, 기기 제조사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사, 콘텐츠 개발사 등의 긴밀한 협조가 요구된다. 어찌 됐건 N스크린 서비스가 지금보다 한층 개선되고 확산된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첨단 멀티미디어 거실 문화, 업무 환경을 현실에서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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